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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는 심야식당, 옐로우 후쿠오카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그냥 식당

술 마시는 심야식당, 옐로우 후쿠오카

강마 2021. 3. 1. 08:50

 

 진로집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걸어가는 길, 멀리서 노란 간판이 눈에 훅 들어온다.

 

두부두루치기에 수육까지 야무지게 먹고 난 후라 배는 엄청 부른데, 따끈한 정종 딱 한잔만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행을 쳐다보니 마음이 통했나 보다.

 

 

 암묵적인 눈빛을 주고받으며 망설임 없이 가게로 들어서 본다.

 

간판에서부터 인테리어까지 노랑노랑한 분위기의 가게. 카레가 전문인지 내부로 들어오니 은은한 카레 냄새가 풍겨 가게 컨셉과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늦은 시간에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식사 메뉴부터 일본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은 거의 다 판매를 하는 듯, 메뉴판이 상당히 길다.

 

그런데, 가볍게 먹으러 들어간 것 치고는 가격이 좀 비싼 편이라 여쭤보니, 단품요리는 2인분 기준으로 양이 나온다고 보면 된단다.

 

 

 흠, 오랜만에 일본식 주점을 온 터라 야끼소바도 먹고 싶고 낫또도 좋고, 튀김요리도 당기는데 이를 어쩐다. 

 

하나만 정하기에 계속 미련이 남아 망설이고 있는데 다른 테이블에서 주문한 야끼소바가 나오는 걸 본 순간, 바로 결론이 내려졌다. 나와라, 야끼소바! 오늘은 너로 정했다.

 

 

 야끼소바로 정한 후에도 못내 아쉬워 고민 끝에 낫또도 추가하기로 결정을 하고, 이제는 술을 고를 차례.

 

따뜻한 술을 먹을 예정이라 오늘만큼은 초록병을 양보하고 정종 쪽을 살펴보니 유자 사케가 눈에 띈다. 원래는 술에 무언갈 첨가하는 걸 안 좋아하지만, 유자가 들어갔다니 이거 참 안 먹어볼 수가 없겠구먼.

 

 

 

 그렇게 힘들었던 주문을 마치고 나니, 기다렸다는 듯 기본 안주들이 나온다.

 

일본식 간장소스를 곁들인 연두부와 단무지, 달지 않고 담백한 맛의 과자까지,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무난한 맛이라 말 그대로 밑반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비교적 조리가 간단한 낫또가 먼저 나왔다. 사장님이 플레이팅에 상당히 신경을 쓰시는 듯 알록달록 예쁘기도 하다. 섞기가 아까울 정도인데 나의 젓가락은 그새를 참지 못하고 노른자를 터트려버리긴 했지만.

 

어렸을 땐 이걸 도대체 무슨 맛으로 먹나 했는데 대부분의 발효 음식이 그러하듯 먹다 보니 고소하고 심심하기까지 한 이 담백함이 주기적으로 당긴다.

 

 

 따뜻하게 데워진 유자 사케와 같이 먹으니 서로 궁합이 더욱 잘 맞은 느낌.

 

인위적인 단 맛이 아니라 유자 자체의 풍미가 워낙 좋아 마치 유자차를 마시는 착각까지 들 정도다. 여름에는 차갑게 해서 먹어도 별미일 듯. 

 

 

 낫또와 술을 싹싹 비울 때쯤 야끼소바도 등장을 해준다. 역시 야끼소바의 비주얼도 예상대로 훌륭하군.

 

아낌없이 뿌려준 가다랑어포 밑으로도 베이컨, 야채들이 어찌나 묵직하게 들어있는지 섞는데만 한참이 걸렸다. 살살 올라오는 불향과 노른자의 고소함이 더해져 맛이 없을 수가 없는 그 맛.

 

 

 뜻밖의 대전행에서 만난 다채로운 음식들 덕에 하루가 행복했던 날.

 

역시 여행은 먹는 게 남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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