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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속 작은 춘천, 26년 경력의 숯불 닭갈비 맛집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특별 골목 맛집

서울 속 작은 춘천, 26년 경력의 숯불 닭갈비 맛집

강마 2020. 6. 24. 07:20

 

 송파역 인근에 있는 헬리오시티 아파트 후문쪽으로 돌아 들어가면 작은 먹자골목이 형성되어있다. 큰 대로변도 아니고 주택가 인근 뒷길이라 우연히는 찾기 힘든 골목. 

 

 근처 직장인들이나 주민들만 방문하는 말그대로 동네 식당이 대부분인데 그곳에서 26년간 꾸준히 운영하고 있는 숯불 닭갈비 맛집이 있다.

 

 위치가 위치이다 보니 줄서서 먹고 그런 명성은 없지만 맛만큼은 유명 맛집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 곳, 석촌동 춘천닭갈비막국수에 방문했다.

 

 

 

 

 낮에도 장사를 하시는 덕에 닭갈비뿐만 아니라 닭과 관련된 다양한 식사 메뉴가 준비되어 있고 막국수도 맛이 좋아 점심을 먹으러 오는 단골들도 꽤 많다.

 

 하지만 이 가게의 대표메뉴는 뭐니뭐니해도 숯불 닭갈비. 

 

 애초에 닭갈비의 원조인 춘천에서 시작된 닭갈비는 현재 보편화된 야채닭볶음이 아닌 돼지갈비처럼 닭을 숯불에 구워 먹는 형태라고 한다.

 

 지금은 숯불닭갈비만 전문으로 하는 가게들도 많이 생겼지만 예전에는 서울에서 정말 먹기 힘든 메뉴였다.

 

 

 

 숯불구이는 아무래도 굽기 까다로운 음식이라 사장님이 초벌을 해서 가져다주시기때문에 음식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좀 소요되는 편이다.

 

 닭갈비가 나올때까지 벽만 쳐다보고 있을 순 없으니 기다리는 동안 반찬을 가지러 가 본다. 이 곳은 쌈 종류만 제외하고 나머지 반찬들은 처음부터 셀프바에서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을 수 있다.

 

 좋아하는 메뉴는 눈치보지않고 마음껏 먹을 수 있고 원치 않는 건 아예 담아오지 않으면 되니 버리는 음식물도 줄일 수 있고 편해서 좋다.

 

 

 반찬 구성도 닭갈비 맛만큼이나 한결같다. 개운한 미역 냉국과 아삭한 오이 피클, 빠지면 서운한 익은 김치와 마카로니 샐러드.

 

 특히 마카로니는 마요네즈와 설탕, 소금의 비율이 기가 막히게 들어가 있어 적당히 달달하면서 짭쪼롬한 맛에 최소 세번이상은 리필해줘야 한다.

 

 숯불구이에 필수인 쌈장, 마늘, 고추, 상추와 구운 닭고기에 은근히 잘 어울리는 허니머스터드는 셀프바에는 없는 반찬이다. 

 

 

 

 한쪽 구석에서 맛있게 구워주는 닭갈비, 전문가가 구워주니 고기 상태도 좋지만 옷에 양념이 튈 걱정도 없고 특히 더운 여름날에는 땀 흘리며 불 앞에 앉아있지 않아도 되니 편하다.

 

 여기서는 석쇠철망이 아닌 독특하게 생긴 불판에서 고기를 구워주는데 가운데 뚝배기가 들어가는 구조로 되어있어 매콤 칼칼한 된장찌개도 덤으로 획득할 수 있다.

 

 

 

 드디어 맛있게 구워져 나온 숯불 닭갈비 2인분. 타지않게 골고루 잘 구워져 있고 뼈도 다 발라져 있어 이제 먹기만 하면 된다.

 

 깨알같이 떡과 고구마도 구워서 나오는데 아무런 양념없이 굽는 게 아니라 마가린에 구워주기 때문에 몸에 안 좋을지언정 풍미는 상당히 좋다.

 

 처음 먹어보는 사람이라면 이게 닭갈비라고? 생각 될 정도로 색다른 맛.

 

 부드러운 고기 사이로 육즙이 팡팡 흘러내린다. 돼지갈비에 비해 육질이 더 야들야들한 느낌이고 북경오리처럼 껍질과 살코기가 비율 좋게 붙어 있어 적당히 기름지다.

 

 

 야채닭갈비에 비해 숯불은 고기만 먹다 보니 좀 물릴 수 있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그럴 땐 모든 음식의 치트키인 상추와 쌈장의 도움을 빌리면 된다. 

 

 맨밥만 싸먹어도 맛있는데 고기를 넣고 만든 쌈의 맛은 말해 무엇하나. 양념 자체가 고추장 바탕이라 밥과도 잘 어울리고 마늘 한쪽 올려 쌈으로 즐기면 더욱 조화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 가게의 명품조연 된장찌개. 서비스로 주는 것 치고는 뚝배기 안이 시끄러울 정도로 건더기도 많고 실한 바지락도 넉넉히 들어가 있다.

 

 시판 된장이 아닌 집된장으로 만든 듯 된장 향이 굉장히 진하고 묵직한 느낌이다. 

 

 바지락으로 우려낸 시원한 육수는 짭짤한 된장을 도와 국물 맛을 더욱 진하게 만들어주고 청양고추와 대파가 칼칼한 맛을 담당한다.

 

 심지어 추가 요금 없이 리필도 가능하기 때문에 된장찌개를 먹기 위해서라도 숯불 닭갈비를 시킬 수밖에 없어진다.

 

 역시 한 자리에서 오랜 시간 운영된 가게들의 진가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곳, 우리 지역의 숨겨진 맛집들을 찾아 동네 한바퀴 돌아보시는 건 어떨까.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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