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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생이 추천하는 숨은 맛집, D-27 이자카야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그냥 식당

세종대생이 추천하는 숨은 맛집, D-27 이자카야

강마 2021. 4. 30. 08:58

 

 여러 번 언급했듯, 난 학교 근처의 식당들을 사랑한다.

 

다른 유명상권에 비해 복잡하지도 않고, 학생들 위주로 판매를 하다 보니 합리적인 가격대는 물론이요 푸짐한 양과, 규모가 작은 가게에서만 느낄 수 있는 포근함이 있달까.

 

 

 그래서 내가 졸업한 학교가 아니더라도, 대학가 근처를 자주 찾곤 하는데 이번에 방문한 곳은 세종대학교 근처의 작은 식당, D-27 이자카야.

 

정확하게는 세종사이버대학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 메인 상권에서는 벗어나 있는 곳인지라 인근 거주민이나 학교 관계자만 알 법한 조용한 골목에 자리 잡고 있다.

 

 

 알려준 이에 따르면, 가게가 협소한 터라 7시가 넘으면 만석이 되기 쉽상이라, 이른 시간에 방문하거나 예약하는 걸 추천한다고 한다.

 

예약할 경황이 없어 퇴근 후 빠르게 달려가 도착한 시간은 6시 30분경. 카운터 쪽 바 좌석을 제외하곤 한자리만 남아있는 상태였으니 아슬아슬하게 세이프를 한 셈이다.

 

 

 자리에 앉아 차분하게 메뉴판을 보니, 가게 이름은 이자카야지만 일식요리를 기반으로 하는 무국적 주점이라는 사장님의 소개글이 먼저 눈에 띈다.

 

과연, 메뉴들도 연어회부터 타다끼등 정통 일본요리부터 감바스나 찹스테이크, 심지어 탕수육과 볶음밥까지 굉장히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대학가스러운 저렴한 가격은 덤.

 

 

 

 수 많은 메뉴 앞에 무얼 시켜야 하나 당황스러울 찰나, 주위를 둘러보니 바지락술찜과 연어회가 인기 메뉴인 듯. 하지만 이날 무척이나 배고팠던 나는, 탕수육과 크림나베가 포함된 묵직한 8번으로 주문을 했다.

 

이자카야에서 먹는 광동식 탕수육과 로스트 치킨 크림나베는 어떤 맛이려나. 생소한 메뉴라, 주문을 해놓고 나니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지만 이미 주문은 주방 어딘가로 넘어갔으므로, 추천해준 지인의 안목에 맡기는 수밖에.

 

 

 가벼운 밑반찬과 개인 접시가 나오고 난 후, 주문에 정신이 팔려 미처 보지 못했던 가게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그릇들이며 실내 인테리어가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감성이다.

 

또 한 가지, 술을 주문을 하니 벽 한편에 장식되어 있는 곳에서 원하는 잔을 선택할 수 있게끔 되어있다는 점도 재밌다.

 

 

 찬찬히 잔을 고르고, 가게를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나온 로스트 치킨 크림나베. 

 

그런데, 그릇이 좀 심하게 크다. 가격대와 이자카야임을 감안했을 때 대충, 라면 그릇 정도의 크기에 나올 줄 알았건만 닭한마리도 들어갈 크기의 그릇에, 양도 꽉꽉 눌러 담아져 있다.

 

 

 도대체 이 큰 그릇에 뭐가 들어갔나 싶어 휘휘 저어보니 큼직한 닭도 푸짐하게 들어가 있고, 떡볶이라 불려도 될 만큼 많은 떡과, 양파, 감자, 느끼함을 잡아 줄 쥐똥고추까지 그냥 다 많이 들어간 듯.

 

뜨거울 때 얼른 퍼 담아, 국물부터 먹어본다. 

 

 

 오, 북유럽 어딘가에 사시는 할머니의 레시피대로 끓인 맛인가? 굉장히 느끼하고 텁텁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나 좋다. 아플 때 먹어도 좋을 만큼 속이 든든해지고 몸이 따뜻해지는 기분.

 

국물뿐만 아니라 재료들이 다 하나같이 맛이 좋아 알맹이 건져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로스트 치킨은, 닭 비린내가 하나도 없고, 오히려 이게 소고기인지 닭고기인지 모를 정도로 고기가 부드러워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놀란 크림나베를 먹고 나니 같이 주문 한 탕수육에도 기대가 더욱 커지는 찰나, 등장한 탕수육.

 

사장님 손이 크신 듯 이마저도, 어지간한 중국집보다 많은 양이 나온다.

 

 

 고기도 두툼 두툼하게 썰려, 한 덩이만 씹어도 입이 꽉 차고, 바로 튀겨 나와서 부먹임에도 겉은 바삭 속은 뜨끈뜨끈. 양뿐만이 아니라 어설픈 중국집보다 훨씬 맛도 좋다.

 

아무래도 크림나베가 맛은 있지만 양도 워낙 많고 아재 입맛인 내게, 살짝 물릴 수도 있었던지라 더욱 맛있게 느껴진 듯.

 

 

 한쪽에 놓인, 유자? 같은 상큼한 드레싱이 곁들여진 샐러드도 맛있긴 마찬가지. 둘 다 무거운 음식들이라 후레시한 음식이 생각났는데 샐러드가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한 가지 탕수육에서 아쉬웠던 점은, 소스가 너무 맛있는데 조금밖에 안 나온다는 사실. 아쉬운 마음에 접시 바닥에 뭍은 소스까지 끌어모아 먹었을 정도로 맛이 좋았다.

 

 

 이 정도는 가볍게 해치우리라 주문 전에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먹고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양이 너무 많아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그 와중에 또 서비스까지 나온다.

 

매달 소소한 이벤트가 진행되는데, 이번 달은 7시 이전 방문 손님에게는 치즈케이크를 준단다.

 

 

 완제품은 일절 사용하지 않고 직접 다 만든다고 했으니, 베이킹마저 섭렵하신 능력자 사장님이신 듯. 심지어 돈 주고 사 먹어도 안 아까울 정도로 맛까지 좋다니....

 

여러모로 알게 되어 뿌듯한 집을 만나, 기분 좋은 날. 조만간 재방문하리란 확신이 드는 집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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