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식같은 생선회정식, 암사 초록달야
좋아하는 횟집 중 하나인 정상회담이 없어져, 다시 회 유목민이 되었다.
암사시장 근처에 있는 큰 횟집은 비싼 메뉴 혹은 사이즈업으로 강매를 해 발길을 끊은 지 오래고, 가성비 괜찮다 싶은 곳들은 대기가 많다.
그러다 최근 단골 가게 사장님께 추천받아 암사동에 있는 초록달야라는 식당을 방문하게 됐다.
암사역과 암사역사문화공원역 사이 빌라촌에 위치해, 근처 주민들도 모를만한 외진 곳이다. 정해진 주차장은 없지만 동네라서 골목에 눈치껏 가능할 듯.
겨울에도 몸보신은 장어, 강천민물장어
미친 속도로 독감이 퍼지고 있기에, 예방 차원에서 몸보신용 장어를 먹기로 했다. 장어는 왠지 여름에 먹어야 할 것 같은 음식이지만 뜨거운 숯에서 자글자글 구워야 하기에 겨울에 먹는 걸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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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집임과 동시에 술집 겸 밥집이라, 어지간한 메뉴는 다 있다. 그래서인지 술을 드시는 분들 만큼이나 식사를 하러 오는 손님도 많다.
회가 목적이긴 하지만 이왕이면 다양하게 먹고 싶어 회정식으로 2인분을 주문을 하고 기다리니 기본 찬부터 가져다준다.
파래무침과 톳두부무침, 사라다가 먼저 나오길래 생각보다는 무난하다 싶은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따뜻하게 데운 잡채와 김치전, 돼지고기 장조림, 시락국, 오이무침에 쌈채소, 해산물 3종, 고등어구이까지 휘몰아치듯 음식이 쏟아진다.
돼지곱창보다 저렴해, 암사소곱창
돼지막창이나 곱창이 1인분에 16.000원을 넘는 곳도 허다한데, 국내산 소곱창을 15,000원에 판매를 하는 암사 소곱창에 다녀왔다. 선사문화축제에 간 김에 식사를 위해 암사역 주변을 배회하다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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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하나같이 다 맛있다. 여기가 한정식집인지 횟집인지 헷갈릴 정도로 반찬의 퀄리티가 뛰어나고 종류가 다양해 좋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차가워야 할 음식은 차갑고 따뜻해야 할 음식은 따뜻하며 뜨거운 음식은 뜨겁다. 대단한 미식가는 아니지만 음식의 온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입장에서, 매우 감사할 따름이다.
횟집에서 나올 수 있을법한 모든 반찬들이 다 나오고서야 회와 초밥이 모습을 드러냈다. 회정식이라 공깃밥까지 포함되어 있지만, 매운탕과 먹을 한공기만 남기고 돌려보냈다.
정식에 나오는 회는 철마다 다른데, 이날은 광어와 잿방어가 주인공이다.
이름에 방어가 들어가긴 하지만, 대방어와는 종이 달라 맛은 방어보다는 고등어회 쪽에 가깝다. 고소하고 쫄깃하면서도 풍미가 좋아 초장보다는 쌈장이 더 잘 어울리는 맛이다.
광어는, 초록달야에서 메인으로 취급하는 생선이니만큼 굉장히 차지고 싱싱해 맛이 뛰어나다.
한국에서 흔해서 그렇지 광어 자체가 고급 어종이라 생선회를 크게 즐기지 않는 이들도 호불호 없이 좋아할 만한 맛이라 해야 하나.
매운탕은 정식에 포함되어 있진 않고, 6천 원 추가인데 그 금액이 아깝지 않을 맛과 양이다. 직접 만든 수제비와 서더리, 야채가 듬뿍 들어가 매운탕만 먹으러 와도 좋은 퀄리티다.
요즘 물가에, 1인당 2만 원으로 고급 일식집 못지않은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초록달야. 회를 좋아하고 다양한 음식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식당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