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곤소곤도시여행

남도 어머님의 손 맛 그대로, 석촌호수 남도포차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그냥 식당

남도 어머님의 손 맛 그대로, 석촌호수 남도포차

강마 2020. 4. 6. 09:11

 

 석촌호수 서호 끝자락, 남도포차라는 곳이 있다.

 

 겉보기엔 좁은 가게에, 사장님 한분이서 주방과 홀 모두 보시고 주종목을 도대체 감잡을 수 없어 보임에도 항상 손님이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는 곳.

 

 저녁메뉴를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방황하던 찰나 저기라면 뭐든 괜찮겠다 싶어 방문하게 되었다.

 

 

 

 들어와 보니 예상보다 꽤 많은 손님이 우리보다 먼저 자리 잡고 있었다.

 

 사장님께 인원수를 보고한 후 자리잡고 메뉴판을 보니 정말 집밥! 느낌이다.  서울 포차에서는 만나기 힘든 메뉴가 총망라해있었는데 그중 육전과 계절 음식 두 가지가 눈에 띈다.

 

 아마도 철에 따라 제철음식으로 여러가지 해주시는 듯한데 메뉴뿐만이 아니라 가격도 주인장 맘대로 일 듯하여 주문은 하지 못했다.

 

 메뉴가 너무 많아 고민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음식양도 상당히 많은 듯하여 더욱 깊어진 고민 끝에 무난한 오징어 볶음으로 결정했다.

 

 가게 메뉴나  사장님의 모습에서 맛집포스가 철철 흘러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음식 나오는 시간이 다소 걸린다고 미리 말씀해주시며 상을 차려주신다.

 

 밑반찬을 보니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구성, 어제저녁 집에서 이런 밥상을 보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집에서 먹는 스타일 그대로이다.

 

 추억의 도시락 반찬 명엽채볶음을 시작으로 파김치, 열무김치, 김치콩나물국까지. 만들기 어렵지 않은데 맛있게 만들기도 어려운 메뉴들이다.

 

 천천히 하나하나 맛을 보기 시작하니 오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직감한다.

 

 

 적당한 달달함과 씹을수록 고소한 명엽채볶음과 알싸한 파김치가 잘 익어 입 맛을 돋우고 열무 김치도 아삭아삭한 게 식감마저 완벽하다.

 

 그중 제일은 김치콩나물국이었는데 가스렌지에 끓여 먹을 수 있게 담아주시는 것도 마음에 들고, 특별히 맛있을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국물 맛이 깊다.

 

 밑반찬으로만 소주 한 병 각!!

 

 

 

 어제 먹은 술까지 깨는 듯한 국물 맛에 감탄하며 해장을 하고 있자니 곧 메인메뉴가 나온다.

 

 남도 어머님들의 공통점은 손 맛뿐이 아니라 손이 크신 건가 싶을 정도의 냄비 크기에 야채도 푸짐하게 들어있다. 큼지막하게 썰린 대파가 소복이 올라가 있고, 애호박, 양파 모두 다 큼직큼직해 보기도 좋다.

 

 한번 끓으면 먹기 시작하라는 사장님의 명령이 있었지만 참지 못하고 양념맛부터 살짝 본다.

 

 요즘 가게들과 다르게 자극적이지 않고 모든 게 적당한 양념이다. 그 흔한 조미료도 쓰지 않으신 듯하다. (물론 난 조미료 들어간 맛도 좋아한다)

 

 오징어도 생물을 사용하시는지 질김없이 부드럽고 양념은 붙여놓은 듯 입에 촥촥 감긴다. 적당히 익어 단 맛이 우러난 양파와 오징어를 싸 먹어도 맛있고 호박에 곁들여도 별미다.

 

 먹는 내내 든 생각이 양념에 밥 볶아 먹고 싶다!! 였다. 

 

 

 

 처음에는 밥까지 볶으면 양이 너무 많을 듯해서 생각만 했으나 입안에 감도는 감칠맛에 사장님께 부탁을 하려는 순간, 계속 들어오는 손님이 있어 결국 맛보진 못했다.

 

 다음 방문할 때 참고하고자 주변에서 뭘 시키는지 관찰을 하니 꼬막에서부터 제육볶음, 계란말이, 닭볶음탕까지 테이블마다 놓인 메뉴가 다 다른점도 재밌었다.

 

 그만큼 다 맛있다는 뜻 아닐까. 

 

 아쉬운 점은 기본 양이 많아 2인 기준으로는 두 가지 메뉴를 시키기 어렵다는 것. 원래 이것저것 차려놓고 먹기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남도 포차는 4명 정도는 와야 즐길 메뉴가 많다.  

 

 그리고 실내포차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양이 많고 맛은 더 있으니 아까운 가격은 아니다.

 

 벽면에서도 느껴지는 단골들의 애정과,  여러 가지 음식을 맛보기 위해 최소 2번 이상은 방문해야 하는 곳.

 

 식당 이름에 남도를 붙이면 우리나라에서는 맛의 대명사 같은 표현이지만 실상 방문해보면 실망하는 곳도 많은데 이름값 제대로 하는 가게임에 분명하다.

 

타지살이에 집 밥이 그립다면 가볼만한 곳으로 추천드린다.

 

 

▣ 찾아가는 방법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