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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판구이 1인분 12,000원에 리필까지 가능한, 배가네 철판구이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그냥 식당

철판구이 1인분 12,000원에 리필까지 가능한, 배가네 철판구이

강마 2020. 11. 6. 08:27

 

 

 아차산역에서 등산로로 이어지는 작은 골목.

 

그 길 가운데 간판에서부터 슬쩍 보이는 내부까지, 포스가 철철 흘러넘치는 가게가 있다.

 

 

 간판에는 철판구이라고 적혀 있는데, 정확히 어떤 메뉴를 파는지 가격은 어찌 되는지 몇 번을 흘끔거리다, 유독 철판요리가 당기던 날. 

 

드디어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 보았다.

 

 

 연세 지긋하신 사장님께서 혼자 운영하시고, 좌석은 광야처럼 펼쳐진 철판 둘레로 앉을 수 있는 바 형태로 되어 있다.

 

웬지 일본 소도시에 있을 법한, 장인의 가게에 들어선 듯 밖에서 봤던 분위기와는 또 다른 느낌.

 

 

 그런데 가격이 응? 너무 싼데? 사실 우리나라에서 철판요리라고 하면 고급 식당의 이미지가 강해 (실제로 비싼 곳이 대부분이다.) 어느 정도 가격대를 각오하고 들어왔는데 이게 왠 횡재람.

 

거기다 유한리필은 또 뭘까?

 

 

 사장님께 잠시 양해를 구하고 메뉴판 정독을 시작한다. 

 

리필 가능한 메뉴로 주문하면 앉은 인원수 당 계산이 되고 1인당 700그램까지 제공되는 양이 정해져 있지만, 생오리, 주물럭, 삼겹살, 소시지, 닭갈비 등 원하는 고기를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아항! 그럼 고민할 필요없이 리필 메뉴로 결정. 첫 개시는 국내산 생오리로 부탁드렸다.

 

사장님만큼 투박하지만 꼭 필요한 김치, 무쌈, 소금, 쌈장을 밑반찬으로 내어주고 철판에 시동을 거신다.

 

 

 

 어느 정도 철판이 달궈진 후 한쪽에는 버섯이, 한쪽은 오리가 차지한다.

 

이어 현란한 손놀림으로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하고 미세한 불 조절을 해줘 가며 넓은 철판을 종횡무진하는 사장님. 

 

 

 버섯이 어느 정도 익으면 아삭한 식감이 예술인 숙주가 투여되어 2차로 볶볶.

 

 

 그리고 다른 쪽에서는 어느 정도 익은 고기를 마늘과 함께 달달달달.

 

역시 철판요리는 먹는 맛도 중요하지만 요리가 완성되기까지 느껴지는 후각, 시각적인 즐거움이 있어 좋다.

 

 

 드디어 오리며 숙주, 버섯까지 꼬투리 하나도 탄 곳 없이 바로 앞까지 배달되었다. 두근두근 신나는 시식 타임.

 

 

 일단 궁금했던 고기부터 한 입. 질김이라곤 1도 없이 부드러운 육질이 입 안에서 녹아내린다. 철판에서 볶아서인지 기름기가 쏙 빠져 오히려 담백하기까지.

 

숙주도 아삭함이 그대로 살아 있고 버섯은 고기인지 야채인지. 그리고 마지막은 후추의 향미가 훅 퍼진다. 어머 이 집 뭐야 뭐야.

 

 

 첫 판을 받아 들고 손과 머리가 동시에 바빠지기 시작한다. 흐름이 끊기기 전 다음 메뉴를 구상하고 익는 시간을 감안해 추가를 해줘야 하기 때문.

 

 

 오리를 한번 더 먹을까. 삼겹살을 먹을까. 주물럭도 당기는데. 그런데 옆 테이블에서 주문하는 소시지에 귀가 팔랑. 저희도 소시지로 주세요.

 

소시지는 식용유 없이 본연의 기름기로 조리, 몇 번 철판 위에서 굴러다니더니 곧 뚜껑 안에 가둬 익혀진다.

 

 

 종목이 바뀌었으니 야채도 새로 구워 나오고, 마지막 오리가 입 안에 들어선 순간 완성된 소시지.

 

수제도 아니고 그냥 마트에서 팔 법한 소시지인데 조리 방식 때문인지 이것도 엄청 맛있다. 케첩 살짝 찍어 베어 물면 겉은 바삭하고 안에는 육즙이 느껴질 정도로 촉촉하다. 소시지 만세, 철판 만세.

 

 

 야채 두 판에다가 오리, 소시지까지 먹어 치워 배는 부르지만, 삼겹살을 안 먹어주면 예의가 아니지 않은가.

 

혹여 남길까 봐 한 줄만 구워달라 부탁드렸다.

 

 

 그랬더니 소시지 2개까지 덤으로 삼겹살과 함께 등장. 삼겹살은 비록 브라질산이지만 이 또한 입에서 살살 녹는다. 삼겹살만 혼자서 2인분은 족히 먹을 듯.

 

 

 철판 요리는 비싸다는 편견을 제대로 깨부수어준 완전 멋진 가게 배가네 철판구이.

 

여러분~제가 진짜를 발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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