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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도시여행
자극적이고 강한 맛의 중국집을 좋아한다면, 청해 본문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방문하던 주말.
이 날씨에 운동이란 걸 해보겠다고 나섰다.
본래의 목적은 배드민턴이었으나, 어제 먹은 술은 안 깨고 흐릴 거라던 일기예보는 1도 맞지 않는다.
내가 흘리는 것이 땀인지 알콜인지,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다급히 해장할 곳을 찾기 시작했다.
최근 자주 방문해서 눈에 익기 시작한 남한산성입구역 부근인데, 주말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문을 연 곳이 많지 않다.
세 번에 거쳐 길을 건너고 나서야 세 개의 식당이 나란히 늘어선 것을 발견했다. 두 군데는 해장국집, 하나는 중국집.
마음은 해장국이 더 끌리긴 하는데, 중국집 앞에 있는 오토바이가 자꾸 눈에 밟힌다.
내가 낯선 곳에서 중국집을 볼 때, 우선시 하는 첫 번째가 배달을 하지 않는 곳이고 차선은 자체 배달을 하는 곳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밥보다 면이 땡기기도 했고, 결국 청해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는 구조라 몰랐는데, 들어오니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깔끔한 인테리어, 생각보다 많이 넓은 실내가 눈에 확 들어온다.
홀에서 먹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지만, 식당 안은 포장, 배달과 음식조리로 정신없이 바쁘다. 역시 주말 아점은 짜장면 배달이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피니, 음 비싼가? 요즘 물가를 도통 모르겠다. 내 기준에서는 비싼 듯한데 칼국수도 만원이 넘으니 이게 맞는 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탕수육은 포기하고 싶지 않아, 짜장면 싱글세트와 청해짬뽕으로 주문을 했다.
주문이 많이 밀려보여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는데, 단무지와 함께 검정 액체가 든 밥그릇을 하나 주고 간다. 호기심에 살짝 먹어보니 탕수육 소스다. 한약 냄새가 은은하게 나는데 특이하게 점도가 거의 없다.
곧 주문한 메뉴들이 쭉쭉 나오는데, 짜장과 짬뽕의 비주얼이 예사롭지 않다. 색채감이 뚜렷해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해야 할까.
갓 튀겨 입천장 까질 듯 뜨거운 탕수육부터 간장을 찍어 먹어본다. 튀김옷이 얇아 무척 깔끔한 맛. 개인적으로는 뿅의 전설 탕수육이 더 내 스타일이긴 했지만, 찹쌀 탕수육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선호할 맛이다.
다른 가게에 비해 단가가 높은 대신, 짜장은 유니짜장이 기본이다. 다진 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어 좋고 조금 더 고급진 맛이 난다.
호불호가 가장 갈릴 메뉴는 짬뽕이었는데, 특이하게도 콩나물이 다량으로 들어가 있다. 건더기도 많이 들었고 육수 자체가 묵직하고 찐한 맛이라 해장보다는 술안주로 더 어울릴 듯한 맛이다.
건강해지러 나왔다가 나트륨과 칼로리만 잔뜩 얻고 왔지만, 오랜만에 자기만의 특색이 뚜렷한 중국집을 만난 날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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