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 맛집 돼지저금통, 추억의 연탄구이

 

 성남 을지대 앞에 연탄구이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온 돼지저금통.

 

특정 음식이 유독 당기는 날이 있는데, 이 날 내가 그러했다. 평소에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를 부르짖는 나답지 않게 소갈비가 무척 먹고 싶었다.

 

 

 그리하여 돼지갈비를 버리고 찾아온 남한산성입구역.

 

등산으로도 오고 친구를 만나러 오기도, 맛집을 찾아온 적도 있는데 여긴 처음 보는 곳이다. 그도 그럴게 가게 위치가, 생각지도 못한 주택가 골목에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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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가게 안에는 고기 굽는 연기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난 갈비살을 먹으러 오긴 했지만, 대부분 돼지 모듬구이를 먹는 분위기라 순간 마음이 흔들린다.  

 

 

 격한 고민 끝에, 결국 갈비살 2인분과 밥 하나를 주문하고 부족하면 돼지고기를 추가하기로 결정을 했다.

 

오랜만에 만나 더 반가운 연탄이 먼저 자리를 잡은 후 상이 차려지는데, 칼국수집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김치 퀄리티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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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이 봐도 이건 한국 김치라고 단언할 수 있을 만큼, 때깔과 자태가 고운 단지가 두 개 나오는데 하나는 동치미요 하나는 배추김치와 알타리다.

 

남기면 아까우니 조금씩만 덜어 자리에 세팅을 하고 먹어보니, 슴슴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난다.

 

 

 단독으로 먹기엔 심심하지만, 고기와 함께 먹으면 기름기를 싸악 내려줄 듯한 맛이다. 

 

오렌지부터 배, 고추, 레몬 등이 들어가 뱅쇼를 연상시키는 동치미도 탄산맛이 강해 김치라기보단 디저트 같은 즐거움을 준다. 

 

 

 그 외에 나온 파채와 상추, 깻잎도 싱싱하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밥과 함께 나온 김치찌개와 술이 식지 않게 옷(?)을 입혀준 점이었지만 말이다.

 

메뉴판에 찌개류가 따로 판매되고 있어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큼직한 양푼에 고기와 두부가 잔뜩 들어간 김치찌개가, 공깃밥을 주문하면 무료로 제공된다. 

 

 

 밥도 압력솥으로 직접 지었는지 찰기가 있어 밥만 먹어도 맛이 있다. 전체적으로, 음식 하나하나에 진심이 담겨 보이는 가게라고나 할까.

 

고기는 주문 즉시 잘라주는지, 다소 시간이 지나서 나왔는데 과하게 기름지지도 않고, 너무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두께가 마음에 든다.

 

 

 뜨겁게 달궈진 판에 적당량의 고기를 올린 후, 하나하나 정성껏 구워 소금을 한 꼬집 뿌려 쌀밥 위에 올려 먹는다.

 

연탄향이 뭉근하게 배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고기는 적당히 기름져 좋다. 육질이 탄탄하지만 질기지는 않고 오히려 식감을 더 좋게 해 준다고 해야 하나. 

 

 

 아침부터 갈비살이 그렇게 먹고 싶었던 이유가 바로 이 맛에 있었나 보다.

 

고기가 막 나왔을 때는 양이 좀 적다 싶었는데 소고기는 역시 소고기인지 다 굽고 나니 배가 무척이나 부르다.

 

 

 연탄불에 구워 먹는 껍데기를 맛보기 위해서라도 조만간 재방문해야 할 집. 

 

환기가 잘 되지 않아 먹고 나면 걸어 다니는 고깃집이 되는 걸 제외하곤 만족한 곳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