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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 동동 오리지날 서울식 냉면, 유천냉면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살얼음 동동 오리지날 서울식 냉면, 유천냉면

강마 2021. 7. 23. 09:45

 

 수도 없이 이야기했지만 난 냉면을 정말 사랑한다. 시린 겨울에 먹어도 맛있지만 특히 더운 여름날에는 그저 빛과 같은 존재가 바로 냉면이 아닐까.

 

흔히 냉면이라고 하면, 이북식 즉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이 떠오르지만 이남식 냉면도 꽤 많다는 사실.

 

 

 전문가가 아니라 잘은 모르지만, 내가 먹어본 바에 의하면 이북식은 맛부터 고명까지 정갈한 반면 이남식은 고명도 육수도 풍부한 느낌이다.

 

그래서 자극적인걸 좋아하는 내게는 찰떡인 이남식 냉면, 그중에서도 살얼음 동동 띄운 냉육수의 시초인 서울 유천냉면에 다녀왔다.

 

 

 유천냉면은 전국적으로 지점이 많지만, 집 근처에 본점이 있는 이른바 냉세권에 살고 있어 평소에는 본점으로 방문을 한다. 그렇지만 이날은 바로 옆 풍납1동점으로 향했다.

 

이유는 단순하게, 세트 메뉴를 먹기 위해서이다. 냉면집에서 왠 세트냐 싶겠지만, 유천냉면과 해늘찹쌀순대가 한 브랜드가 된 덕분에 냉면집에서도 순댓국을 먹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유천냉면의 독특한 점.

 

 

 그런데 본점에서는 순대와 순대국같은 단품 메뉴는 팔고 있지만, 수육과 순대, 냉면 세트는 없기 때문에 나같이 반주를 선호하는 분들에게는 풍납동점을 추천한다.

 

들어서자마자 마음 속에 정해 둔 5번 세트와, 추가로 만두까지 주문하고 잠시만 기다리면 따끈한 온육수와 각종 양념, 밑반찬이 나온다.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빵빵 터지는 온육수는, 해장에도 그만이고 추운 겨울날이면 텀블러에 담아다니며 먹고 싶은 맛이다. 

 

냉면이 나오기도 전에 한 주전자 비워버릴 태세지만, 그랬다간 나중에 물배부터 차는 불상사가 일어날 것을 알기에 조금씩 아껴먹기로 한다.

 

 

 

 가장 먼저 나를 반겨준 아이는 만두와 비빔냉면을 주문하면 나오는 냉육수. 

 

유천냉면의 시그니쳐와도 같은, 반쯤 얼려 나오는 냉육수는, 온육수와 같은 재료이지만 온도에 따라 그 맛이 상당히 다르게 다가온다. 위가 시릴 정도로 차가우면서도 재료의 맛이 식도를 타고 온 미각을 흔들어 깨우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모양은 냉동만두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만두피와 소에서 그 완성도의 다름을 말해주는 수제 만두. 

 

속이 꽉꽉 차 있어 혼자 4알만 먹어도 충분히 배가 부르고, 목이 막힐 즈음 온육수로 마무리해주면 내 몸안에서 맛 좋은 만둣국 한 그릇이 뚝딱 만들어진다.

 

 

 그 다음으로는 수육과 순대 한 접시가 준비됐다. 비빔냉면 가격이 9.500원인데 13,500원이 세트 가격이니, 4천 원으로 누릴 수 있는 사치인 셈.

 

순대도, 수육도 부위 별로 골고루 나온 점도 좋지만, 국내산 암퇘지만을 사용한다는 자부심에 걸맞게 잡내가 1도 나지 않고 육질의 쫄깃함이 남다르다.

 

 

 유천냉면이 다 좋은데 한가지 단점이라고 하면, 냉면에 고기 고명이 없다는 점인데 그 점을 보완해주기 좋은 모듬 수육 세트.

 

새우젓갈에 찍어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비빔냉면에 싸 먹으면 아주 그냥 막 정신줄 놓고 먹기 딱 좋다.

 

 

 그리고 기다리고 고대했던 오늘의 주인공 비빔냉면까지 나오고 나서야 상차림이 완성됐다.

 

냉면을 먹으러 왔다기엔, 너무 고기고기한 식단이긴 하지만,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어보길 좋아하는 나에겐 최고의 상차림.

 

 

 밑에 깔린 면이 무겁진 않을까 걱정될 만큼 산더미같이 쌓아 놓은 고명을 조심스레 내려놓고, 육수를 조금 부어 열심히 비빔 비빔 해준다.

 

여긴 물이나 비빔이나 공통적으로 고명에 커다란 배 한 조각이 들어가 있는데 아주 달고 시원해 매콤 달콤한 양념과의 조화가 끝내준다. 여기서 배워, 나도 집에서 냉면을 해 먹을 때 종종 써먹는 방법.

 

 

 면도, 메밀 함유량이 많은 평양냉면과 다르게, 쫄깃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이고 양념과 육수의 간도 강한 편이라 굳이 비교를 하자면 옛날 시장 냉면이 고급화된 느낌이다.

 

냉면 한입, 만두 한입, 온육수 한번 쉬었다가 냉면에 수육을 올려서 또 한입 먹다 보면 어느샌가 보이는 냉면 바닥. 그것마저 아쉬울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고 일반 냉면과는 확연히 다른 매력에 빠지게 되는 곳.

 

 

 평양냉면이 겨울에 생각나는 음식이라면, 여름이라면 절로 떠오르는 시원하고 강한 맛의 서울식 유천냉면.

 

시원한 냉육수를 벌컥벌컥 들이켜는 순간, 잠시라도 이 지긋지긋한 더위를 잊게 해주는 고마운 음식이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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