맛과 가성비 모두 만족스러운 수제돈가스 맛집, 강동 리끼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겠지만, 난 돈가스를 참 좋아한다. 두툼한 일식 돈가스도 좋아하고, 소스 듬뿍 뿌려진 경양식 돈가스는 물론 고소한 치즈가 숨어있는 치즈 돈가스까지 차별 없이 애정 한다.

 

그런데 이 돈가스라는 아이가 집에서 만들어 먹기는 상당히 손이 많이 가고, 냉동제품을 사면 왠지 돈가스가 아닌 것 같은 기분.

 

 

 해서 주기적으로 돈가스집을 찾아다니는 탐방을 꽤 오래전부터 하고 있다. 가까운 곳에 딱 내 마음에 드는 가게를 찾으면 좋으련만 그러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말이지.

 

어딜 가도 어느 정도는 다 맛이 좋지만, 진짜 맛있다고 극찬을 해 줄 만한 집이 없다고나 할까.

 

 

 그러다 우연히 강풀만화거리를 지나는데, 어떤 가게 앞에 중년 남성 4분이 줄을 서 있는 게 아닌가. 뭐하는 집인지 얼핏 보니까 수제 돈가스 전문점이다.

 

허허, 아저씨들이 줄을 서는 돈가스집이라 이거 참, 안 먹어볼 수가 없겠구만.

 

 

 은근슬쩍 대기줄에 합류해 앞에 나와있는 메뉴와 가격을 보니, 일단 가격이 엄청 좋다. 그리고 연출이긴 하겠지만 메뉴판에 나와있는 사진을 봐도 무척 푸짐하고 심지어 종류도 다양하다.

 

다행히 식사 위주의 가게라 그런지, 얼마 기다리지 않아 착석 성공. 겉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아늑한 느낌의 실내와 커다란 오픈형 주방에서 홀로 고군분투하시는 사장님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주방도 홀도, 연세 지긋하신 사장님 혼자 보시는데 단골들은 사장님 사정을 다 아는지 본인들이 먹고 간 그릇들을 정리해서 주방에 가져다주는 모습이 정겨우면서도 재밌다.

 

손님들은 밀려들어오고 예약을 하는 전화도 계속 오는 걸 봐서 배달은 안 하시는 듯. 이후 딱히 급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라 오.돈과 특선 세트로 주문을 하고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스프와 김치, 단무지, 소스, 냉모밀에 들어갈 간 무와 고추냉이까지 1차로 먼저 가져다주셨다.

 

사실 메뉴판에 등심돈가스와 카레돈가스 밑에만 스프가 적혀 있어 다른 메뉴를 시키면 스프는 안 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얼마나 반갑던지. 

 

 

 호로록 스프를 마시고 나니 하나둘씩 음식이 나오기 시작한다. 내 손바닥(손이 큰 편이다) 보다 큰 돈가스 위로 치즈가 솔솔 뿌려져 있고 그릇에 빈틈없이 담아주신 음식들.

 

서둘러 돈가스부터 먹어보니, 맛있다. 아니 진짜 맛있다. 바삭바삭한 튀김옷과 부드러운 등심이 만나 입에서 녹아내리는 기분.

 

 

 특선에 포함되어 있는 새우튀김도 겉은 바삭하지만 안에는 튼실한 새우살이 탱글탱글 잘 살아있음이 느껴지고 역시 직접 만든 타르타르소스가 그 고소함을 증폭시켜 느끼함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같이 나온 냉모밀도 돈가스와의 궁합이 좋아, 술술 넘어간다. 육수가 조금만 더 차가웠더라면 완벽했을 텐데 먹다 보니 미지근해진 게 유일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밥류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오무라이스도 정석대로 케챱에 볶은 모습. 그저 밥만 볶은 줄 알았는데 다진 고기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 식감이 더욱 좋아지는 건 덤인가?

 

마지막 한 조각 먹을 때까지도 바삭함이 지속되고, 어떤 조각도 부드럽지 않다고 느껴지는 법이 없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돈가스로 입도 즐겁고 지갑도 즐거웠던, 맛과 가성비 모두 최고였던 리끼다. 

 

이 영광을 줄 서 있던 남성분들께 돌려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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