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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평택 3대 버거, 미스리햄버거

강마 2021. 7. 30. 09:38

 

 서울에 수십 년을 살면서도 가보지 못한 수도권의 도시들이 많다. 전에 말했던 강화도를 비롯해서 안산, 안양 등등.

 

경기도 자체가 면적이 넓은 탓도 있지만, 가깝다 보니 다음에 가보지라는 생각에 계속 미루게 되는 나의 게으름이 더 큰 몫을 차치할 듯.

 

 

 그러다 최근 JTBC에서 방영하는 백종원의 국민음식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음식도 좋아하고 역사도 좋아하는 편인지라 무척 재밌게 보고 있는데, 문제는 방송이 끝난 뒤 몰려오는 허기짐.

 

그동안 꾹꾹 참으면서 보긴 했는데, 햄버거편에서 결국 일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내 눈을 사로잡은 건 고급 수제버거도, 유명 프랜차이즈의 버거도 아닌 한국식 햄버거. 

 

평택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부대 정문에 위치한 평택국제중앙시장. 소위 말하는 평택 3대 버거라고 불리는 미스리, 미스진, 송쓰버거 이 세 군데가 모두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햄버거 하나 먹겠다고 서울에서 송탄까지 길을 나선 햄버거 원정대.

 

가는 동안 검색을 해보니, 세군데 가게 각각의 스타일이 명확하기 때문에 맛의 우열을 가릴 수 있다기보단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는 듯. 

 

 

 모든 가게의 햄버거를 하나씩 포장해와 비교해가며 먹는 재미도 있겠지만, 그만큼 위대하진 못한 내장을 가진 나는, 한 바퀴 돌아본 뒤 결정하기로 했다.

 

주차도 공영주차장 이용시 1시간 30분 무료이기 때문에 시간 여유가 있기도 했고 말이다.

 

 

 

그런데 마침, 올해들어 최고 기온을 기록한 날 떠난 탓에, 차에서 내리고 나니 눈에 뵈는 게 없다. 

 

숨이 턱턱 막히는 찜통더위에, 그늘 한 조각 없는 무자비한 날씨. 그때 주차장 바로 앞에 오래된 건물 1층에 'miss lee'라고 적힌 간판이 보인다. 

 

 

 다른 가게 구경이고 나발이고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으로, 바로 미스리햄버거로 돌진. 이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포장을 해가는 손님들도 많고, 내부에 취식 공간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나는 당연히 먹고가는 쪽을 선택. 워낙 많은 메뉴 앞에서 살짝 선택 장애가 오긴 했지만.

 

 

 오리지널 햄버거 4천원을 시작으로 패티나 토핑 추가에 따라 달라지는 가격. 세트 메뉴는 4천 원이 추가되는데, 왠지 감자튀김이 큰 의미는 없을 것 같아 최종적으로 스테이크 버거와 오리지널 핫도그에 콜라만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주문 즉시 만들기 때문에 약간의 기다림이 있긴 했지만, 드디어 완성 된 만원의 행복.

 

 

 은박지에 돌돌 말려있는 모습을 보니, 아련한 향수가 느껴질만큼 설렌다. 지금은 보기 힘든 몸이 되었지만, 프랜차이즈가 활성화되기 전에는 이게 햄버거 포장의 국룰이었지.

 

스페셜이 아닌 일반 버거로 주문했음에도 꽉꽉 차 있는 햄버거의 단면도, 무척이나 만족스럽다. 나눠먹을 요량으로 두 가지 모두 잘라달라고 부탁을 드렸는데, 반쪽만 들어도 무게감이 느껴질 정도.

 

 

 조심스레 은박지를 벗겨내고 한 입 베어 무는데, 턱이 다 아플 지경이다. 그리고 느껴지는 그때 그 추억의 맛.

 

촌스러울만치 가득 뿌려진 머스터드와 케챱, 스테이크 소스가 계란후라이, 양배추, 빵에 스며들어 맛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준다. 

 

 

 스테이크 버거에 들어가는 패티만 따로 떼먹어봤는데, 오히려 패티에서는 큰 맛이 나질 않는다. 다 함께 뭉쳐있을 때 진가를 발휘하는 게 옛날식 햄버거의 마력이라고나 할까.

 

빵도 윗면은 부드럽고 바닥 쪽은 바삭하게 구워 씹는 맛은 물론, 소스에 빵이 젖지 않아 끝까지 바삭한 빵을 먹을 수 있게 의도하지 않았나 싶다.

 

 

 핫도그도 햄버거와 마찬가지로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고, 부대찌개에 빠져서는 안 되는 미국식 소시지 특유의 향과 짭쪼롬한 맛이 풍미를 더욱 살려준다.

 

큰 단점이라면, 절대 깨끗하게 먹을 수가 없다는 것.

 

 

 크기도 크고 속도 풍성하고 소스도 듬뿍 뿌려져 있으니, 입가며 손에 소스가 다 묻어 내 손가락이 햄버거인지 핫도그인지 모를 물아일체의 경지가 되고 만다.

 

모르긴 몰라도, 어린아이를 동반하거나 만난 지 얼마 안 된 커플들에게는 함께 먹기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 않을까.

 

 

 햄버거, 핫도그 하나씩 먹었을 뿐인데 터질 듯 부른 배를 부여잡고 꾸역꾸역 구경을 나가보니, 날씨 탓인지 시국 탓인지 거리에 다니는 사람은 없지만 외쿡스러운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이태원이 외국사람 많은 한국 느낌이라면, 여긴 정말 외국에 온 듯한 이국적인 색채가 느껴지는 기분.

 

 

 노포 덕후인 나로서는, 매장의 옛 모습이 없어진 건 아쉽지만 익숙한 듯 낯선 한국식 햄버거의 맛이 너무 좋았던 날.

 

어차피 여행도 못 갈바에, 서울에서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이곳으로 햄버거와 함께 잠깐이라도 여행을 온 기분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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