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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특별 골목 맛집

청량리노포 해장국집, 복순네감자탕

강마 2025. 1. 14. 10:14

 

 청량리, 그중에서도 경동시장이 초행길이라면 높은 확률로 길을 잃게 된다.

 

시장이 워낙 크기도 하고 개미굴처럼 여기저기 연결되어 있는 데다 골목이 비슷비슷해 왔던 길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한 혼돈의 경동시장.

 

 

 오히려 그런걸 즐기는 사람도 있는데, 그게 바로 나다.

 

천 원에 5개짜리 붕어빵 한 봉지를 사들고 과일도 구경하고 약재도 구경하고 사람들이 줄 서 있으면 괜히 얼씬거리기도 하는 재미가 시장의 묘미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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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또 한가지, 의식의 흐름대로 길을 걷다 보면 뜻하지 않는 맛집을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다.

 

추운 날, 시장을 다섯바퀴쯤 돌고 슬슬 체력이 떨어질 때 약령시장 뒷골목에서, 복순네 감자탕도 그렇게 만나게 됐다.

 

 

 감자탕을 먹을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가게 앞에서 은은히 흘러나오는 돼지사골 향이 찬바람에 섞여 들어 급격하게 허기짐을 느낀다.

 

가게 모습만 보면 서울이 아니라, 이름 모를 시골 장터의 식당같아 더 흥미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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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외 메뉴판을 보니 가격 역시 서울이 아니다. 뼈해장국 8.0, 감자탕 25.0은 실로 몇 년 만에 본다.

 

아무리 사전 정보가 없다한들 감자탕이 맛없을 리 없다는 굳건한 믿음으로 들어간 가게 안은, 더욱 정겹다.

 

 

 가운데 놓인 난로와 길쭉한 오픈 주방을 지나 오밀조밀 붙어 있는 테이블 안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런 가게에 오면 가장 걱정이 화장실인데, 다행히 내부에 있고 사용하는데 지장 없을 정도로 깨끗하다.

 

밑반찬은 깔끔하게 석박지, 김치, 양파, 쌈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섞박지와 김치가 기가 막히게 맛있다. 역시 해장국집의 정체성은 김치인 건가.

 

 

 알맞게 감자탕도 곧 나왔는데, 깻잎과 산초가루가 산더미처럼 덮여 있다. 고루 끓게 하기 위해 뒤적이니 이번에는 어묵이 들어있다.

 

갑자기 어묵? 감자탕에 넣은 경우는 처음 봐서 맛이 어떨지 너무 궁금해 국물부터 먹어 보는데 정말 처음 먹어보는 맛이다.

 

 

 빨간 국물이 아니라 된장을 베이스로 한 육수인데 우거지와 깻잎 그리고 산초가루의 알싸함이 어묵에 어우러져, 무척 독특한 맛이 난다. 

 

양을 많아 보이게 하기 위해 어묵을 넣었나 싶었지만 뼈는 또 넉넉히 들어 있고, 부드러워진 오뎅을 겨자에 찍어 먹으면 이건 또 이 나름 별미라서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끓일수록 산초 특유의 맛이 중화되며 뭔가 모르게 중독되는 국물이 매력적인 곳. 

 

제일 맛있는 감자탕은 아닐지라도 새로운 감자탕을 맛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복순네 감자탕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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