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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가게와 확실히 다른 맛의 불족발, 화양시장 족발 중독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특별 골목 맛집

다른 가게와 확실히 다른 맛의 불족발, 화양시장 족발 중독

강마 2020. 6. 25. 08:57

 

 강북동쪽에서는 가장 큰 번화가인 건대입구역.

 

 전통있는 식당에서부터 유행에 맞춰 발빠르게 변화하는 신상 식당들도 많아 갈 때마다 무얼 먹어야 하나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되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거리는 번화가 중심에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있는 회양제일시장 골목이다. 언제 봐도 맛있어 보이는 떡볶이와 튀김가게에서부터 닭강정, 꽈배기 등 시선을 붙잡는 곳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실 이 날은 시장 안에 있는 최신족발을 가기 위해 나섰던 참이었는데, 지나가는 길에 있는 다른 족발집에 손님이 더 많아 호기심이 일어 족발 중독으로 방문하게 됐다.

 

 

 

 가격은 최신족발보다 조금 더 저렴한 편이고 다른 가게에서 보기 힘든 깐풍족발도 판매가 되고 있었다. 

 

 우린 불족발이 주 목적이었기에 건강+중독과 중독+깐풍족발의 조합 중 고민을 하다  기본 족발부터 먹어보자는 생각에 건강+중독 반반으로 주문을 했다. (중독과 깐풍족발을 반반으로 주문 시에만 추가 요금이 있다.)

 

 모든 외식물가가 그렇겠지만 그중에서도 족발은 정말 날잡고 먹어야 할 고오급 음식가격이 돼버렸는데 이 곳에서는 그래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가 되고 있어 마음에 들었다.

 

 

 

 어디서 그런 문화가 생겼는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족발집의 상징이 된 가게 외부에 있는 조리대.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연신 수증기를 뿜으며 맛있는 족발이 삶아지고 있다.

 

 아무래도 보여지는 곳에서 삶고 손질되는 모습을 보니 위생적인 부분에서 더 신뢰가 가긴 하는데 더위에 약한 내게는 보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른다. 

 

 

 그렇게 족발 삶는 사장님의 안위(?)를 걱정하는 동안 밑반찬이 후다닥 차려졌다. 빨강 하양의 무생채 2종과 쌈 대신 나온 상추무침, 빠질 수 없는 새우젓과 고추, 마늘, 쌈장.

 

 족발 종류도 그렇고 밑반찬에서도 다른 가게와 차별화를 두려고 노력한 부분이 많이 느껴진다. 

 

 특히 빨간 무생채가 나의 입맛과 눈길을 확 사로잡았는데, 우리가 아는 일반 고춧가루와 액젓에 버무려진 생채가 아니라 핫소스와 케챱맛이 감도는 독특한 맛이었다.

 

 김치가 먹고 싶은데 재료를 구할 수 없어 있는 재료로 맛을 낸 외국에서 만들어진 맛이라고나 할까, 고춧가루 한 알 보이지 않는데 매콤하고 묘한 중독성이 있다.

 

 

 

 역시 기본으로 나온 콩나물국도 뚝배기에 넉넉하게 담아 나오는데 이 또한 맛이 범상치 않다.

 

 어딜봐도 청양고추며 그 흔한 대파도 없이 콩나물만 끓여낸 듯한 모양새인데 국물을 먹어보면 알싸한 매운맛이 올라온다.  매운 음식을 전혀 못 드시는 분들이라면 매워서 못 먹겠다고 할 정도의 매콤함이다.

 

 전체적인 간은 콩나물 삶은 물을 먹는 듯 맹맹한데 매운 맛이 더해져 콩나물국 마저 중독성이 있다. 

 

 가게 이름이 괜히 중독이 아님을 밑반찬들이 먼저 보여준다고나 할까.

 

 

 그렇게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며 밑반찬을 탐구하고 있자니 족발이 나온다.

 

 족발 이름도 기가 막히게 지어 딱 봐도 건강해보이는 게 건강 족발이고 불그스름하니 중독성 있어 보이는 쪽이 중독(불족발) 족발이다.

 

 족발산을 이루듯 푸짐한 양에다가, 만족오향족발처럼 테이블에 열선이 깔려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식지 않게 철판에 담아주시는 배려까지, 일단 비주얼은 만족스럽다.

 

 

 

 윤기가 좔좔 흘러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족발을 눈으로 즐겼으니 이제 입으로도 즐길 차례.

 

 먼저 기본이 되는 건강족발부터 먹어보니, 오 이 집 족발 잘한다!

 

 좋아하는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방문했던 족발집들이 연신 실패해, 멀어지는 족발과 나의 사이를 화해시켜주는 맛이다. 잘못 삶으면 누린내도 심하고 살코기는 퍽퍽해지기 십상인데 여긴 껍질은 물론이고 살코기 부위까지 촉촉하다.

 

 기본 족발이 맛있으니 양념옷 입힌 불족발은 얼마나 더 맛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중독 족발도 먹어본다.

 

 역시 밑반찬에서부터 범상치 않았던 매운맛이 불족에서도 느껴진다. 고추장을 기본으로 한 양념 맛이 아니라 어딘지 모를 중화풍 가득한 매운맛이라 엄청 맵지는 않지만 입 안에 매운 맛이 잔잔히 유지가 되어 끊임없이 들어간다.

 

 

 

 양도 어찌나 넉넉하게 담았는지 무생채에도 올려먹고, 뼈도 열심히 발라먹어가며 족발산을 깎아내려도 바닥이 보이질 않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식어도 뻑뻑해지지 않고 처음 먹었을 때의 부드러움이 지속되어 마지막 한 조각까지 족발 특유의 쫄깃함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좋다.

 

 

 

 간만에 특색 있는 좋은 족발집을 발견해 기분 좋았던 날.

 

이 곳만큼은 손님이 많아져도 변치 않고 지금의 맛 그대로 유지됐으면 하는 작은 바람도 같이 담아본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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