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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의 추억이 절로 떠오르는 곳, 동성로 떡볶이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특별 골목 맛집

학창시절의 추억이 절로 떠오르는 곳, 동성로 떡볶이

강마 2021. 3. 18. 08:49

 

 전남지역의 기세에 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식의 도시 중 하나인 대구.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좋아하는 도시 중 하나다.

 

대구 10미를 비롯한 다양한 먹거리부터, 근대 역사의 문화가 잘 살아있는, 나에게는 가면 갈수록 정이 가는 대구를 다녀왔다.

 

 

 여타 방문지도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대구의 명동 (지금은 서울 명동이 더 조용하지만)이라 불리는 동성로에서 받은 문화충격은 그야말로 쇼킹 그 자체.

 

전에는 겉핧기식으로만 와 봤던 터라 몰랐지만, 시간 여유를 두고 차분히 돌아다녀보니 낮과 밤의 색깔이 다르고 골목의 가닥마다 색다른 분위기에 놀랐다고 해야 할까.

 

 

 허다하게 가게가 바뀌는 서울의 여느 번화가와 다르게, 딱 봐도 오랜 시간 자리를 잡아왔음직한 노포들이 수두룩한 것도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그 맛과 역사를 상상하며, 여기저기 신나게 골목길을 돌아다니는데, 엄청 가보고 싶게 생긴 떡볶이 집이 보인다.

 

 

 안 그래도 즉석떡볶이 마니아, 노포 마니아인 내게 거부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기며 골목 한켠 우두커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곳. 가게 이름마저 쿨한 동성로 떡볶이.

 

마치 삼청동 먹쉬돈나의 초창기 분위기를 보는 듯한 메뉴와 가게 위치가 더할 나위없이 매력적이다.

 

 

 

 마침 점심을 무얼 먹을까 고민하고 있었던 터라 망설임없이 문을 열어제껴 들어가 보니, 워후~생각보다 넓은 가게 안과 저렴한 가격,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포진해 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가족 단위의 손님이 많았는데, 아마도 이 가게가 생겼을 무렵부터 다니던 소년, 소녀가 커서 아이를 낳고 이제는 그 아이와 함께 온 듯한 분위기?

 

 

 하염없이, 한 여고생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펼쳐지며, 혼자 드라마 한편 완성하고 있을 때쯤, 다 골랐으면 주문을 하란다.

 

암요, 먹으러 왔으니 주문은 해야지요. 사실 아침을 먹고 나온터라 배가 고프진 않지만, 가격이 저렴해서 그런지 왜 이렇게 넣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많은지.

 

 

 다행히 떡볶이는 종류별로 1인분씩 섞어서 주문도 가능해, 가장 기본인 동성로와 해물을 반반 섞기로 하고 해물 분위기를 좀 더 낼 셈으로 오뎅사리와 라면사리 추가에, 빠지면 섭한 튀김은 김말이로 결정을 했다.

 

끓기 시작하면 양념장이 풀릴 수 있게 잘 저어주고, 튀김은 갓 튀겨나왔으니 따뜻할 때 간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고 떡볶이에 넣어 먹어도 좋다는 사장님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완성된 그때 그 시절의 즉석 떡볶이 한상.

 

 

 마트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두께가 얇아, 즉떡에 더 어울리는 오뎅과 쫀득쫀득한 쌀떡, 푸짐하게 들어있는 양배추의 단 맛까지 국물에 녹아들어 아직 덜 끓였음에도 벌써 맛이 좋다.

 

색은 곱디 곱지만 맵지도, 달지도 않아 더 당기는 그런 맛이랄까.

 

 

 바삭한 김말이는, 물론이요 떡볶이 자체가 워낙 맛있어 처음 즉석떡볶이를 접했을 때의 충격이 절로 떠오르는 맛.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진 내가 먹어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예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그런 소중한 가게를 만난 기분이다.

 

 

 누가 대구까지 가서 굳이 즉석 떡볶이를 먹냐고 묻는다면, 당당하게 동성로 떡볶이를 가보라고 하고 싶은 가게.

 

결국 혼자만 당할 수 없어 다음날 가족들과 함께 먹을 요량으로 포장을 해, 서울까지 고이 모셔온 이 떡볶이집을 매일 접할 수 있는 대구 사람들이 부럽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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