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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를 찾게되는 돼지생갈비맛, 현지인 맛집으로 유명한 송가네갈비촌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속초를 찾게되는 돼지생갈비맛, 현지인 맛집으로 유명한 송가네갈비촌

강마 2020. 5. 12. 08:47

 

 

 흔히 돼지갈비라고 하면 달달한 간장양념에 재운 양념 갈비를 생각하기 마련인데, 생갈비로 유명한 곳이 있다고 하여 속초를 들린 겸 방문하게 되었다.

 

 이 가게는 속초에서 거주했던 지인의 추천으로 알게 된 곳인데 관광지와 다소 떨어져 있는 교동에 위치하고 있다. 

 

 중앙시장을 기준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도보로 방문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곳이었기에 우린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저녁시간 기준으로 편도 4~5천원 정도 지불했다.)

 

 

 

 택시 기사님께 가게 이름만 말해도 아시기에, 왠지 허름한 노포의 포장마차식 분위기를 생각했는데, 막상 가게 앞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웅장한 규모에 꽤 놀랐다.

 

 건물 하나 온전히 다 가게로 이용하고 있고 내부는 테이블은 물론 룸도 마련되어 있으며 가게 직원분들도 상당히 많아 기업(?)같은 분위기가 나는 곳이다.

 

 그 규모와 달리 가격은  착한 편이다.

 

 서울 기준으로 요새 돼지갈비 1인분이 15.000원 정도 하는데 온전히 국내산 1등급 생갈비를 사용함에도 양념갈비 기준으로 13.000원이니 말이다.

 

 모든 메뉴가 다 궁금했지만, 생갈비는 꼭 먹으라는 지인의 추천에 따라 생갈비2인분, 양념 갈비 1인분으로 주문을 했다.

 

 

 

 기본 상차림은 전형적인 고기집의 모습과 같다.

 

 갈비와 환상 궁합인 양파절임과, 기름장, 간장 소스가 인원당 하나씩 나오고, 무쌈이나 도토리묵, 장아찌같은 고기를 보좌해줄 밑반찬들이 주를 이룬다.

 

 번개탄이나 가스를 이용한 방식이 아닌 참숯을 이용해 밖에서 직접 불을 지펴오기 때문에 숯이 들어오기까지 꽤 시간이 걸려, 기다리는 동안 주위를 둘러보니 넓은 가게에 손님이 가득가득하다.

 

 한 가지 눈길을 끌었던 건 한쪽 구석에서 남성분이 무언가 작업을 하고 계셨는데, 슬쩍 다가가 보니 산더미같이 쌓인 생고기를 분리하는 해체작업을 하고 계셨다.

 

 정육점이 아닌 식당에서 실제 갈비 작업하는걸 본 건 처음이라 신기한 마음에 계속 보고 있었더니, 부위별로 직접 고기를 손질하는 중이라고 사장님께서 친절히 설명해주신다.

 

 

 구경하다 돌아와보니 어느새 '수작업'한 갈비들이 자리에 놓여있다.

 

 일부 갈빗집에서는 갈빗대 부위와 전지나 후지 같은 저렴한 살코기 부분을 식용 접착제로 연결해서 사용하는 곳이 많아 갈비를 먹는다기보단 갈비맛 양념고기를 먹는 경우가 많은데, 송가네에서는 1인 분당 갈빗대 하나씩 정확하게 이어져 있는 모습과 사장님께서 고기 손질한 모습을 보니 더욱 신뢰가 간다.

 

 그리고 갈비는 나의 최애 부위이기도 한데 (그래서 유독 갈비와 관련된 글들이 많다.) 나로서도 돼지 생갈비를 먹어본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어, 생갈비를 자세히 본건 처음이었다.

 

 초면이라 궁금한 게 많아 이것저것 여쭤보니, 갈빗대를 중심으로 등갈비, 삼겹살, 항정살 부위를 모두 맛볼 수 있게 작업을 하는 게 이 가게만의 노하우라며 상세히 알려주신다.

 

 고운 고기의 자태와 좋은 숯으로 지핀 불에 착한 가격까지, 고기에 대한 기대감이 극에 달한다.

 

 

 

 또 한 가지 좋은 점은, 숯을 사용하기 때문에 불 조절이 어렵고, 육즙이 살아있게끔 두툼하게 썰어내 주기 때문에 일반인(?)이 굽기엔 난이도가 다소 높아 직원분들이 직접 구워준다는 점이다. 

 

 소중한 고기를 태우는 꼴을 보지 못해, 고기 먹을 때마다 굽기 당번인 내게는 더욱 희소식이었다. 

 

 양념된 것과 생갈비를 비교해보고 싶어, 처음엔 양념 하나, 생 하나 구워주십사 부탁을 드렸다. 

 

 노련한 손놀림으로 몇 번 집게질과 가위질을 하시더니 금세 고기 한판이 뚝딱 구워진다. 

 

 우선 생갈비부터 기름장에 콕 찍어 입에 넣어보니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조금 더 기름지고 야들야들한 돼지갈비를 생각했는데 기름진 맛없이 쫀득쫀득한 바베큐와 가깝다.

 

 신기하게도 하나씩 집어 먹을 때마다 풍미가 다 달랐는데 공통적인 건 육즙이 팡팡 터진다는 점이었다. 갈비를 먹을 때 육즙을 느끼긴 어려웠는데 여기선 심지어 갈빗대 부위를 발라 먹을 때도 육즙이 느껴졌다.

 

 육즙은 물론이고, 신선한 고기라서 그런지 배어물면 육향까지 은은하게 퍼져 담백한 맛이 매력적이다.  

 

 

 

 양념갈비도 카라멜색소나 설탕을 사용한 인위적인 단맛이 아닌 과일이나 양파같은 천연재료로 단맛을 내어 맛이 자연스럽다.

 

 간이 좀 쎈 갈비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다소 심심할 수 도 있지만 그 덕에 오히려 물리지 않고, 다 먹은 후에도 입이 텁텁하지 않다.

 

 이제까지 먹었던 갈비들과 달라, 가장 비슷한 맛을 찾으라고 한다면 뒷고기를 먹을 때 가끔 맛있는 부위들이 섞여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 부위들만 모아놨다고 해야 할까.

 

 뼈에 실하게 붙은 고기를 발라먹을땐 등갈비를 먹는 기분이고 비계가 좀 섞인 부분은 항정살과 삼겹살을 섞어놓은 느낌이라, 시킨 건 생갈비이지만 돼지 한 마리를 먹은 듯한 만족감이 든다.

 

 속초에서 회나 해산물이 아닌 갈비라니 의외일 수 있겠지만, 발품 팔아서라도 찾아갈 가치가 있는 갈비애호가가 추천하는 로컬 맛집이니 색다른 속초 맛집을 찾고 계신다면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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