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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니까 냉우동, 자가제면 우동 소정백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그냥 식당

여름이니까 냉우동, 자가제면 우동 소정백

강마 2021. 7. 7. 08:54

 

 아차산 등산로로 올라가는 길. 못 보던 가게가 생겼다. 

 

입간판을 보니, 자가제면 우동과 일본식 돈가스가 주력 메뉴인 듯. 두 가지 모두 내가 좋아해 마지 않는 메뉴들 아니던가. 

 

 

 계획에는 없었지만, 이걸 먹으면 더 힘차게 등산을 할 수 있으리란 핑계를 대고 가게문을 열고 들어선다. 

 

예상대로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 아기자기하고 깔끔한 실내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니, 절로 좋아지는 기분. 늦은 점심이었음에도 손님이 제법 많아, 구석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다.

 

 

 소정백이란 단어가 무슨 뜻인가 했더니, 대충 하얗고 바른 마음을 담아내는 곳이란 의미로 지었나 보다. 뭐, 중요한 건 아니니 대강 읽어보고 넘기도록 하자.

 

뒷장부터는 본격적인 메뉴 소개가 이어진다. 이제 정신 바짝 차리고 정독을 할 차례가 왔군.

 

 

 우동 전문점답게 상당히 다양한 우동들이 준비되어 있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나에게 우동이란, 포장마차 우동과 생생우동이 전부였는데.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자가제면을 이용하는 전문점들이 상당히 많아지긴 했다. 처음 들어보는 메뉴도 있지만, 상세한 설명이 곁들여져 주문하는데 큰 무리는 없는 정도.

 

 

 

 면만 먹으면 서운할 수 있으니, 우동 주문 시에는 유부초밥이 따라 나온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처음 온 가게에서는 기본 메뉴를 시키는 게 나름의 규칙인지라, 기본 붓카케 우동과 등심 돈가스로 주문을 하기로 했다. 사실 뜨거운 육수맛도 궁금은 했는데, 이 날씨에 도저히 국물요리를 먹을 용기가 나질 않아서 선택한 냉우동이긴 하지만.

 

 

 주문 즉시 면을 뽑아서인지 손님이 많아서인지, 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나오기 시작한 음식들. 그릇이며 수저가 아기자기 예쁘기도 하다.

 

그리고 오동통통, 탱글탱글 윤이 나는 면발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른 가게에 비해 가격도 저렴한데 양도 꽤 많은 편.

 

 

 면발이 붇기 전, 서둘러 차가운 간장소스와 합체 시켜주고 구석구석 간이 잘 배게끔 열심히 뒤적거려주면 먹을 준비는 끝난다. 

 

살얼음이 동동 떠 있어 더욱 만족스러운 모양새. 입안으로 한가득 욱여넣으니, 예상했던 것처럼 쫄깃쫄깃한 면발의 식감이 확 느껴진다. 

 

 

 미끄럽다 느껴질 정도로 매끈한 겉면과 씹을수록, 젤리처럼 쫀쫀한 면의 식감. 다른 우동에 비해, 이곳의 면발이 더 두꺼운 편인데도 밀리지 않는 짭조름한 간장 덕분에 더욱 맛이 좋다.

 

튀김 부스러기도 한가득 들어있는 점도 마음에 드는 포인트. 함께 나온 유부초밥도, 달큼하면서도 따뜻한 간장 육수의 느낌이 들어 우동을 더 맛있게 해 준다.

 

 

 차가운 음식을 맛봤으니 이제 따뜻한 돈가스로 노선을 변경해 본다. 조각은 많지 않지만 등심이 두툼하게 썰려 있어 결코 작은 양은 아닌 듯.

 

테이블마다 놓인 깨는, 취향껏 갈아 넣고 듬뿍 소스를 찍어 맛을 보니 바삭바삭한 튀김옷과 촉촉한 고기의 균형이 매우 좋다.

 

 

 튀김요리가 맞는지 싶을 정도로,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라 해야 하나. 솔직히 내 취향은 미친 듯이 소스가 뿌려진 경양식 돈가스이지만, 냉우동과 함께 먹기엔 이 쪽이 훨씬 조화로운 느낌이다.

 

한 가지, 시간이 경과된 후에는 돈가스 바닥이 살짝 눅눅해져 끝까지 바삭함이 유지되지 못한 점이 아쉽긴 했지만 말이다.

 

 

 다음엔 치즈돈가스와 치즈우동으로, 위장을 치즈칠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나오는 길.

 

여름이라 덥고 힘들긴 해도, 우리에겐 냉우동, 냉모밀, 냉라면, 냉짬뽕, 냉면이 있으니 모두들 기운 내시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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