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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방문중인 명인이 만들어주는 가락시장 순대국, 함경도 찹쌀순대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20년째 방문중인 명인이 만들어주는 가락시장 순대국, 함경도 찹쌀순대

강마 2020. 3. 23. 08:49

 

 돈사골로 우린 국물류를 좋아하는 나에게 순대국은, 어디서든 흔하게 접할 수 있고 영양만점 한끼 식사 겸 해장 겸 좋은 술안주가 되어주는 고마운 음식이다.

 

 그런데 이 순대국이라는 것이 어딜 가든 보통은 하지만 아주 맛있긴 쉽지 않은 메뉴기도 하다. 

 수많은 순대국밥 중 나에게 인생 순대국이라고 불릴 만한 곳 중 하나, 가락시장 함경도찹쌀순대를 간만에 방문해보았다.

 

 이 가게는 꼬꼬마 시절 부모님 손을 잡고 처음 방문했었다. 

 그땐 분식집에서 파는 순대만 순대인줄 아는 그런 시절이었는데 순대국을 접했을 때의 문화충격이란. 

 

 맛도 맛이지만 순대가 그렇게 다양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는지 몰랐었다. 어렸을때부터 충실한 육식주의자인 나는, 이후 순대국의 매력에 빠져 지금은 대를 이어 단골이 되었다. 

 

 

 오랜 시간 방문해온 덕택에 거의 모든 메뉴를 섭렵했는데 각각의 매력이 달라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수육이나 순대 아니면 둘 다 놓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반반 모듬은, 푸짐한 고기류와 함께 순대국물이 기본으로 나오고, 술국은 순대국보다 칼칼한 형태로 양이 넉넉하게 나오는 대신 공깃밥은 포함되어 있지 않아 2차로 딱 좋다.

 

 우리는 식사 겸 반주를 즐기기 위해 순대국밥 하나와 수육,순대가 맛보기로 나오고 순대국밥도 포함되어있는 함경도 정식 하나를 주문했다.

 

 

 

 가게가 엄청 넓기 때문에 (그런데도 항상 꽉꽉 들어찬다) 일하시는 분들도 많아 손님이 들어옴과 동시에 자동화 공정을 보는 듯 빠르게 기본 차림이 마련된다.

 

  반찬도 변함없이 한결같다. 무생채와 깍두기, 다진 청양고추에 새우젓, 소금, 쌈장과 찍어먹는 고추까지.(고추는 매울때도 있고 어느 날은 아삭이 고추가 나오고 철에 따라 조금씩 맵기가 달라지긴 한다.)

 

 조금 특이한 점은 여긴 배추김치가 아예 없다. 무보다 배추김치를 좋아하는 분들은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두배로 맛있는 깍두기가 빈자리를 채워준다.

 

 

 

 국밥집답게 밑반찬이 나오기 무섭게 함경도정식에 포함되어있는 모듬도 뒤따라 나온다. 

 

 미리 삶아놓은 상태라 따뜻하진 않지만 다양한 돼지고기 부위와 순대가 가지런히 담겨있다. 순대국밥에 삼천원만 추가하면 모든 부위를 골고루 맛볼 수 있으니 국밥만으로 아쉬울 때 시키기 딱 좋은 메뉴다.

 

 비교적 식어있음에도 수육은 잡내 하나없이 쫄깃하고 담백하다. 각 부위별로 지방의 함유량이 달라 식감도 좋고 새우젓과 청양고추 하나 올린 후 소주와 함께 먹으면 캬~소리가 절로 난다.

 

 순대는 가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피순대가 아닌 찹쌀로 속이 채워져 있다. 그래서인지 하나만 먹어도 제법 속이 든든해진다. 

 

 쫀쫀한 찹쌀이 씹는 맛을 주고 간이 슴슴하기 때문에 순대국에 넣어먹어도 맛있고, 순대만 소금장이나 쌈장에 콕 찍어먹어도 훌륭한 식사거리가 된다.

 

 

 

 열심히 수육을 안주삼아 먹고 있자니, 곧 바글바글 듣기 좋은 소리를 내며 순대국이 담겨진 뚝배기가 나온다.

 

 국물은 간이 약간 더해진 상태로 나오고 안에 다대기가 들어있기 때문에 원치 않으면 섞기 전 빼거나 주문할때 말하면 맑은 상태로 내어준다.

 

 감칠맛을 위해 새우젓 국물을  한수저 넣고 맛을 보니 다시 한번 캬~이 맛에 돈버는 구나 싶다. 몇 년 전부터 끓인 듯 진하고 묵직한 국물맛에 괜스레 감동까지 받는다.

 

 일반적인 순대국집에 가면 자리에 기본적으로 후추나 여타 향신료가 놓여있는데 여긴 그게 없다, 아니 없다기보단 필요가 없어서 치운 느낌이다. 

 

 잡내라고는 일체 나질 않으니 후추가 쓰일데가 없을 테고 무얼 첨가하지 않아도 이미 완벽한 상태로 나오니 말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반할 수밖에 없는 이유. 

 

 말 그대로 뚝배기 안이 물 반 고기 반이다. 보통 순대국은 순대 두어개와 머릿고기나 내장부위가 조금씩 들어있는 반면에 여긴 국물만 먹기 힘들 정도로 건더기가 풍부하다.

 

 단지 양만 많은게 아니라 머릿고기부터 오소리감투 간까지 다양한 부위가 들어가 있고 어느 것 하나 그 맛이 빠지지 않는다.

 

 

 

 가락시장에서 수 많은 회사원들과 주민들의 속을 든든히 채워준 명인 맛집, 함경도 찹쌀순대.

 

 나와는 달리 육고기를 즐겨하지 않는 어머님도 순대국이 먹고 싶다며 먼저 가자하실 정도로 깔끔하고 정갈한 맛이 돋보이는 집이다.  

 

 24시간 연중무휴로 영업하니 기회가 된다면 방문해보시길 바란다, 이제껏 알고 있던 순대국과는 차원이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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