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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방울까지 맛있게, 뚝배기짬뽕전문 수빈관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그냥 식당

마지막 한방울까지 맛있게, 뚝배기짬뽕전문 수빈관

강마 2021. 6. 24. 14:07

 

 차를 타고 지나다 보면, 허허벌판에 뜬금없이 중국집과 마주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도저히 음식점이 있을 자리도 아니고, 배달도 어려울 것 같은 애매한 위치이지만 가게 앞에는 제법 많은 차가 주차되어 있는 그런 가게 말이다. 

 

 

 괜스레 '맛집인가?' 라는 생각에, 가보고 싶지만 미리 그 위치를 알지 않는 이상 주행 중 쉽사리 들어갈 수 없다는 게 함정. 

 

언젠가는 꼭 한번 가보리라 마음만 먹고 있다가, 김포를 지나던 중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가게를 만나게 됐다. 가게 이름은 수빈관, 생긴 지 오래되진 않았는지 깔끔한 내. 외부가 인상적이다. 중국집이라기 보단 캐주얼 레스토랑 같은 느낌이랄까.

 

 

 중국집에서는 항상 짜장, 짬뽕, 탕수육 주문이 습관인지라 빠르게 주문을 마치고 가게 구경에 나섰다.

 

외곽에 있는 가게답게 넓은 실내를 지니고 있어, 들어설 땐 몰랐는데 자리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니 역시, 점심시간이란 것을 감안해도 손님이 많다.

 

 

 그리고 눈에 띈 한가지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마치 국밥집을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짬뽕을 먹고 있다는 것.

 

가게 이름에서도 짬뽕 전문점이라고 적혀 있긴 했지만, 뚝배기로 나오는 짬뽕은 처음인지라 기대감이 차오른다. 그리고, 중국집답게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앞에도 뚝배기 하나가 놓인다.

 

 

 생각보다 훨씬 큰 뚝배기 안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홍합짬뽕을 시켰을 뿐인데 각종 해산물이 잔뜩 들어있어 해물탕스러운, 바람직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특히나 일반적인 짬뽕에 비해 기름지지 않고, 마늘향이 은은하게 퍼져 깔끔하고 칼칼한 국물 맛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아무리 뒤져봐도 면이 없다? 

 

 

 

 혹시 주방에서 면을 넣는 걸 깜박했나? 아니면 원래 이집은 면사리를 따로 추가해야 하는 건가? 오만 생각이 교차할 즈음, 마침맞게 탕수육과 짜장면을 가지고 직원분이 오셨다.

 

조심스레 여쭤보니, 이 곳은 짬뽕 주문 시 간짜장처럼 면이 국물과 따로 나온단다. 원하면 밥으로도 변경 가능하다고. 그제야 안심하고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한다.

 

 

 뭐든 그렇지만 튀김요리는 역시 갓 나왔을 때 먹어야 제 맛 아니겠는가. 서둘러 탕수육으로 젓가락이 마중을 나간다.

 

나는 튀김옷이 바삭한 옛날식 탕수육을 더 좋아하는데, 찹쌀 탕수육이긴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겉이 바삭바삭해 좋다. 고기도 밑간이 잘 되어 있어 소스 없이 고기만 먹어도 맛있다.

 

 

 그러니, 달짝지근한 소스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을 수 밖에. 한번 먹기 시작하면 입천장이 뒤집어지는 줄도 모르고, 연거푸 집어먹게 되는 마성의 탕수육.

 

그리고 중간중간 짬뽕국물과 오징어, 새우같은 해산물을 주입해가며 입을 헹구고 짜장면과 탕수육 사이를 종횡무진한다.

 

 

 짜장면도, 탱글탱글한 면발과 잘 볶아진 옛날식 짜장면의 느낌이 강한 소스가 아주 잘 어울린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짬뽕과 탕수육의 존재감이 워낙 강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외면받게 된다는 점이랄까.

 

짬뽕의 양이, 면도 국물도 다른집 곱빼기 수준이라 느껴질 정도로 많다 보니, 다른 메뉴와 같이 먹을 때에는 차라리 짬뽕밥으로 먹는 게 더 효율적일 듯.

 

 

 짬뽕의 건더기도 많고, 국물 자체도 면보다는 밥과 더 어울리는 맛인지라 밥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걸 몰랐던 게 내심 안타깝다.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과는 다르게 짜장, 탕수육은 싹 비우고 짬뽕만 남겼다는 사실.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만큼 양이 많아서이긴 했지만 말이다.

 

 

 국도변에서 만난 식당에서, 기대한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을 얻게 되어 마음도, 배도 든든했던 날.

 

외딴곳에서 배달도 하지 않는 중국집 주차장에 차가 그득하다면, 주저 않고 돌진해도 된다는 삶의 깨달음을 꼭 기억하시길.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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