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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부쪽 매운 닭발집의 양대산맥, 119닭발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특별 골목 맛집

서울 동부쪽 매운 닭발집의 양대산맥, 119닭발

강마 2020. 6. 19. 07:22

 

 갑자기 30도를 넘나드는 더위가 찾아온 이후로 야외보다는 에어컨 나오는 실내, 구워먹는 고기보다는 남이 구워다 준 음식이 간절해졌다.

 

애정하는 숯불과 잠시 거리두기를 하고 대안을 찾아야 하는 요즘, 지난번 맛있는 쭈꾸미볶음을 먹은 이후 매운 음식이 계속 생각나 오랜만에 닭발을 먹으러 천호에 방문하게 되었다.

 

예전에 언급한적 있듯 119닭발은 천호에서 닭발 좀 먹는다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가게이다. 맛집만 한다는 전국 택배 서비스도 가능하니 말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대기줄이 있을 정도로 매니아가 많은 곳이라, 줄 서기 전 저녁 이른 시간에 찾아갔다.

 

마침 가게 안에 딱 1자리가 남아있어, 자리를 차지할수 있었다. (이후 다 먹고 나올 때까지 대기가 계속 있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를 살피며 오늘의 조합을 정해본다.

 

닭발 외에도 오징어볶음이나 떡볶이 같은 여러 곁들임 메뉴가 많아 닭발을 좋아하지 않는 일행과도 올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랄까, 일단 선택지가 많아 좋다.

 

국물닭발을 주문하면 한신포차처럼 냄비에 끓이면서 먹을 수 있게 나와 끝까지 따뜻한 닭발을 즐길 수 있는데 아쉽게도 국물닭발은 2인분 이상 주문이 가능하다. 

 

고민 끝에 석쇠닭발 1인분과 떡볶이, 주먹밥을 주문했다.

 

 

 

 기본으로 나오는 오뎅탕과 단무지. 

 

이 가게에서 맵지 않은 메뉴는 물밖에 없다고 농담할 정도로 오뎅국물도 굉장히 후추후추한 맛이다. 먹자마자 초록병으로 손이 가는 맛이라고나 할까. 

 

후추같은 향신료를 좋아하는 내게는 딱 맞는 맛이지만 후추를 싫어하는 분들은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듯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가게를 찾아온 손님들은 높은 확률로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테이블에서 리필 요청을 한다.

 

 

 

 오래된 닭발집치고는 모던한 인테리어도 젊은 연령층을 끌어들이는데 한몫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벽면마다 단골들의 낙서며 유명인들의 사인이 걸려있고 소주병으로 세워진 샹들리에도 멋들어진다.

 

가게 직원들도 젊은 남성분들로 이뤄져 있어 어디선가 벨이 울릴 때마다 우렁찬 대답 소리가 쏟아져 가게 안을 더 활기차게 한다.

 

 

 그렇게 가게 안을 구경하고 있으면 주문한 음식들이 하나씩 빠르게 나온다. 

 

처음 타자는 주먹밥, 119닭발의 장점은 가격에 비해 푸짐한 양에도 있는데 주먹밥 역시 섭섭지 않게 뿌려준 날치알과 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김가루를 깔아준다.

 

 

 

 자리마다 비치되어 있는 위생장갑을 끼고 한 입 크기로 잘 뭉쳐 놓아도 먹기 편하고 좋지만 비빔밥처럼 대충 섞어 수저로 떠먹어도 또 다른 매력이 있어 몇 개만 만들어놓고 말았다.

 

따뜻한 흰쌀밥에 참기름, 날치알, 김가루, 깨까지 아낌없이 담아놨으니 맛이야 보장되어있고, 매운 음식을 먹다가 진정용으로도 좋기 때문에 주먹밥은 필수로 주문해야 한다.

 

 

 

 주먹밥으로 먼저 속을 채우고 있으면 두 번째 타자 떡볶이가 나온다. 이름도 마약떡볶이, 보기에는 특이한 점이 없어 보이지만 이 아이가 생각보다 꽤 맵다.

 

양은 역시 푸짐하게 담아져 나오고 국물 떡볶이식으로 나오기 때문에 주먹밥과도 잘 어울린다. 

 

국물 먼저 조심스럽게 떠먹으면 바로 혀에서 맵기가 느껴진다. 후추와 캡사이신과 청양고추가 합심해 만든 매운 맛이라 처음부터 쭈욱 매운 맛이 유지된다. 

 

그렇지만 막 맵기만 한 게 아니라 달달한 뒷맛 덕분에 계속 손이 가는 중독성까지, 맵단맵단의 극치를 보여주는 메뉴다.

 

떡도 쫄깃쫄깃하고 오뎅도 듬뿍 들어있어 요새 유행하는 배달 떡볶이가 1만원은 훌쩍 넘는 걸 감안했을 때 가성비까지 훌륭하다. 

 

 

 

 석쇠에 마사지를 하고 오느라 제일 늦게 나온 마지막 음식, 석쇠구이 닭발. 

 

천호동에 다른 유명 닭발집인 부부닭발과 확연히 다른 구이 방식으로 양념이 많이 발려 구워 나온다. 맛도 부부닭발이 조금 더 깔끔한 매운맛이라면 여긴 온갖 재료를 더해 화려하고 무거운 매운맛의 느낌이 강하다.

 

1인분에 12~13개 정도의 발이 나오는데 다른 메뉴들과 함께 먹으면 부족하지도 않고 닭발을 즐기기에도 적당한 양이다. 

 

한 가지 아쉬운 건 발 크기가 작다 보니 금세 식어버리기 때문에 빠르게 먹어야 마지막 발 하나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고 여러 양념이 붙어있어 닭발 해체 숙련자가 아니면 발라먹기가 좀 사납다.

 

 

 너무 맵부심이 강했던 모양인지, 떡볶이 국물에 닭발까지 연신 먹고 나니 주먹밥으로도 입 안이 진정되지 않아 추가로 주문한 야끼만두. 

 

야끼만두는 처음 시켜보긴 했지만 당연히 기름에 한번 튀겨 나올 줄 알았건만 국물닭발용으로 나온 메뉴인지 차가운 만두가 나와 살짝 당황했다.

 

하지만 우리에겐 한 대접의 떡볶이 국물이 남아있어 떡볶이 그릇 밑바닥에 담가놓은 후 먹었더니 국물 맛도 중화되고 만두도 따뜻해져 만족스럽게 다 먹을 수 있었다.

 

 

 닭발이 아니더라도 (사실 떡볶이가 더 맵다.) 화끈한 매운맛을 즐기기 부족함이 없고 가격까지 착한 곳. 

 

 방문, 포장, 배달 모두 인기가 많다보니 닭발을 정말 쌓아놓고 판매하는 119 닭발.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적극 추천드린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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