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곤소곤도시여행

화끈한 매운 맛, 천호쭈꾸미골목의 원조 독도쭈꾸미 본점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특별 골목 맛집

화끈한 매운 맛, 천호쭈꾸미골목의 원조 독도쭈꾸미 본점

강마 2022. 4. 26. 11:36

 

 친구와 천호에서 만나기로 한 날. 요새 어딜 가든 저녁 피크 타임에는 자리가 없는 곳들이 많아 3시쯤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허허. 대부분 쉬는 시간이거나 문을 열지 않았다. 복잡한 거 피하려다 쫄쫄 굶게 생긴 판인데?

 

 

 천호 로데오에서부터 뒷골목, 냉면골목, 쭈꾸미 골목까지 돌고 돌아 결국 들어온 곳은 독도 쭈꾸미 본점.

 

사실 나는 방이동 쭈꾸미를 주기적으로 다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쭈꾸미를 즐겨 먹진 않는다. 그런데 친구는 이 집에서만 쭈꾸미를 먹는다는 말과, 전에 왔던 천호쭈꾸미에서 나쁘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서 일까.

 

 

 생각도 안했던 메뉴지만 호기심 반 기대감 반인 마음이다. 애초에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는 것도 있긴 했지만 말이다. 

 

활짝 열려있는 문 사이로 널찍하게 펼쳐진 가게 내부를 보니 봄날의 낮을 만끽하기 좋은 구조라 좋다. 아직 손님이 없는 시간대라, 창가 명당자리를 차지하고 메뉴판을 확인한다.

 

 

 쭈꾸미의 가격은 골목 전체가 통일하기로 했는지 다른 가게와 비슷하다. 매운 음식을 먹을 때 필요한 여러 가지 사이드 메뉴들도 있지만 우선은 메인에 집중해야 할 때.

 

기본 쭈꾸미 2인분을 아주 맵게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철판 위로 쭈꾸미가 올라간 후 밑반찬도 하나 둘 깔리기 시작한다.

 

쭈꾸미볶음의 필수품인 무쌈과 깻잎, 매운맛을 달래 줄 누룽지와 철판 옥수수 구이, 서비스로 나오는 콩나물과 당면 사리 뿐인, 다소 조촐한 상차림이다.

 

 

 반찬들로 빈 속을 채우며, 쭈꾸미만 애타게 쳐다보고 있으니 직원분이 다가와 빠른 손놀림을 시전해 주신다.

 

매운맛으로 주문을 했는데 희멀건한 색에 실망한 것도 잠시, 볶을수록 올라오는 붉은빛에 조건반사적으로 침이 고인다. 쭈꾸미가 어느 정도 익으면 콩나물과 당면도 투하해 마무리로 뒤섞어 주면 드디어 완성.

 

 

 (사장님 말에 의하면) 쭈꾸미 골목에 처음 터를 잡은 가게이고 독도쭈꾸미라는 브랜드의 본점이라고 하니 맛에 상당한 자부심이 있을 터. 망설임 없이 쭈꾸미만 집어 맛을 본다.

 

쫄깃보다는 탱글한 식감의 쭈꾸미가 부드럽게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순간, 매운맛이 후두부를 강타한다.

 

 

 해주 냉면에서도 매운 양념을 5번은 추가해야 만족하는 나인데. 여기가 진짜 매운 건지 내가 약해진 건지. 가장 쓸데없는 게 맵부심, 술부심이라 그랬건만. 

 

조심스레 깻잎과 무쌈에 올려 싸 먹으니 이제서야 맵기가 딱 맞다. 양이 적다고 생각했는데, 먹다 보니 쭈꾸미 갯수도 넉넉해서 좋다.

 

 

 양념맛은 전체적으로 으르신들이 좋아할 스타일이라고 해야 하나. 마늘과 고춧가루를 이용해 맛을 낸 느낌이다. 아픈 매운맛이 아니라 먹을수록 점점 매워지지만 중독성 강한 그런 맛이다.

 

어설프게 남은 쭈꾸미와 곁들여 먹을 요량으로 추가한 볶음밥. 날치알이 밥알보다 많이 들어가 고소하고 짭짤해 솔직히 쭈꾸미보다 더 맛이 좋다.

 

 

 역시 한국인의 마무리는 볶음밥이 진리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은 날.

 

예상한만큼의 큰 임팩트는 없었지만, 매운맛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추천드리고 싶은 곳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