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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도시여행
경리단길 분위기 좋은 곳, 코레아노스 키친 본문
우리나라의 짜장면과 같은 위치를 가진 미국 음식이라고 하면 단연코 타코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명실상부 짜장면이 한국 음식이듯, 미국식 타코는 멕시코의 타코와는 노선 자체가 다른 느낌이랄까. 타코벨이나 온더보더같은 거대 프랜차이즈가, 전 세계에 퍼트린 맛을 주로 먹고 있는 나로서는 어쩌면 진정한 타코 맛을 모르는 걸지도.
어찌됐건 타코는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다.
지금이야 개인 가게들에서부터 체인점까지 다양하게 골라 먹을 수 있지만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멕시칸 요리를 파는 곳이 많지 않아 , 타코 찾아 삼만리였던 내가 주로 찾던 곳은 압구정.
그때만 해도 쌀국수집은 물론, 타코에 고수를 넣어주는 곳은 거의 없었는데, 친구가 데려간 지하 으슥한 멕시칸 요리 전문점에서 그야말로 고수와 양파를 산더미같이 쌓은 타코를 먹어보곤 감명을 받았더란다.
그 가게가 바로 코레아노스 키친 본점이었다.
지금은 멕시칸 전문요리점이 많아져 굳이 압구정까지 갈 필요는 없지만, 오랜만에 이태원을 방문했던 날 갑자기 그 추억이 떠올라 발길이 향한 곳, 코레아노스 키친 녹사평점.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분위기 좋은 실내에서, 꽤 괜찮은 멕시코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가게 중 하나다.
안내해 준 자리로 앉으면 주류에서부터 메뉴까지 어마어마한 목록이 들어간 메뉴판과 함께, 기본 메뉴인 나초와 형형색색의 소스 4종이 제공된다.
한 가지 야박한 사실이라면, 칩도 소스도 추가 시에는 금액이 붙는다는 것.
그래도 바삭바삭한 칩을, 원하는 소스에 콕 찍어 한입 먹는 순간 손이 멈추지 않는다. 만일 무료 리필이라면 나부터도 4~5번은 거뜬히 먹을 정도로 맛이 좋으니, 유료인걸 순순히 인정할 수밖에 없달까.
시원한 생맥에 칩을 먹으며 찬찬히 메뉴판을 보고 우리가 선택한 건, 트러플 머쉬룸 퀘사디아와 쉬림프 타코.
이 곳은 기본적으로 고수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원치 않는다면 주문 시에 필히 따로 달라고 하거나 빼 달라고 요청을 해야 한다.
난 고수를 애정 하는 사람이지만 두 가지 버전을 다 먹어보고 싶어 따로 달라고 부탁을 했다.
특유의 꼬릿 하면서도 풍미 넘치는 향과 함께, 먼저 등장한 퀘사디아. 바삭바삭 잘 구운 또띠야에 버섯과 치즈가 넉넉히 들어가 있다.
소고기나 닭고기가 들어간 퀘사디아보다 담백하면서도 어딘가에서 기품이 느껴지는 맛. 따뜻할 때 시원한 맥주와 함께 먹으니 기다리는 시간이 10분이라면 먹는 시간은 그야말로 순식간이다.
퀘사디아 한판과 나초까지 싹싹 치우고 나서야 등장한 쉬림프 타코. 이 집은 타코 주문 시에 또띠야를 옥수수와 밀가루 중에 택할 수 있게 선택권을 주는 점도 좋다.
내가 선택한 건 옥수수였는데, 이 편이 조리시간은 좀 더 걸리지만 쉽게 접할 수 없다 보니 여기만 오면 항상 옥수수로 주문을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생긴다.
신선한 야채와 감칠맛 나는 살사와 탱글탱글한 새우, 바삭쫀득한 또띠야의 조화로움이란,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그런 맛이다.
본연의 맛을 봤으니 이번에 고수를 듬뿍 담아서도 먹어본다. 아, 확실히 내 입맛에는 고수를 듬뿍 넣는 게, 타코의 매력이 더 잘 느껴지는 듯한 느낌. 남은 고수를 탈탈 털어 두 입만에 타코도 클리어!
이제 슬슬 야외에서 즐기기 좋은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다양한 메뉴와 루프탑 같은 분위기 좋은 가게들이 즐비해 있는 곳 경리단길.
여행의 아쉬움을 이런 곳에서라도 잠시 위로받아보는 건 어떠실지.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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