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곤소곤도시여행

공주 가볼만한 곳, 송산리 고분군(무령왕릉) 본문

도시여행가이드/국내여행편

공주 가볼만한 곳, 송산리 고분군(무령왕릉)

강마 2020. 11. 23. 11:14

 

 공주, 부여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지정된 구역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 공주는 공산성과 무령왕릉이 발견된 송산리 고분군이 대표 유적지로 꼽힌다.

 

학창 시절 역사책에서 보았던 백제 문화의 대부분이 송산리 고분군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에서도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라 공주를 방문한 김에 들러보았다.

 

 

 송산리 고분군은 크게 두 군데로 장소가 분류된다.

 

실제 무덤이 있는 고분군은 주차장에서 북동쪽으로 올라가면 위치해 있지만 1997년 이후로 고분군 전체가 보존을 위해 일반인은 관람을 할 수 없다.

 

그 대신 고분군으로 가기 전, 발굴 당시의 영상과 모형을 일부 재현해 놓은 송산리 고분군 모형전시관을 관람할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한 곳은 주차장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인 웅진백제역사문화관이다. 이 곳은 유적이나 문화재를 전시해놓은 박물관이라기보다는 웅진 백제시대 때의 체험관 형태가 강하다.

 

 

 실제 공주를 방문했던 때는 7월말로, 굉장히 습하고 무더운 탓에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를 구경한 후 고분군으로 향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공주 박물관을 보고 온 터라 관람에 대한 큰 기대보다는 쉬어가는 의미로 들어선 내부.

 

 

 그런데 꽤 놀거리, 구경거리가 많다. 지금의 공주, 옛 웅진을 조망해 놓은 조감도에서부터 각종 신기술(?)을 망라해 놓은 영상실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공주박물관이 일반 박물관이라고 하면 송산리 고분군내에 있는 웅진백제역사관은 어린이(혹은 어른이)를 위한 박물관이라고나 할까.

 

 

 대부분의 관람시설이 터치스크린 형태나 3d로 제작되어 있어 하나씩 눌러보는 재미,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마음에 쏙 들었던 부분은 유물 중, 동탁은잔에 새겨진 문양이나 도교 사상과 관련된 (ex. 진묘수) 상징을 백제의 이상 세계로 표현해 놓은 짧은 애니메이션이었다.

 

완성도도 높았고, 문화재에 관심이 없던 아이들도 좋아할 듯하다.

 

 

 그리고 각종 포토스팟이 많다는 것도 또 하나의 장점이다.

 

백제시대 의상체험은 물론, 컴퓨터 그래픽으로 머리 모양, 옷을 골라 사진을 찍어 메일로 전송해주는 곳까지 실로 많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전시실 마지막 공간에서 깨달은 사실. 아... 아이들을 위한 곳이 맞구나.

 

무령왕릉 가디언즈와의 포토스팟을 (물론 나도 찍었다.) 끝으로 북카페 겸 휴식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구경해보니 죄다 동화책이더라. 뭐 아무렴 어떤가 초월함수의 미적분이 즐거운 아이가 있으면 나 같은 어른도 있는 법이리라.

 

 

 즐거웠던 역사문화관에서의 체험 시간이 끝나고, 송산리 고분군으로 가기 위해 다시 계단을 올라가 본다. 

 

앞서 공주박물관 편에서도 언급했듯 무령왕릉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발굴 이야기와 여러 가지 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무령왕릉은, 송산리 고분군 6호분의 배수로 공사를 하다가 우연히 발굴된 무덤이다. 처음에만 해도 무덤의 주인을 몰랐지만 묘지석에 의해 주인이 알려지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문화유적지.

 

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온전한 상태의 유물과, 송산리 고분군 자체는 일제강점기에 발굴됐음에도 (그 시기에 무령왕릉이 같이 발견됐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1971년도에 존재가 드러났다는 것도 천운 이리라.

 

 

 그럼에도 당시 문화재에 대한 인식 부족과 (당시 대통령이 유물에 술을 따라 마셨다는 설도 있다.) 몰려든 언론,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졸속 발굴 작업이 진행되면서 왕릉이 기울고 물이 새 1997년을 기점으로 영구 폐쇄된 가슴 아픈 유적지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지금은 대체재로 마련된 송산리 고분군 전시관에서 내부 구조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볼 수 있다. 

 

고분군 자체가 하나의 야외공원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입구에서 조금만 올라오면 만날 수 있는 전시관. 그 위쪽으론 겉에서 봉분만 볼 수 있기에 시간이 없다면 이 곳만 들러도 무방할 듯하다.

 

 

 2003년 처음 개관하여 2019년도 8월 개편을 마친 후 재개관되어 지금은 좀 더 현대적인 모습의 형태로 우리를 맞이한다. 

 

대략 송산리 고분군의 발굴 역사와 고고학적 의미, 백제 무덤과 문화가 일본 및 남조 등 주변 문화권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았는지에 대한 상세 정보를 각종 그래프 및 3d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곳곳에 실제 무덤을 재현해 내부로 들어가 볼 수 있게 만든 무덤 모형이, 전시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무령왕릉을 제외하곤 송산리 고분군의 대다수 무덤들이 도굴되어 그 주인을 알 수 없으나 건축양식, 벽화만으로도 백제의 문화적 수준을 가늠하기에 충분하다. (들어가는 입구가 상당히 낮아 출입이 좀 불편하긴 하지만.)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전시관에서도 무령왕릉관에서는 왕릉 내부의 유물 배치 상태를 복원해 놓았다. 벽 한쪽에 놓여 있는 모니터에서 설명이 진행되면 해당 유물에 조명을 비춰 주는 점도 좋다.

 

문화재를 철저히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식으로 모형을 만들어 관람객에게 체험의 공간을 마련해 주는 현재의 방식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이게 우리나라만의 박물관 문화로 자리 잡아 (해외여행이 가능하다면) 다른 나라와 관광 차별화를 두는 하나의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전시관 입구에서부터 순서대로 관람을 마치고 나면 자연스레 고분군으로 올라가는 후문 출구에 도달하게 된다. 

 

아직 낮이고 딱히 다음 일정이 없어 산책 삼아 올라가 보기로 한다.

 

 

 땀이 조금씩 나기 시작할 때 고분군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역시나 막혀 있는 입구.

 

지금도 유지, 보수가 잘 되고 있는 천마총과 비교하면 속이 터지지만 무령왕릉의 뼈아픈 실패가 있었기에 천마총이나 황남대총 등 지금의 다른 문화재들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애써 위로를 해본다.

 

 

 3시간여의 백제문화 역사지구 탐방을 마치고 아쉬운 점은 많이 남지만 그래도 이마저 없었으면 백제의 찬란하고 섬세한 문화를 알지도, 배우지도 못했을 터다.

 

하지만 우린 꿈꾼다. 아직도 진흙 속에서, 혹은 지하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수많은 백제의 얼굴들을 만날 수 있는 그 날을.

 

 

▣ 찾아가는 방법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