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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시내에서 즐기는 진짜 제주 돼지의 맛, 양대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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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시내에서 즐기는 진짜 제주 돼지의 맛, 양대감

강마 2020. 11. 5. 08:24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주도를 가면 꼭 먹고 오는 음식 중 하나 흑돼지.

 

유명한 가게들이 많아 여러 군데 가봤지만 사실 찾아갈 정도의 큰 차이는 못 느끼겠더라. 그래서 나는 보통 숙소 근처의 분위기를 살핀 후 즉흥적으로 들어가는 편이다.

 

 

 늦은 비행기를 타고 입도한 날, 쌀쌀한 날씨 탓에 더욱 허기가 강하게 일어 호텔에 짐만 팽개쳐둔 채 흑돼지집을 물색하러 나섰다.  다행히 시내 쪽이라 늦은 시간임에도 불이 켜진 가게들이 많다.

 

 

 그리고 만난 두개의 고깃집.

 

재밌게도 한 군데는 딱 봐도 줄이 어마어마하게 서 있는데 다들 캐리어같은 짐을 들고 있고 한 군데는 대기는 없지만 가게 안에 회사원 같은 차림새의 손님들이 가득하다.

 

 

 나의 선택은 두말할 것도 없이 후자. 줄 서는 걸 끔찍히 싫어해서기도 하지만, (본인도 관광객이면서) 관광객들이 많은 가게는 꺼리게 된다고나 할까.

 

 

 그렇게 식당을 정하고 내부로 들어와 메뉴판을 살피니, 오 종류가 꽤나 다양하다.

 

먹어보지 못한 부위들이 많아 잠시 고민 후, 계획을 급수정해 흑돼지는 아니지만 갈리(제주돼지 생갈비)와 숭(제주돼지 오겹살)으로 1인분씩 주문을 했다.

 

 

 

 어렵게 주문을 마치고 보상처럼 차려지는 한 상.

 

싱싱한 쌈도 푸짐하게 나오고 이제는 돼지고기와 뗄 수 없는 명이나물, 고추냉이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멜젓까지.

 

 

 백김치나 단호박 샐러드, 파절이도 정갈하게 차려져 나와 기대감이 조금씩 올라간다. 맛도 전부 평타 이상은 치는 맛. 역시 회사원들의 선택은 항상 옳은 법인가.

 

 

 배고픔에 반찬을 끝도 없이 집어먹고 있자니 화력좋은 숯과 함께 돌아온 직원분이 고기를 직접 구워준다.

 

먼저 올려진 건 갈리. 갈빗대가 잘 붙어 있는 제주 돼지갈비로 딱 봐도 고기가 심하게 맛있어 보인다.

 

 

 갈빗대부분과 고기를 숙련된 솜씨로 스윽 분리한 후 본격적인 굽기 시작.

 

화력이 원체 좋아 얼마 되지도 않아 표면에서 기름이 자글거리고, 이어 가위로 슥슥 잘라주니 안에까지 아주 잘 익었다.

 

 

 숭이 구워지는 동안 먼저 익은 갈빗살부터 소금 톡 찍어 맛을 본다. 

 

제주 흑돼지야 워낙 유명하지만 상대적으로 일반 돼지는 잘 알려지지 않아, 육지와 비슷할 줄 알았건만 나의 오만이자 오산이었다.

 

 

 몇 번 씹지 않아도 꿀떡 넘어가는 부드러움과 기분 좋게 느껴지는 적당한 기름짐. 더군다나 전문가들이 직접 구워주니 편한 건 물론, 굽기 정도가 딱 알맞아 맛이 더욱 좋다.

 

 

 갈비살은 멜젓보다는 마늘 소스나, 고추냉이와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마늘 조금 올려 같이 구워진 대파를 올려 먹으면 파절이도 쌈도 필요 없을 정도. 

 

 

 여러가지 양념을 곁들여 열심히 갈비를 다 해치우니 마침맞게 익은 오겹살.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하게 고기를 구워준 후 직원분은 유유히 떠난다.

 

사실 바로 앞에 있으니 좀 부끄러워서 격식을 차리며 먹고 있었는데 이제는 정신줄을 놓고 먹을 타임.

 

 

 김에도 싸먹고, 한라산도 곁들이고 미나리도 씹어주고 그야말로 먹고 뜯고 씹고 맛보고 즐기는 제주에서의 첫 식사.

 

 

 똑같은 버섯일텐데 버섯조차도 맛이 더욱 좋은 느낌적인 느낌에 마냥 행복하다. 그러나 줄어드는 고기만큼 아쉬움은 더욱 커지는 법.

 

그럴 땐 후식이지!

 

 

 찌개류는 조금 무거운 느낌이라 오늘의 후식은 비빔냉면으로 결정. 냉면과 곁들일 고기 몇 점을 사수하고 냉면이 완성되기만을 목이 빠지게 기다려본다.

 

 

 사실 냉면 자체는 맛이 있다 없다 하기 어려울 정도로 평범한 맛이지만 냉면은 그저 거들뿐. 고기 토핑 하나 올려주는 순간 심심한 냉면도 고급 냉면이 되어버리는 제주 돼지의 신비함을 느낀다.

 

 

 별 기대감없이 들어간 가게에서 제대로 당해버린 제주 돼지의 매력. 

 

역시 이 맛에 여행을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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