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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에 반하다, 속초 동명항 오징어난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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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에 반하다, 속초 동명항 오징어난전

강마 2022. 7. 5. 10:04

 

 속초에서 제1회 오징어 축제가 6월 20일부터 26일까지 열렸다. 날짜가 지났는데 무슨 소용이냐 하겠지만, 사실 속초는 지금도 오징어 천국인 상태다.

 

주인공은 바로 동명항에 있는 오징어난전.

 

 

 공식적인 축제는 끝난 상태라 오징어를 맨손으로 잡는 그런 행사는 진행되진 않지만, 야장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오징어를 먹을 수 있는 가게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다.

 

 

 낮 기온이 35도 넘게 올라가는 상황에서,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이 밖에서 먹는다고? 포장마차를 좋아하지만 더운 걸 더 싫어하는 나인지라 처음엔 질색팔색을 하며 따라간 그곳.

 

어림잡아도 20개가 넘는 가게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약간의 호객 행위는 있지만 그렇다고 강요가 심하지는 않다.

 

 

 메뉴도 회, 찜, 무침, 물회 등등 오징어로 할 수 있는 모든 음식들과 약간의 생선구이, 라면류를 공통적으로 판매하는 듯.

 

어차피 맛이나 가격에는 크게 차이가 없지 싶어 희자매(로 추정되는) 춘희, 옥희네 집으로 향했다. 

 

 

 여기에서는 오징어 가격에 시가를 적용하고 있는데, 내가 방문한 날(7월 2일 기준)에는 오징어 4마리 2만 원이었다.

 

4명이 방문한 터라 오징어회 4마리, 통찜 4마리로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어라? 안 덥다. 차양막이 늘어진 바다 쪽 자리에 앉으니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 상쾌하기까지 하다.

 

 

 그래서인지 거의 대부분 가게에, 안쪽에는 손님이 없고 바다를 맞대고 있는 그늘진 곳에만 몰려있는 재밌는 그림이 연출된다.

 

정식 가게가 아니다 보니 제대로 된 반찬 하나 없지만 상추, 마늘 같은 쌈류는 자체적으로 가져오는 게 어느 정도 허용되는 모양이고 물이나 술은 셀프로 가져다 먹는 분위기다.

 

 

 새파란 하늘과 새파란 바다를 보며 소맥 한잔 말아 목을 적시고 나니, 곧 나오는 오징어회. 바로 잡아 회를 떠주니 꿈틀꿈틀 움직이는 오징어의 싱싱함이 눈으로 먼저 느껴진다.

 

한 움큼 집은 후 초장에 담가 입에 넣으니 쫄깃하고 달큰함이 먼저,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함이 배어 나온다.

 

 

 나는 오징어를 회로 먹을 때 아주 얇게 썰어 나오는 걸 선호하는데, 딱 그런 스타일이라 더욱 좋다. 소면을 먹을 때처럼 호로록 먹는 재미가 있는 음식이니 말이다.

 

그리고 곧 나온 오징어 통찜도 재료가 싱싱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별미 중의 별미.

 

 

 이맘때 오징어들이 다 작은 건지는 몰라도, 4마리임에도 불구하고 양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작기에 가능한 야들야들한 육질에, 비리지 않고 오히려 꼬숩기까지 한 내장의 풍미가 돋보인다. 꼬돌꼬돌한 머리살에 눅진한 몸통, 버터구이 오징어를 먹는 듯 부드럽고 고소한 다리까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디 하나 버릴 데가 없구나. 안주로도 좋지만 쌀밥에 통찜만 있어도 혼자 4마리 다 먹을 각이다.

 

쫄깃한 회와 부드러운 찜을 번갈아 먹으니 술이 끝도 없이 들어가지만, 바닷바람을 맞아 그런지 낮술임에도 취기가 전혀 없다.

 

 

 이쯤 되니 다른 메뉴들도 너무 궁금하지만 속초까지 와서 오징어만 먹고 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아쉽지만 다음 장소를 위해 이동하기로 했다.

 

 

 공중 화장실도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고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많아 그 누구와 와도 좋을 곳, 오징어난전이었다.

 

*궁금하신 분들께 추가정보-소주 맥주 모두 4천 원이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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