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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도시여행
부대볶음 드셔 보셨나요? 의정부부대찌개거리 양주식당 본문
가득 들어있는 햄과, 감칠맛 나는 사골 국물, 새콤한 신김치가 어우러지는 맛이 나는 음식을 묻는다면, 한국 사람들은 백이면 백 부대찌개라고 대답할 터다.
그런 부대찌개 하면 생각나는 도시, 의정부. 부대찌개의 원조라고 흔히 알려져 있는 곳이지만 난 부대찌개거리를 가 본 적이 없다. 집에서 의정부가 딱히 먼 거리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뭉티기 먹으러 대구도 가보고, 돼지국밥 먹으러 부산은 많이도 가봤는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부대찌개는 다른 지역음식에 비해 호불호가 없는 덕분에 상향 평준화가 돼 버려, 동네마다 으레 부대찌개 맛집 하나쯤은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던 어느 날, 마트에서 파는 부대찌개 밀키트를 사다 집에서 먹고 있는데, 밀키트인 만큼 햄도, 재료도 부실해서 일까.
갑자기 의정부에서 먹는 부대찌개 맛이 너무나 궁금해 졌다.
그리하여 부대찌개를 먹으며 부대찌개를 검색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의외로 부대찌개보다는 부대볶음 마니아들이 많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햄찜은 먹어 봤어도 부대볶음은 먹어보지 못한 터라, 이보다 좋은 핑계가 어딨을까. 다음날 퇴근 후 바로 의정부로 달려갔다.
교통 체증을 견디며 드디어 도착한 부대찌개거리.
축제가 있었던 모양인지 거리마다 조명도 예쁘게 장식해 놓아 괜스레 기분이 좋다. 딱히 갈 곳을 정하지 않고 분위기를 보며 들어갈 생각으로 온 지라 골목 한 바퀴를 둘러봤다.
원조로 알려진 오뎅식당은 역시 사람도 많고 본관, 별관, 주차장까지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좋긴 한데, 여긴 부대볶음을 안 판다.
목적이 분명했기에 요리조리 가게들을 둘러보는데, 골목이 끝날 때쯤 보이는 글자. '부대볶음의 원조' 양주 식당.
오호, 원조라는 말이 여기저기 붙어있긴 하지만 부대볶음을 전면에 내세우는 곳은 이곳밖에 없었기에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밥시간이 한참 지나 도착한 덕분에, 기다림 없이 빠르게 받은 상차림. 허겁지겁 반찬부터 먹어 보는데, 어묵이 별 맛이 없다.
이런, 오늘은 뽑기 실패인가. 긴가민가 하는 마음으로 콩나물도 집어 먹어보는데, 얘도 뭐 그냥 맛이 그렇다. 순간 기운이 쑥 빠지며 허탈한 마음이 들지만, 이미 주문이 들어간 거 어쩌겠나.
더군다나 부대볶음은 원래 테이블에서 직접 볶아주는데, 손님이 별로 없어 센 화력으로 주방에서 따로 볶아서 내주겠다는 사장님의 친절함에 미안한 마음도 들었고 말이다.
애써 속상하지 않은 척 부대볶음만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자니, 부대찌개와 볶음의 사이 어디쯤에 있는 비주얼을 가진 부대볶음이 나왔다.
얼핏 봤을 때, 짜글이 같기도 한데 일단 냄새와 양은 백 퍼센트 만족. 감자만 더 익혀 먹고 다른 건 바로 먹어도 상관없다는 말에 국물부터 먹어 보기로 했다.
마늘이 듬뿍 들어가 칼칼하면서도 시원한데 햄과 다진 고기, 야채에서 나오는 엑기스가 모여 국물이 진짜 진하다. 밥이 기본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면사리를 추가하진 않았는데, 당면이나 만두를 넣어도 잘 어울릴 듯하다.
햄도 제대로 미쿡맛나는 스팸과 소시지를 사용해 맛있고 베이컨도 듬뿍 들어가 더욱 내 스타일이다.
감자에도 감칠맛 나는 국물이 쏙 배어, 햄과 김치에 남은 반찬을 때려 넣고 밥에 비벼 먹으니 진짜 맛있다. 난 왜 이제까지 몰랐던 건지, 진짜 맛있는 건 의정부 사람들만 먹고 있었나 보다.
좋아하는 음식 목록이 하나 더 늘어버린 날. 이러다 세상 모든 음식을 좋아하게 될 지경이지만, 그럼 또 어떠한가.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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