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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다, 이 가격, 맛, 분위기, 왕십리 꼬랑치킨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특별 골목 맛집

너무 좋다, 이 가격, 맛, 분위기, 왕십리 꼬랑치킨

강마 2023. 6. 9. 08:57

 

 

 또 왕십리다.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대학가가 아닌 행당 시장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왕십리에 오면 단골로 가는 집들이 많다보니 새로운 식당을 가 볼 기회가 적은, 나를 위해 친구가 알려준 식당을 찾아가기 위해서다.

 

토박이는 아니지만 십여년 가까이 행당과 왕십리를 오가며 산 친구이기에, 더욱 기대가 된다.

 

 

 한 번도 안 온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는 동네 맛집이라는 진부하면서도 장황한 설명도 들었기에 퇴근하자마자 달려간 길.

 

서둘러 간 덕분에 무사히 자리는 확보했지만, 7시가 지나니 만석이 됐다.

 

 

 가게 이름이 '꼬랑치킨' 이라 당연히 치킨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보니 정말 다양한 메뉴들을 시킨다.

 

나오는 비주얼도 어찌나 다 맛깔나 보이는지, 잠시 고민에 빠졌지만 치킨도 먹고 싶었기에 치킨과 도시락을 주문하기로 했다.

 

 

 친구에게 미리, 음식 조리와 치우는 것 빼고는 셀프라는 말을 들었기에 주문을 하기 위해 주방으로 사장님을 찾아 나선다.

 

나이 지긋하신 사장님 혼자 요리를 하시는데, 손놀림이며 포스가 예사롭지 않다. 더욱 기대되는 마음을 안고, 돌아오는 길에는 필요한 소스와 밑반찬, 물, 주류, 수저 따위를 챙겨야 한다.

 

 

 주문을 들은 사장님이 툭툭 썰어 주신 오이까지 야무지게 챙기고 와, 치킨이 튀겨질 때까지 먹고 있으면, 곧 치킨이 나오는데 절로 '우와' 감탄사가 발사된다.

 

옛날 치킨의 근본인 양배추 샐러드도 산더미같이 올려져 있고, 치킨도 한 마리가 아니라 한 마리 반이 들어 있다. 분명 가격이 만 오천 원인데 말이다. 

 

튀김옷이 얇게 입혀져 더욱 바삭한 겉과 촉촉한 속살이 만나, 베어 물자마자 육즙이 주르륵 흐른다. 간이 세지 않아 질리지 않고 시장 통닭같은 느낌이 강해 부담이 없어 더 좋다.

 

 

 무언가 아련해지는 기분을 느끼며 신나게 치킨을 먹고 있을 때 나온 도시락은, 그 자태가 가히 아름답다. 도시락이라길래 작은 스텐통에 나올 줄 알았는데, 이 비주얼은 흡사 양푼 비빔밥 아닌가.

 

적어도 분홍 소시지 열개 이상, 계란은 두개 이상, 밥 두 공기는 들어갔을 법한 양. 특이하게도 볶음 김치 대신에 열무김치가 들어가 있는데, 이게 또 그렇게 잘 어울리고 맛있다.

 

다소 느끼해 질 수 있는 균형을, 열무가 잡아주고 매콤한 고추장과 참기름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어 배가 부름에도 계속 손이 간다.

 

 

 둘이 배 터지게 먹고 술도 먹었는데 나온 금액은 고작 3만 원이다.

 

서울 한복판이 맞는지 의심하게 하는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 맛까지 모두 갖춘 곳. 집 근처였다면 10킬로는 쪘을 테니 집에서 먼 게 다행인 건가.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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