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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도시여행
봄밤의 정취가 그대로 살아있는 곳, 칠성야시장 본문
그동안 영업을 하지 못했던 야시장들이 3월 1일 이후부터 속속 정상 영업을 하고 있다.
물론 비수도권에서만 가능한 부분이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야시장이 열린다고 하니 어찌나 설레던지.
동남아의 야시장과 다르게 우리나라의 야시장들은 화장실도, 먹을 수 있는 공간들도 깔끔하게 정돈이 되어 있다는 게 큰 장점 중 하나.
왁자지껄한 거리의 분위기도 좋지만, 야시장의 꽃은 아무래도 먹거리이니 위생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대구에는 칠성, 서문시장 등 유명한 야시장을 비롯, 다른 곳에서도 야시장이 꽤나 여러 개 열리는데 내가 방문한 곳은 칠성 야시장.
오후 6시부터 12시까지 운영을 하고 (주말 기준) 평일에는 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니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보고 가는 것이 좋다.
선뜻 다가온 봄기운에 가족과, 연인과 봄밤을 맞이하러 나온 사람들의 발걸음에서 두근거림이 느껴지는 야시장만의 묘한 매력.
한쪽에서는 길거리 공연도 진행되고 있어 분위기가 더 아련 아련해진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야시장 분위기의 완성은 , 아직은 차가운 밤공기 사이로 울려 퍼지는 각종 음식 냄새.
큐브 스테이크에서부터 삼겹살 김밥, 닭꼬치, 전, 팟타이 등등등. 야시장 단골 메뉴들을 판매하는 매대가 일렬종대로 쭈욱 늘어서 있다.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다른 사람들은 뭘 사가는지 살펴보며 나름의 맛집을 꼽아보는 것도 시장 특유의 재미랄까.
그런데 문제는, 배는 부른데 숯불 위에서 자글자글 거리는 소리와 은은히 퍼지는 불향에 자꾸 발걸음이 멈춰 선다.
결국 참지 못하고 주문을 한 닭꼬치. 현금이 있었던가 생각해보며 지갑을 뒤적거리는데 요샌, 카드는 물론 온누리 상품권, 제로 페이, 계좌 이체까지 대다수의 결제 수단이 가능하단다.
역시 문명의 발전은 이런 곳에서 느껴지는 것인가. 길거리 음식을 만나면 당황하지 않기 위해 가슴속에 꼭 품고 다니던 만 원짜리를 이제는 안 챙기고 다녀도 될 듯.
데리야끼, 매운맛, 치즈 중에 매운맛으로 골라 소중히 안아 들고 다음 목표물을 향해 돌진!
야시장마다 다른지는 몰라도 칠성 야시장에서는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쇼핑을 마친 후 자리를 잡고 앉아 먹을 수 있어 좋다. 요새는 마스크 때문에 걸어 다니면서 먹을 수가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또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그 메뉴, 김치전.
보통 야시장에서는 큐브 스테이크나 좀 색다른 메뉴를 많이들 먹곤 하는데 아재 입맛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
무려 1,500원이나 더 써서 오징어 김치전을 주문을 하고 다시 시작된 기다림의 시간.
저 멀리 들리는 음악 소리와 김치전이 부쳐지는 지글거리는 소리가 하모니를 이루는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 마치 별 세상에 온 이 느낌이 너무 좋다.
후다닥 계산을 하고 와서 이제는 본격적으로 먹어 보자!
주류는 맥주나 칵테일 같은 가벼운 음료만 판매를 하고 있어 좀 아쉽긴 하지만, 시원한 생맥주 한잔에 매콤한 닭꼬치가 무척이나 잘 어울려 만족스럽다.
숯불에 구워 불향이 고루 잘 배어들고, 쫄깃한 살코기에 양념도 듬뿍 발라져 있어 언제 먹어도 실패 없는 닭꼬치.
그리고 적당히 기름지고 청양고추가 쏙쏙 박혀있어 물리지 않는 김치전. 오징어가 비싸서인지 그 존재감이 약하게 느껴지는 게 아쉽긴 했지만, 분위기에 취해서인지 더욱 맛있게 느껴졌던 안주들.
오랜만에 코로나 시대가 아닌 일상으로 돌아온 듯한 착각이 들어, 그 설렘이 남달랐던 야시장 투어였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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