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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그냥 식당

저렴하고 맛있고 푸짐한 강촌 백반집, 윤가식당

강마 2022. 2. 18. 09:11

 

 나이 생각을 하지 않고, 스키장에서 격하게 놀고 난 다음날. 모든 관절과 근육에서 비명을 질러 댄다.

 

밥이라도 든든히 먹어야 할 듯해, 강촌역 근처 식당과 펜션들이 밀집해 있는 번화가로 내려갔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인지 주말임에도 썰렁한 거리에 마음이 아프다. 

 

내가 학교를 다녔을 때만 해도 MT의 메카답게 점심쯤이면, 단체로 놀러 온 대학생 무리들로 식당이 항상 북적였는데 지금은 몇 집 걸러 붙어있는 '임대문의' 현수막과 텅 빈 주차장만 자리하고 있다.

 

 

남아 있는 식당마저도, 누가 춘천 아니랄까 봐 절반 이상이 닭갈비 집이다. 물론 닭갈비 맛있지. 맛있긴 한데, 지금 먹을 기분은 아니랄까.

 

해장국집도 간간히 있고, 칼국수 집도 보이지만 마음에 훅 들어오는 게 없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든든하고 속이 편한 밥이 먹고 싶어 밥집을 찾는데, 길 건너편 유일하게 손님이 북적이는 식당이 눈에 들어온다.

 

궁금증이 일어 가게 앞에 놓인 간이 메뉴판을 보니 전형적인 백반집 메뉴. 빙고! 마침 찾던 메뉴인 데다 손님까지 많으니 망설일 이유가 없다.

 

 

 

 7~8개 정도의 테이블이 있는 다소 아담한 공간. 생긴 지 오래되지 않은 가게인지 깔끔한 식기와 내부가 마음에 든다. 

 

한창 점심때인지라 마지막 남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으니, 우연찮게도 쓰레기통 옆. 냄새가 나거나 한 건 아니라 크게 신경 안 썼는데 사장님이 너무 미안해하신다. 

 

 

 부부로 추정되는 중년의 두 분 사장님 모두 어찌나 친절하신지. 되려 내가 죄송해질 정도다. 

 

연신 괜찮다고 안심(?)을 시켜드린 뒤 주문한 제육볶음. 순두부와 심각하게 고민을 하다 옆에서 먹는 걸 지켜보니 주방에서 반조리가 되어 나와, 자리에서 직접 볶아가며 먹는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

 

 

 기본 상차림도 백반집의 정석답게, 가짓수가 많기보단 하나같이 밥과 좋은 친구가 되어 주는 아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반찬을 좀 야박하게 주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밥과 반찬은 셀프로 리필이 가능하다. 더 가져다 먹을 때마다 많이 먹으라는 사장님의 응원은 덤.

 

 

 기본으로 나온 시래기 된장국은, 건더기가 푸짐해서 좋고 구수하면서도 끝에 살짝 감도는 매콤함에 질리지 않는 맛.

 

제육볶음이 타지 않게 돌봐가며 반찬에 밥 한 숟가락씩 먹으니 어느새 반찬도 밥도 절반 이상이 없어졌다. 모자란 반찬을 채우고 와서 본격적으로 고기를 먹어 볼까나.

 

 

 내가 만드는 제육볶음은, 청양고추와 고춧가루, 설탕을 미친 듯이 투하해 불량식품 같은 집밥이라면 여기는 맵지 않고 달지도 않고 하지만 간은 딱 맞는, 정말 엄마가 해준 제육볶음의 맛이다.

 

전체적으로, 왠지 나 같은 뜨내기손님보다는 인근에서 장기로 일을 하거나 동네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을 법한 가게랄까.

 

 

 평소보다 과식했지만 전혀 속은 더부룩하지 않아 좋았던 곳.

 

다음에 또 강촌을 오게 된다면 올 가게가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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