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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음식이 당길 때, 암사불닭발

강마 2021. 8. 24. 09:01

 

 

 매운맛을 대표하는 음식 중에,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닭발. 좋아하는 사람은 없어서 못 먹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냥 못 먹는 대표주자가 아닐까 싶다.

 

물론, 매운 것도 좋아하고 발도 좋아하는 나에게는 매운 음식이 당길 때마다 주기적으로 찾는 메뉴 중 하나.

 

 

 오랜만에 부부닭발 근처에 왔다가, 급 닭발이 당겨 신나게 찾아갔는데 하필 여름휴가 팻말이 걸려있다. 

 

주위에 다른 식당도 많지만, 매콤한 닭발을 쪽쪽 발라낸 다음에 뜨끈한 콩나물국으로 입을 씻어주고 주먹밥도 올려 먹는 상상을 하며 왔더니 닭발 외에는 눈에 뵈질 않는다.

 

 

 이를 어쩌나. 주위를 배회하며 다른 닭발집을 탐색하고 있을 때 눈에 들어온 암사 불닭발. 

 

지나다니면서 여러번 보긴 했는데, 가본 적은 없어 궁금하긴 했는데 말이지. 하늘이 주신 기회인가 싶어 얼른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선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여기 마음에 든다. 전체적인 가격대가, 10년 전 사진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저렴하게 형성돼 있다. 닭발과 찰떡궁합인 곁들임 메뉴 라인업까지, 완벽하다.

 

가끔씩 다른 가게에 가면, 닭발의 가격이 비싼 건 둘째치고 계란말이나 오뎅탕의 가격이 메인 메뉴와 맞먹는 경우가 많은데 말이다.

 

 

 기본 반찬으로 번데기와 치킨무, 콩나물국까지 푸짐하게 나오니 기분이 더 좋다. 가격도 저렴하고 밑반찬도 잘 나오는 편이라, 혹시 인원수대로 닭발을 시켜야 하는지 여쭤보니 그것도 아니란다.

 

오, 이렇게 좋은 곳을 왜 이제야 와본거람. 난 무뼈보다 통닭발이 더 취저인지라 통닭발 하나와 오뎅탕, 주먹밥을 주문하기로 했다.

 

 

 번데기와 콩나물국으로 속을 데우고 있으니, 곧 주방에서 매콤한 향이 은은히 올라오기 시작한다. 숯불향을 안주삼아 술이 술술 들어가는 느낌.

 

그런데 예상 외로 먼저 나온 메뉴는, 오뎅탕이다. 3천 원이라서 양이 얼마 안 될 거라 생각했는데 중간 사이즈 정도의 뚝배기에, 오뎅도 국물도 푸짐하게 들어가 있다.

 

 

 콩나물국으로 끓인 건지, 멸치육수를 잘 우려낸 건지 국물맛도 시원하고 깔끔하다. 추운 겨울날 길거리에서 붕어빵과 함께 먹는 그 오뎅국물 맛이랄까.

 

기본 반찬으로 나온 콩나물국도 맛이 좋아, 괜히 오뎅탕을 시켰나 후회했는데 안 시켰으면 더욱 후회할 뻔했다.

 

 

 그리고 우리의 친구 닭발도 등장했다. 잘 삶은 닭발에 양념을 바르고 숯불에 한번 더 구워내는 방식인 듯, 살도 탱글탱글 살아있고 양념도 촥 배어 있는 느낌.

 

부부 닭발보다 1인분의 가격이 저렴한 대신 양은 조금 적은 편이라, 나처럼 이것저것 먹기 좋아하는 사람에겐 딱이다.

 

 

 오동통한 발 하나 골라 입에 넣고 오물오물 발골 작업을 하다 보면, 매콤한 양념과 매캐한 숯불향이 만나 식욕을 절로 돋아준다.

 

매운맛도 단계를 선택할 수 있는데, 아주 매운맛으로 주문을 했음에도 아프게 맵지 않아서 더욱 맛있는 느낌.

 

 

 아마도 화학재료로 맛을 내는 게 아니라, 마늘이나 청양고추로 양념을 하는 듯하다.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제일 곤혹스러울 때가 아프게 맵기만 하고 맛이 없는 경우인데 말이지.

 

불닭볶음면보다 더 안 매운 수준이라, 나로서는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 대신 입에서 계속 당기는 매운맛이라 쭉쭉 들어간다.

 

 

 쉼 없이 흡입하다 매운맛이 쌓일 때쯤에 필요한 건? 바로 주먹밥. 밥 양도 많지만 밥보다 더 많이 담아준 김가루 덕에 더욱 만족스러운 모양새다.

 

요새는 날치알이며, 단무지 같은 재료를 넣어 주는 주먹밥도 많지만, 그런 겉치레 없이 김과 밥에만 충실한 순정파의 맛. 튜닝의 끝은 결국 순정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양도 많고, 가격도 저렴하고 맛과 분위기까지 다 갖춘 찐 닭발집을 알게 되어 반가웠던 날.

 

아쉽게도 배달 주문은 하질 않지만, 바로 구워져 나온 닭발의 쫀득함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귀찮음을 무릅쓰고 직접 가서 먹는 보람을 느끼게 될 만한 집이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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