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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원주 메밀골 동해막국수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원주 메밀골 동해막국수

강마 2021. 7. 16. 13:40

 

 서울 동남권에 살고 있는 이점 중 하나라고 한다면, 강원도가 가깝다는 것. 최근 고속도로 확장도 많이 된 덕분에, 대전보다 더 빠르게 다녀올 수 있다.

 

해서, 매주 뒷산을 다니며 키워왔던 등산 실력을 뽐내고자 치악산을 가기 위해 원주로 향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도 아닌, 장마 날 일 줄이야. 무지막지하게 퍼붓다 멈추는 국지성 호우가 지속되는 날씨.

 

이대로 산에 올랐다가는 미아가 되기 쉽상이라 등산을 포기하니 일정이 붕 떠버려 시간이 남아돈다. 이럴 땐 역시 맛집 탐방이지.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나에게는 강원도하면 떠오르는 원탑 메뉴 막국수가 생각났다. 날씨도 후텁지근하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맞으며 살얼음 둥둥 뜬 막국수 국물을 꿀떡꿀떡 먹는 그 기분이란.

 

캬아~먹기 전부터, 나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도착한 곳은 원주역 인근의 메밀골 동해막국수.

 

 

 응? 그런데 도착하고보니 어딘가 상호가 익숙하다. 옛날에 용인에서 한번 가봤던 기억이 있는데, 잘 살펴봐도 체인점은 아닌 듯하다. 막국수계의 전주식당 같은 상호인 건가. 

 

원주시 대표음식점 현판이 보란듯이 붙어있으니, 평타 이상은 하겠지 싶은 마음으로 안으로 들어선다.

 

 

 누군가가 그런말을 했더란다. 낮부터 연배 지긋하신 분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정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곳은 백 프로 맛집이라고.

 

여기가 딱 그 모양새다. 물론 점심시간 즈음이기도 했지만, 동네 어르신들은 전부 모이신 듯, 넓은 실내가 손님들로 바글바글하다. 심지어 동네 행사가 있나 착각할 지경.

 

 

 

 나름의 안심을 한 뒤, 자리에 앉아 시선을 돌려 메뉴판을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은, 요즘 면요리의 가격이 2 국밥은 될 정도로 비싼 경우가 많은데, 주 메뉴는 물론 곁들임 메뉴까지 가격이 무지 착하다.

 

 

 포슬포슬한 만두에도, 쫄깃한 편육에도 시선은 가지만, 역시 막국수는 메밀전에 싸 먹어야 오롯한 메밀 향을 느낄 수 있다는 신념으로 메밀전과 물, 비빔 막국수를 하나씩 시키기로 했다.

 

손님이 원체 많아서인지, 막국수보다 먼저 마중나온 메밀전.

 

 

 4천원이란 가격이 무색할 정도로 으마으마한 사이즈를 자랑한다. 반죽의 배합이 궁금할 정도로 적당히 바삭도 하지만, 쫄깃도 하고 심심한 듯 적당한 간까지. (그냥 맛있다는 소리다.)

 

아삭한 열무김치에 싸 먹어도 맛이 좋고, 간장에 콕 찍어 먹어도 맛이 좋아 막국수에 싸 먹을 분량을 남겨 놓기까지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했다.

 

 

 남은 메밀전을 사이에 두고, 고뇌에 빠졌을 때 마침맞게 나온 막국수들. 

 

비빔은 냉육수와 함께 제공이 되지만, 그냥 비벼도 될 정도로 양념이 촉촉한 상태라 더욱 맛이 좋아보인다. 기본 간을 모르는 상태기 때문에 추가 양념 없이 먹어본 첫맛은 그냥 합격, 무조건 합격.

 

 

 입맛에 따라 겨자, 설탕, 식초를 추가해도 좋지만, 본연의 맛이 너무 좋다. 양념도 양념이지만, 메밀향 그윽한 면발이 딱 내 스타일이다.

 

어설픈 집에서, 메밀면이라고 칭하기도 어려운 면을 사용하는 막국수와는 차원이 다른 맛.

 

 

 그리고 김가루와 깻가루가 소복이 담겨 있지만, 은은하고 슴슴한 맛이 일품인 물막국수의 육수 또한 훌륭하다.

 

평양냉면과도 같이, 처음 먹을 때의 맛과 두번째 입 안에 머금었을 때가 달라지는 오묘한 느낌. 국물만 마셨을 때와, 메밀향 가득한 면이 육수와 어우러지는 순간순간, 깊은 감동을 준달까나.

 

 

 개인적으로 냉면에 가위를 쓰면 맛이 달라진다는 둥, 그런 이야기에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지만, 이 메밀면만큼은 가위질하기 미안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아껴뒀던 메밀전에 비빔막국수를 양껏 올려 싸 먹으면 메밀향은 두배로! 맛은 네 배로 증폭된다.

 

 

 생각지도 않게 만난 찐 막국수 맛집에, 감동과 함께 무언의 위로까지 받게 된 날.

 

역시 강원도와 막국수의 조합은 항상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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