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알찬 가게, 토라스시

 

 나는 회보단 초밥을 좋아한다. 새콤달콤한 배합초 때문인지, 탄수화물과 생선의 조합 때문인지, 아무튼 초밥에 올려져 있는 회가 더 맛있게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지나다니다가, 새로 생긴 초밥가게가 있으면 가능한 가 보는 편이다.

 

 

 그러다 어김없이 운동 겸 아차산을 다녀오다 눈에 띈 토라스시.

 

밖에 나와있는 테이블이 유독 눈에 밟히기도 하고, 한동안 등한시 한 초밥이 당겨 별다른 고민없이 들어서 본다.

 

 

 무작정 들어오긴 했지만 배달이며 포장을 하는 손님이 꽤나 많아 기다리는 사람도 많고, 가게 내부도 거의 만석인 걸로 보아 동네에서는 평이 좋은 듯.

 

안심을 하고 자리에 앉아 메뉴를 살피니, 식사 메뉴에서부터 혼술용 안주나 회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많은 메뉴들 중 고민을 하다, 마침 세명이 방문했던 터라 다양하게 먹고자 토라초밥 하나와 모듬회로 주문을 하기로 했다.

 

주문을 마치고 나니 빠르게 상이 차려지고 기본 안주로 샐러드와, (생색내기용이 아닌) 커다란 뚝배기에 우동사리가 든 오뎅탕도 나온다. 그런데, 오뎅탕이 진짜 맛있다. 돈 주고 사 먹어도 1도 안 아까울 맛. 

 

 

 금세 초밥이 따라 나왔음에도 오뎅탕 먹느라 초밥을 돌아볼 시간이 없을 만큼, 간도 딱 맞고 끝에 올라오는 얼큰한 국물에, 오뎅과 우동사리도 푸짐하게 들어있어 뭔가 횡재한 기분이랄까.

 

아주 맛나게 먹어서 그런지, 순식간에 바닥난 뚝배기를 뒤로 하고 이제는 초밥을 먹을 차례. 1인분에 16개면 초밥 양도 푸짐하고 쭈꾸미와 참치, 연어, 계란 등 다양한 구성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전용 간장 붓으로 간장칠을 해준 다음 먹어보니, 오뎅탕의 맛있음이 우연이 아니었구나. 메뉴판에 밥이 잘 풀어진다고 쓰여 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듯, 입안에 넣자마자 샤르륵 밥알이 풀어진다.

 

세 명이서 나눠 먹은 지라 모든 부위를 다 먹어보진 못했지만, 다들 맛있다고 했으니 종류별 맛의 차이는 없는 걸로.

 

 

 그리고 또, 서비스인지 기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새우튀김도 나온다.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음식이긴 하지만 추가로는 잘 주문하게 되지 않는 메뉴인지라 반가움이 더욱 크다.

 

오뎅탕과 마찬가지로 흔적도 없이 초밥과 새우튀김이 사라져 갈 때쯤, 마침맞게 나온 모듬회. 여러군데 횟집을 다녀봤지만, 모듬회를 시켰을 때 회 종류가 이렇게 다양하게 나온 곳은 많지 않았는데, 구성이 다양해서 정말 좋다.

 

 

 청어는 한 마리가 통째로 나오고, 전복, 도미, 참치, 연어도 부위별로 다 있어, 이게 진짜 모듬이지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모양새.

 

종류와 부위가 모두 다양하다 보니, 양이 푸짐해도 지겹지가 않고, 같이 나온 백 김치덕에 물릴 틈이 없다.

 

 

 그렇게 회를 절반쯤 먹고 나니, 열심히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지나가던 사장님이 오뎅탕 리필 여부를 물어보신다. 원체 맛있게 먹었던 데다가 국물이 필요할 시점이라 무조건 콜.

 

그런데 오뎅탕뿐만 아니라 생선조림까지 덤으로 주신다. 이쯤되면 본 메뉴보다 서비스의 종류가 더 많은 셈. 참치, 연어를 회 뜨고 남은 부위로 조렸다는 조림은, 달짝지근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일품이다.

 

 

 우연히 들어간 초밥집에서 아주 알차고 푸짐한 식사 한 끼를 대접받은 기분.

 

길을 다닐 때 주위를 잘 살펴보라는 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떨어져 있는 돈은 없을지라도 맛집은 찾을 수 있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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