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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 중국집 마니아라면 주목, 성북동 옛날중국집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노포 중국집 마니아라면 주목, 성북동 옛날중국집

강마 2022. 2. 9. 10:15

 

 

 어렸을 적에는 산과 바다 중에 고르라고 하면 무조건적으로 바다를 골랐다. 

 

재미도 없을뿐더러 굳이 올라갔다 내려와야 하는 등산을 왜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할까. 그런데 요새는 그 매력을 알아가는 중이다.

 

 

 아직은 등린이 수준이지만, 산으로 둘러 쌓인 곳에서 살고 있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시간 날 때마다 등산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실 살기 위해 운동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게 더 큰 이유긴 하지만.

 

 

 그래서 서울에 있는 모든 산들을 가 보려는 소박한 목표를 하나 세웠다. 아직 북한산과 수락산은 엄두가 나질 않아 이번에 도전한 곳은 북악산.

 

등산 초보자들에게 많이 추천되는 코스여서 선택한 것과 하산하고 내려오는 길에 나폴레옹 빵집이 있어서 고른 기승전먹 코스.

 

 

 어렸을 때도 싫어하는 산을 부지런히 따라다닌 이유가, 정상에서 먹는 김밥과 초콜릿과 같은 각종 간식 때문이었으니 나이가 먹었다고 본성이 변하진 않나 보다.

 

다소 가벼운 산행이 끝나고 주린 배를 움켜쥐고, 빠른 속도로 빵집을 향해 걸어가는데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난다.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는, 양파를 볶을 때 나는 고소한 기름 냄새에. 주위를 둘러 보니 눈에 띄는 범상치 않은 건물 하나. 

 

가게 이름도 간지나게 '옛날 중국집'이다. 마치 80년대 드라마 세트장을 연상케 하는 주변의 풍경과, 신속배달이라는 글자가 어쩜 이리 잘 어울리는지.

 

 

 영업을 하는지 문을 닫은 건지 도통 알 수 없어, 들어가기 전 검색을 해보니 꽤 유명한 곳인 듯하다. 빵이야 후식으로 먹으면 그만이고 무작정 돌진해 들어가 보기로 했다.

 

협소한 내부에 효율적으로 배치된 대 여섯 개 남짓의 테이블과 달그닥 달그닥 맛있는 웍 소리, 메뉴판에 적혀 있는 고기 튀김. 이 세 가지 만으로도 맛집임을 깨닫기 충분하다. 얼른 메뉴판을 스캔한 후 주문한 것은 미니 탕수육과 간짜장.

 

 

 예정에 없던 가게라, 내공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음식 두 가지만 맛을 보는 걸로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음식 나오는 시간에 대한 양해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어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음식이 나온다.

 

 

 앙증맞은 메추리알과 오이채가 올라간 면, 넉넉하게 담아준 소스. 전형적인 바삭한 옛날식 탕수육 튀김과 한편에 놓인 양배추 샐러드까지. 무엇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성이 없다.

 

마음이 급해 짜장면을 비비면서, 탕수육 고기만 먼저 먹어보는데, 그래 이 맛이다. 바삭하고 얇아 식어도 눅눅해지지 않는 튀김옷 안에 꽉 차 있는 고기의 맛.

 

 

 두껍지만 몇 번 씹으면 입 안에 사르륵 흡수되는 부드러운 고기 덕에 소스도 단무지도 필요 없을 정도. 연이어 먹은 간짜장도 어찌나 깔끔한지. 중국음식 먹으면서 양파와 단무지를 이렇게까지 안 먹은 적도 오랜만이다.

 

소스를 넉넉하게 부었음에도 짜지 않아 야채까지 닥닥 긁어먹게 하는 마성의 짜장과, 먹을수록 더 맛있어지는 볼매 탕수육의 환상적인 조합.

 

 

 새해부터는 운동도 열심히 하고 술도 좀 줄이자고 다짐했건만. 먹는 순간 소주 일병을 외치게 만드는 집.

 

간만에 아주 맛있는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은 날. 옛날 스타일의 중국집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반할 매력을 가진 곳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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