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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내려오는 깊은 맛의 쭈낙볶음!! 오심숙이 쭈삼낙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3대째 내려오는 깊은 맛의 쭈낙볶음!! 오심숙이 쭈삼낙

강마 2020. 1. 18. 10:21

 

 

해를 넘길수록, 예전만큼 매서운 겨울은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1월이라 겨울의 체면을 차리는지, 최근 들어 날씨가 쌀쌀해진 탓에 매콤한 볶음요리가 당겨 가락시장을 찾게 되었다.  가락시장은 큰 번화가는 아니지만 근처 it벤처타워와 경찰병원등 크고 작은 빌딩들이 많은 덕에 합리적인 가격대의 식당들이 많은 상권이다.

 

살을 에이는 듯한 바람을 맞으며 메뉴를 고심하던 중, 메인상권 뒷골목에서 오,심숙이 쭈삼낙을 발견하게 되었다.

쭈꾸미 볶움집치고는 큰 규모에, 체인이 아닌 생소한 가게 이름이 호기심을 자극시켜줬다.

사전 정보없이 방문한 가게였기에 걱정과 설렘을 안고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생각보다 더 넓은 가게내부와 사장님의 친절함에 마음이 좀 놓였다.

 

 

자리에 앉아 메뉴를 펼치는 순간, 맛집들만이 할 수 있다는 간소한 메뉴를 보는 순간, 오래 된 단골마냥 신뢰도가 무한 상승했다.

쭈꾸미와 낙지 삼겹살을 손님 원하는 방식으로 섞어준다는 점, 단계별 매운맛 선택 가능 한 점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다른 식당에서 만나기 힘든 미나리전이 있다. (미나리가 호불호가 심한 채소라 그런 듯 하지만, 나는 고수,미나리, 같은 향채를 굉장히 좋아한다.) 

 

 

 

 

 

주저하지 않고 쭈꾸미+낙지 2인분 3단계와 미나리 전, 소주 일병을 주문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2가지가 눈길을 끌었다.

3대째 이어져 온 나름 전통있는 식당인 것과, 콩나물을 철판에 투하하지 말라는 꿀팁.

 

맛도 중요하지만 평상시 음식의 식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로서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왜 요새 쭈꾸미집들은 담합이라도 한 듯, 볶음 안에 콩나물을 넣어주는가.  콩나물에서 수분이 배어 나와 매운맛이 흐려질 뿐 아니라 오래 끓여 질겨진 식감이 참 속상했었다. 

 

그렇게 잠시 사장님의 신념에 동조하는 동안 , 기본찬과 함께 철판을 가져다 주셨다. 

불필요한 동작 하나 없이 빠르게 자리를 정리해 상을 차려주시고 그 와중에 가방이나 옷에 양념이 튈까 싶어 앞치마로 덮어주신다. 

상당히 오래 가게를 운영하셨는지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랄까 . 여유 있지만 빠르고 세심하게 챙겨주셨던 점이 인상 깊었다. 

 

 

 

 

 

기본찬 구성에서도 사장님이 고심을 한 흔적이 느껴졌다. 아삭한 콩나물은 쭈꾸미의 맛을 돋아주고, 달큼한 콘샐러드는 매운맛을 상쇄시켜준다. 마무리로 새콤달콤한 백김치는 이 모든 구성에 화룡정점을 찍어주는 듯하다. 

 

거기다 커다란 뚝배기에 계란찜이 곧 따라나오는데 돈 주고 시켰다고 해도 좋을 양과 맛이다. 

 

 

 

그렇게 먹고 있으면 솜씨좋게 볶아주신, 낙지와 쭈꾸미를 먹어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진다. 

서둘러 미나리와 낙지를 집어 입에 넣으면 수입산임에도 부드러운 식감과  제법 매콤한 양념이 잘 어우러져 다시 젓가락을 손에 쥐게 된다.  이 반찬 구성과 쭈낙볶음이라면 무한 흡입을 할 수 있을 듯하다. 

 

흔한 프랜차이즈의 캡사이신 매운맛이 아닌 잘 숙성된 양념장이 기분 좋게 맵다. (매운걸 잘 드시는 분들은 3단계도 많이 맵다고 느끼진 않으실 듯) 양념장을 숟가락으로 듬뿍 담아 해산물과 같이 먹으면 절로 흰 공깃밥이 생각난다.

 

정신없이 콩나물, 낙지, 백김치, 쭈꾸미, 계란찜을 무한으로 먹고 있자니 두 번째 주인공 미나리전을 가져다주셨다.

 

 

 

 

 

 

 

 

가격에 비해 크기와 고명으로 올려진 쭈꾸미는 작은 편이지만, 밀가루를 넣었나? 싶을 정도로 미나리 밀도가 높다. 

 

같이 내어주신 간장에 찍어도 담백하니 맛있지만 튀기 듯 구워낸  전이라, 바글바글 끓고 있는 양념장에 푹 찍어 먹으면 더욱 맛있어진다. 

 

 

 

푸짐한 계란찜 양에 추가로 미나리 전까지 시켜 배가 불렀지만, 한국인의 후식 볶음밥을 시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밥도 내공있는 주걱 돌림으로 맛깔나게 금방 볶아 내주신다.  다 볶아진 밥의 자태에 사진 초점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간만에 대접받은 듯한 한 끼 식사, 기분 좋게 계산을 하려고 섰더니, 완벽한 마무리. 아이스크림과 원두커피가 손을 흔들어준다.

그것도 저렴이가 아닌 무려 호두맛, 맛은 딱 우리가 아는 호두마루 아이스크림이다. 

 

너무 과식한 듯 하여 숨 쉬는 게 힘들었지만, 하나의 코스요리 같은 구성에 조만간 재방문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단점이라면, 저 원두 커피가 많이 연한 점? 그 정도로 식사구성이 흡족스러웠다. 

 

이 맛을 다시 찾기위해서라도 기꺼이 가락시장을 찾아 올 법한 가게, 미슐랭 방식대로 하면 별 2개이지 않을까.

(여담이지만 오심숙이 쭈삼낙 본점은 양재에 위치한 오심숙이 갈비본점이라고 하며 가락시장에 쭈삼낙과 함께 총 3개 직영점만 운영된다고 한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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