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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피쏘, 얼음소주와 화덕 피자를 즐길 수 있는-방이동 외쿸부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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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피쏘, 얼음소주와 화덕 피자를 즐길 수 있는-방이동 외쿸부엌

강마 2020. 6. 16. 08:41

 

 방이동 먹자골목을 지나갈 때마다 궁금했던 가게가 있다.

 

 한글의 신비로움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간판, 과연 저곳은 미국부엌일까 외국부엌일까. 가게 외부에 메뉴판이 놓여 있어 파는 음식을 봐도 미국과 외국 둘 다 그럴싸해서 친구들과 항상 언쟁을 했었던 곳이기도 하다.

 

 결국 검색을 통해 알아보니 정식명칭은 외쿸부엌. 주종목은 이탈리안 음식.(이게 더 놀라웠다.)

 

 예전에도 언급했듯 최근에야 저변이 넓어졌다고 해도 방이동 먹자골목은 직장인 상권에 해당하는 곳인데, 여기서 이탈리안 음식을 내세운 퓨전 술집이라니. 

 

 벌써 생긴지 꽤 지난 곳인데 다짐만 하다 드디어 방문해보게 되었다.

 

 

 

 가게 내부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꽤 넓다. 단체석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큰 테이블을 중심으로 좌석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데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우리가 첫 손님인 듯했다.

 

 그 맞은편으로 오픈 형식의 주방이 눈에 띈다. 식당인지 술집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넓은 주방에 찐이탈리안 음식점에서만 보던 커다란 화덕이 놓여 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과 물, 새우칩을 가져다준다.

 

 이미 1차로 반주를 하고 온터라 가볍게 맥주 한잔 마시러 온 거였는데 다양한 메뉴와 더불어 또렷이 적혀있는 [소주] 라는 글자가 내 마음을 뒤흔든다.

 

 

 

 가게 외관을 봐도 그렇고 파는 메뉴를 봐도 소주를 팔꺼같지 않았는데 이게 웬 횡재람. 피맥보다는 피쏘, 치맥보다는 치쏘를 즐기는 내겐 매우 감사한 일이다.

 

 다양한 음식을 먹는 걸 좋아하는 내게도 처음보는 생소한 메뉴들이 많은 것도 그렇고 진짜 화덕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사장님이 메뉴에 많은 연구를 하시지 않았을까 싶다.

 

 시켜보고 싶은 메뉴는 엄청 많은데, 일행들 모두 배가 잔뜩 불러있는 상황이라 난감할 따름이다. 토론 끝에 화덕이 있으면 피자가 수제일 거라는 결론에 도출, 피자를 주문하기로 했다.

 

 그런데 피자 종류만도 5가지라 애꿎은 새우칩만 씹으며 고민을 하다 피자류 중에서 유일하게 옆에 고추그림이 그려져 있는 디아블로 피자가 당첨되었다.

 

 

 

 

 그렇게 힘든 선택의 시간들이 지나고 마음 편히 피자를 기다리며 다시 한번 가게를 둘러보니, 판매되는 메뉴도 그렇고 반짝이는 조명이나 분위기가 소위 말하는 인스타 감성이라고나 할까. 데이트 장소로도 연말 모임 장소로도 제격인 듯하다.

 

 하지만 내게는 그런 것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소주!!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롭습니다...)

 

 소주가 가장 맛있는 온도인 -20도 정도의 냉동(?)으로 보관되어 있다. 얼기 직전 샤베트형태로, 술을 따르면 쪼르륵이 아닌 호도독 잔에 떨어지는 느낌.

 

 한 잔 마시면 알콜의 쓴 맛보다는 얼음의 시원한 맛이 더 강해 어느 순간 훅 취하는 게 단점이지만 마셔보면 더운 여름날 맥주 한잔보다 더 전율이 인다.

 

 피자가 나오기 전 피클로 안주를 대신해본다. 당근과 무, 오이까지 다양한 종류가 들어있고 모양이 불규칙한 것으로 보아 이 또한 수제인 듯하다.

 

 

 

 그렇게 한 잔 두 잔 마시고 있으니, 저 멀리 주방에서부터 고소한 냄새가 솔솔 풍기며 존재감을 드러냈던 피자가 합석을 했다.

 

 크기는 그렇게 크진 않지만 딱 봐도 얇고 쫀쫀한 도우에 치즈와 페퍼로니, 올리브도 듬뿍 올라가 있다. 

 

 비주얼과 냄새 모두 합격이니 이제 가장 중요한 맛을 볼 차례.

 

 

 

 담백한 도우 위로 적당히 소스가 뿌려져 있어 오히려 핫소스의 매콤함이 치즈와 페퍼로니 맛을 깔끔하게 잡아준다. 피자 나 치즈라면 질색을 하는 어르신들도 좋아할 만한 맛이다.

 

 보통 피자전문점에서 판매되는 피자들은 도우가 너무 두꺼워 꼬다리는 안 먹고 버리는 사람( 내가 그런다....)들도 많은데 외쿸부엌에서는 화덕 피자답게 도우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점도 좋다.

 

 눈에 띄는 간판 덕에 뜻하지 않게 만나게 된 진짜 음식점. 

 

 다른 메뉴들도 찾아보니 이 가게만의 비법으로 술안주로도 좋고 식사메뉴로도 훌륭해 보이는 것들이 많아 오랜만에 재방문의사 200%인 신상 가게를 찾은 느낌이다.

 

 매일 같은 안주가 지겨웠거나 색다른 가게를 찾는다면 방이 먹자골목으로 방문해보시는 건 어떨까.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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