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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춘천 사람들이 가는 닭갈비집, 진미닭갈비 본점

강마 2021. 10. 1. 08:57

 

 춘천 하면 떠오르는 여러 가지 수식어들이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춘천=닭갈비가 아닐까.

 

오리지널 춘천 닭갈비는, 현재 흔히 접하는 판 형태가 아니라 숯불에 굽는 닭불고기이긴 하지만 말이다. 

 

 

 탄생 썰도 무척 재밌다. 돼지주물럭을 팔던 가게에서 재료가 떨어지는 바람에 돼지 대신 닭을 양념 해 팔아 대박이 났다는, 흔하고도 그럴듯한 이야기.

 

그래서인지 난 춘천만 가면 숯불 닭갈비만 고집했다. 그런데 춘천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친구 왈. 여기도 판 닭갈비 먹는데?

 

 

 아하하, 그렇구나. 그럼 나도 판 닭갈비 먹어야지. 숯불로 구운 것도 좋지만 쫄깃한 떡과 달큰한 양배추를 곁들여 먹는 닭갈비가 더 익숙하고 입맛에 맞으니 말이다.

 

실로 오랜만에 춘천에 방문했던 날, 드디어 닭갈비를 먹을 기회가 왔다.

 

 

 외지인인 주제에 항상 관광객들 많은 가게를 꺼리는 이상한 성격인지라, 친구에게 추천을 받고 찾아 간 가게.

 

닭갈비 골목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라, 주위에 구경거리도 없고 위치도 애매해서 손님이 없을 거라는 나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저녁 치고는 이른 시간임에도 많은 손님과, 솜씨 좋게 닭갈비를 볶아주는 직원분들, 그 사이를 매콤하면서도 맛있는 냄새가 가게를 가득 채우고 있다.

 

원래 시내에 있다가 이사를 해 온 거라 일부러 찾아오는 단골도 많다고 하더니, 자리에 앉기도 전에 맛집일 거란 확신이 드는 그런 분위기다.

 

 

 

 메뉴판도 멋짐 그 자체. 닭갈비 집에서 당연하게 파는 막국수도 없고, 면사리도 오로지 우동사리 뿐. 그리고 정말 궁금했던 닭 내장을 판다. 

 

전설처럼 이야기만 듣고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터라 잔뜩 기대감을 가지고 주문하는데 오늘은 내장이 떨어졌단다. 

 

 

 어흑. 어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하고 주문한 닭갈비 2인분. 서비스로 주신 사이다와 푸짐한 양, 뭔가 비법이 담겨 있을 법한 모양새의 양념장에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볶음 쇼. 합숙 훈련이라도 받는지 닭갈비 가게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손놀림은 어찌 이리 멋있을까.

 

 

 바닥이 눌어붙지 않게끔, 뭉침 없이 고루 양념 옷을 입혀주는 동작에 군더더기 하나 없다. 점점 색이 입혀지며 맛있는 냄새가 올라오니 침도 꼴딱 넘어간다.

 

그런데 다른 테이블을 보니, 한 군데도 빠짐없이 우동사리를 시키는 게 아닌가. 서울에서보다도 푸짐한 양에 고기도 많이 들어 남길까 걱정스럽긴 하지만, 안 먹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듯.

 

 

 추가한 우동사리까지 곱게 볶아지고 나서야 먹어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진다. 

 

설레는 마음으로 고기부터 먹고 맛을 음미해 본다. 강렬한 색깔의 양념장은, 첫인상과는 달리 슴슴한 듯하지만 스며들 듯 감칠맛이 돌아 고기와 잘 어울리고 무엇보다 닭 자체가 맛이 좋다.

 

 

 닭껍질이 붙어 있는 부위와 그렇지 않은 게 섞여 있는데, 어느 것 하나 잡내 없고 쫀쫀하다고 해야 할까. 어떤 게 퍽퍽살이고 다릿살인지 구분이 힘들 정도로 고기 자체가 훌륭한 느낌.

 

거기다 잘 볶아진 양배추와 달달한 고구마와 각종 양념을 쏙 흡수한 우동사리까지 가득 넣으면 입 안에서 행복이 팡팡 터진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곁들여 나온 생양파와 함께 하면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는 극강의 시너지를 느낄 수 있다.

 

결국 양배추 한 톨 남지 않아, 밥을 볶아 먹진 못했지만 왜 굳이 춘천에서, 훈하디 흔한 닭갈비를 먹고 와야 하는지 몸소 체험한 날.

 

 

 손님들도 대부분 가족 단위이거나 동네 친구(로 추정되는)들이 삼삼오오 모여 먹는 분위기라 더욱 정겨운 분위기를 풍기는 점도 마음에 든다.

 

그러고 보니 다른 지역에도 유독 진미라는 이름의 닭갈비 가게를 많이 본 듯한데, 그 이름의 원조가 이곳이라고 해도 납득이 갈 만한 맛을 지닌 곳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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