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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에 진심인 도시 대전, 대선 칼국수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칼국수에 진심인 도시 대전, 대선 칼국수

강마 2021. 5. 20. 08:21

 

 두부 두루치기를 먹기 위해 대전을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어딜 가도 칼국수집 투성이라는 점이었다.

 

다른 지역에도 있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칼국수집이 많은 도시는 처음이랄까. 과장 보태서 편의점 숫자보다 많은 듯. 그래서 다음에 오면 꼭 칼국수를 먹어보리라 다짐을 했는데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왔다.

 

 

 그런데 문제는 칼국수집이 많아도 너무 많아, 어디가 맛있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하는 수 없이 검색 찬스를 사용해 알아보기로 했다.

 

수많은 가게들 중에 내가 선택한 곳은, 대선 칼국수. 맛있는 녀석들 시청자 추천 맛집으로 나오기도 했고, 비빔칼국수에 혹했달까. 마침 숙소와 위치도 가깝다.

 

 

 초행길이라 살짝 헤매고 나서야 안으로 들어서니, 가게가 엄청 넓은데다 65년 전통이 무색하지 않게 각종 유명인들 싸인과 사진들이 곳곳에 전시돼 있다.

 

칼국수와 수육만 파는 줄 알았더니 메뉴도 상당히 다양한 편.

 

 

 두부두루치기의 고향답게 두루치기를 즐기는 손님들도 많았는데, 난 칼국수와 수육이 목적인지라 고민없이 수육 소, 기본 칼국수, 비빔국수로 주문했다.

 

그런데 수육은 5시부터 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내가 도착한 시간이 4시 30분경이었기에 칼국수를 먼저 먹으면서 기다려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으니 주방에 가서 확인을 해주시겠단다.

 

 

 

 다행히 15분 정도만 기다리면 된다고 하셔,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곧이어 기본 찬이 차려지고, 수육에는 마늘, 새우젓, 상추, 양파가 딸려 나오는 듯. 칼국수에는 다대기와 비빔국수 양념장으로 추정되는 초장(?)이 주어진다. 그리고 열무김치는 통크게 자리마다 하나씩 놓여, 필요한 만큼 꺼내 먹으면 된다.

 

 

 양파에 양념장을 찍어 먹으며 기다리고 있자니, 의외로 제일 먼저 수육이 나왔다. 일반적인 수육과 모양새가 다른 점이 특징이라면 특징일까.

 

어설프게 알아본 바에 의하면 수육을 삶을 때 한 가지 부위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여러 부위를 이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먹기 전에 아무런 양념없이 고기만 먼저 먹어보니, 사람들이 추천한 이유가 바로 납득이 간다.

 

당연히 잡내따위는 없고 돼지고기 본연의 맛이 강한 편. 삼겹살로 만든 수육에 비해 비계가 없는 편인데도 눅진한 지방 맛과 부드러운 살코기의 조화가 뛰어나다.

 

 

 만나지 못할 뻔 했다가, 먹게 돼서 그런지 더욱 맛있게 느껴진 수육을 허겁지겁 먹고 있으니 곧이어 국수들도 도착을 한다.

 

맛보기 전부터 풍겨오는 진한 멸치육수의 향과 어마무시한 양이 놀랍다. 전형적인 시골칼국수의 맛일 듯한 강한 느낌.

 

 

 비빔국수는 따뜻한 것과 차가운 것 중, 선택을 할 수가 있는데 난 냉비빔으로 주문을 했다.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식탁 위에 진동을 하고 여기도 역시 양은 어마무시. 

 

워낙 양이 많기 때문에 양념장이 적어보여, 반찬으로 나온 걸 더 넣어도 되냐고 여쭤보니 간을 맞춰져 있으니 먹어본 후에 추가를 하라고 권해주신다.

 

 

 비비면서 뻑뻑한 느낌이 들어, 같이 나온 육수를 추가하니 비비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입으로는 수육을 먹으면서 손으로는 열심히 비비는, 나름 바쁜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완성된 오늘의 한상.

 

궁금했던 육수부터 후루룩 마셔보니, 역시 내 느낌이 정확했군. 많은 양의 멸치를 알맞게 우려내 풍미가 엄청난, 아주 잘 만들어진 칼국수를 먹는 맛. 요새는 이런 스타일이 잘 없다 보니 유달리 맛있게 느껴진다.

 

 

 면발이 두꺼워 간이 잘 배지 않았을까 싶지만, 육수가 워낙 진하다보니 일부러 면을 두껍게 만든 느낌이랄까. 탱글탱글한 면발과 진한 국물 덕에, 술을 먹으면서도 해장되는 기분이다.

 

그리고 처음 먹어보는 차가운 비빔국수도 역시 맛이 좋다. 보기엔 양념이 부족해 보이지만, 밑간이 되어있는지 사장님 말씀대로 간이 딱 알맞아, 신기할 정도라고 해야 하나.

 

 

 전반적으로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한 매력이 있지만 매운맛을 사랑하는 나에게는, 맵기가 살짝 부족해 칼국수 국물에 넣는 다대기를 비빔국수에 조금 추가해 먹었더니 딱 내 스타일이 완성됐다.

 

비빔국수랑 수육을 함께 올려 쌈을 먹어도 맛있고, 따뜻한 국물과 면발에 수육을 올려 먹어도 맛있고, 따로 먹어도 맛있는 데다, 어떤 음식을 주문해도 칼국수 육수는 리필이 가능한 점도 마음에 든다.

 

 

 두부두루치기를 먹었을 때의 감동마저 되살아나, 대전을 좋아하는 마음이 조금 더 자라났던 날.

 

추운 겨울이 오면, 더욱더 진한 멸치육수가 절로 생각날 듯한 기분이 든다. 알고 보니 서울에도 지점이 있는지라 다행이라면 다행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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