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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특별 골목 맛집

한국인은 밥심, 천용맛집 솥밥정식

강마 2022. 1. 6. 11:58

 

 낯선 지역인데 정보가 전혀 없는 상황, 거기다 식사까지 해야 한다면? 나의 선택은 관공서다.

 

그렇다고 관공서에서 밥 달라고 하는 건 아니고. 다 년간 겪어 본 결과 대부분의 시, 군청 근처는 번화가이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맛 좋은 식당들이 많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부터 길을 나서 충주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가 막 넘은 시간. 커피 한잔만 달랑 마신 터라 무척 시장하다.

 

충주는 처음인지라 아는 곳도 없고, 경유지였기에 정보도 없는 상황. 평소의 신념대로 무작정 충주시청 앞으로 향했다.

 

 

 인근 공영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주위를 둘러보기로 했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식당도 수두룩하다.

 

가까운 곳에 패스트 푸드나 분식집은 몇몇 눈에 띄지만, 날도 춥고 속이 허해 갓 지은 밥에 뜨끈한 국물, 생선구이, 다양한 밑반찬이 깔린 한국인의 밥상이 간절하다.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며 문은 열었는지 어떤 메뉴를 파는지 확인하고 있던 찰나, 유니폼을 입은 한 무리가 우르륵 식당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봤다.

 

재빠르게 쫓아와 위를 올려다 보는데 '진짜 맛있는 가마솥밥' '모든 메뉴에 즉시 지어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가슴에 확 박힌다.

 

 

 지금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진 식당이 아닌가. 망설임없이 안으로 들어서는데, 한산한 골목과 대비될 정도로 많은 손님이 식사를 하고 계셨다.

 

거기다 끊임없이 울리는 배달 앱 소리와, 미리 차려진 상차림들도 서너 개 눈에 띄는 걸 보니 제대로 찾아온 듯.

 

 

 자리에 앉아 메뉴를 스캔해보니 전형적인 백반집 메뉴판의 모습이다. 한가지 아쉬운 건 모든 식사가 2인부터 주문이 가능하기에 다양한 메뉴를 맛보긴 어렵다는 점 정도.

 

지체 없이 정식 2인을 주문하고 앉아 있으니 상이 차려지기 시작하는데, 정말 반할 수밖에 없다.

 

 

 손 많이 가는 반찬이 다양하게 나오는 것은 둘째치고, 두부나 소시지같이 따뜻하게 먹어야 맛있는 반찬들은 즉시 부쳐 나온다는 것. 

 

바쁜 와중에, 그렇게 하는 건 정성과 신념이 있지 않는 이상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고등어도 일일이 손질을 해놔서 가시 바를 필요가 없고, 양도 넉넉한 데다 무엇보다 하나같이 맛이 좋다. 특히 갓 지어 나온 가마솥밥은 정말 진짜 엄청 맛있다.

 

맨밥만 먹어도 단맛이 난다고 해야 하나. 씹을수록 고소하고 차진 느낌에 숟가락질이 멈춰지지 않는다.

 

 

 달달하면서 슴슴하지만 싱겁지 않아 밥에 비벼 먹기 딱 좋은 뚝불, 짭조름하면서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고등어, 적당히 얼큰하면서도 본연의 구수함이 살아있는 된장찌개, 그 어느 곳보다 맛이 좋은 흰쌀밥.

 

흔히 집밥같은 구성이라 하지만, 정작 집에서 이렇게 해 먹으려면 힘도 들고 맛 내기 어렵다는 걸 요리를 해 본 사람들은 알지 않을까.

 

 

 그렇게 하나씩 음식에 깃든 정성을 느끼며, 마지막으로 숭늉까지 훌훌 털고 나니 발끝까지 온기가 도는 느낌이다.

 

평소에 비해 굉장히 과식을 했지만, 속은 전혀 더부룩하지 않아 더 만족스럽다.

 

 

 그리고 끊임없이 돌아다니며 반찬은 부족하진 않은지, 입에는 맞는지 확인하시는 사장님의 친절함에 더욱 대접받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해 준 곳.

 

어찌 보면 평범한 구성이라 특별함은 없지만 그렇기에 매일 먹어도 물리지 않는 한국인의 밥상.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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