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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좋아하는 사람들 다 모여라, 구공탄 곱창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특별 골목 맛집

치즈 좋아하는 사람들 다 모여라, 구공탄 곱창

강마 2020. 7. 21. 08:26

 

 치즈가 생각날 때 흔히들 피자, 햄버거를 떠올리지만 내 기준, 치즈는 구워서 고기와 함께 먹는 조합이 가장 좋은 듯하다.

 

 하여 치즈가 당길 때 늘 방문하는 곳이 두 군데가 있는데 한 곳은 천호에 있는 여수동치즈갈매기이고, 다른 한 곳은 군자에 있는 구공탄 곱창이다.

 

 곱창집에서 치즈라니? 싶겠지만 방문해보시면 그 비밀이 풀리리라. 오늘의 주인공 치즈와 친구들을 만나러 군자에 가보도록 한다.

 

 

 

 군자에서 가장 유명한 가게라고 하면 곱창대란을 일으켰던 화사가 방문한 대한곱창을 꼽을 수 있는데 구공탄곱창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맛집으로 유명하다.

 

 대한곱창과 다른 점이 있다면 구공탄 곱창은 돼지를 사용하고 곱창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점이랄까, 막창이나 곱창외에도 꼼장어나 갈매기살도 판매하기 때문에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더 선호하는 집이다.

 

 군자는 평일에 더 붐비는 상권이라 평일 저녁시간대는 늘상 대기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한가한 주말에 방문했다.

 

 

 토요일 5시에 방문했는데 이미 가게 안이 북적북적하다. 다행히 만석은 아니라 에어컨이 잘 오는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잠시 더위를 식히며 메뉴를 고민해본다.

 

 석쇠판은 한 판에 12,000원이고 메뉴를 2가지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치즈판으로 변경할 경우 5천원이 추가되나 그래도 17.000원으로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잠시 고민을 하다 오랜만에 꼼장어가 보고 싶어, 꼼장어는 소금, 오돌갈비는 양념에 치즈판으로 주문했다.

 

 

 

 이 곳은 모든 메뉴가 100% 조리되어 나오기 때문에 뜨거운 불 앞에서 땀 흘릴 걱정이 없어 좋다. 나오는데 시간이 좀 소요된다는 게 함정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기다리는 동안 심심한 손님들을 위해 사장님은 비책을 다 마련해두셨다.

 

 첫번째는 호다닥 차려주는 밑반찬. 매콤한 콩나물국과 쌈채소, 양파와 고추간장절임, 쌈무까지 뭐, 여기까진 다른 식당하고 동일한데 여긴 기본물이 무려 헛개수가 나온다.

 

 

 

 개인적으로 과음한 다음 날 많이 찾는 음료가 헛개수인데 여기선 기본으로 나오니 술을 마시면서도 해장이 되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 좋다.

 

 두번째는 1인당 1알씩 달걀후라이를 해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가게 앞쪽에 밑반찬 셀프바와 더불어 후라이를 해 먹을 수 있게 식용유, 케챱, 후라이팬이 놓여져 있어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간단히 요기를 할 수 있다.

 

 

 

 뜨거운 기름에 튀기듯 구워 겉은 바삭하고 노른자는 반숙인 상태로 취향껏 조리해서 자리로 가져오면 밑반찬이 +1 생성된다.

 

 조리해서 나오는걸 더 선호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식당 입장에서는 일손도 덜 수 있고 불필요한 음식물쓰레기도 방지할 수 있는데다 손님 입장에서도 취향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 개인적으로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기본찬들을 안주 삼아 부지런히 잔을 기울이고 달걀후라이를 다 먹어 갈 때쯤 주문한 메뉴가 숯 위에 살포시 놓여진다. ( 다 익혀 나오긴 하지만 식지 않게 숯 두어개 정도를 넣어준다.)

 

 캬~여러 번 봐도 감탄 나오는 비주얼에 어깨춤이 절로 난다. 

 

 칼군무를 추듯 각자의 영역에서 선을 넘지 않고 뽐내고 있는 친구들. 가운데 마요네즈와 양념이 들어간 소스통을 기준으로 부추가 확실히 선을 그어주고 꼼장어와 오돌갈비는 마늘, 양파와 함께, 치즈와 계란, 떡은 사이좋게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

 

 

 

 판의 두께가 제법 있기 때문에 보이기엔 면적이 넓지 않아 보여도 먹다보면 치즈 양이 상당히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따뜻할 때 젓가락에 둘둘 말아 치즈 먼저 한 입 먹어본다,

 

 100% 자연산 치즈만 사용한다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듯 광고의 한 장면처럼 쭉쭉 늘어나고, 구우면 구울수록 맛이 진해지기 때문에 누룽지처럼 치즈의 누른 부분만 긁어먹는 것도 별미다.

 

 

 

 그렇다고 치즈외에 다른 메뉴가 맛이 떨어진다거나 하지도 않아 손님이 많은 이유를 절로 공감하게 된다.

 

 잘못 조리하면 냄새가 나고 질겨지는 재료들만 주로 다루고 있다 보니 손질법에 도가 트신 듯 어떤 메뉴를 먹어도 실망한 적이 없었다.

 

 특히 이 날은 꼼장어가 꼬들꼬들하게 잘 익혀져 소금구이임에도 감칠맛이 좋아 꼼장어만으로 시킬걸 살짝 후회까지 들었다.

 

 

 

 빨간 양념이 먹음직하게 물들은 오돌갈비는 사용 부위를 바꾸셨는지 예전보다 붙은 살이 더 많아진 느낌이다. 나는 뼈 있는 부분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약간 아쉬웠으나 고기는 항상 옳으니 뭐.

 

 치즈 위에서 고기를 한바탕 굴려 두꺼운 옷을 입혀준 다음에 입에 넣고 씹으면 입 안 가득 고소한 치즈향이 퍼지다가 달큼한 양념 맛이 녹아들고 고기의 육질과 치즈의 질감이 한데 어우러진다.

 

 이 맛에 돈 버는구나, 자본주의의 맛에 흠뻑 취하는 날이다.

 

 

 

 또 한가지 가게의 특색이랄까 재밌는 점은, 애주가인 나조차도 처음 들어보는 다양한 주류들을 판매하고 있는데 그때마다 항상 이벤트가 있어 살림살이 챙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날은 제주술인 푸른밤 주문 시 어여쁜 전용잔을 주는 행사를 하고 있어서 (1병당 1개씩 준다.) 고이 모셔왔다.

 

 곱창이나 막창을 못먹는 일행이 있어도 같이 즐길 수 있고 맛있는 치즈와 음식이 있는 곳, 저렴한 가격은 덤이니 부담 없이 도전해보시는 건 어떨까.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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