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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냉모밀 NO.1 맛집, 압구정 하루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여기가 냉모밀 NO.1 맛집, 압구정 하루

강마 2020. 6. 5. 08:26

 

 드디어 여름이 물씬 다가온 느낌이다. 유난히 우울하고 길었던 봄이 지나가는 느낌.

 사람들의 속도 모르고 기온은 점점 오르고 마스크 속에서 내뱉는 숨은 차올라간다. 

 

 누구에게나 계절에 따라 생각나는 음식이 있듯이 나에게는 여름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방문하는 곳이 있다. 

 

 맛으로도 유명하고 대기가 많기로도 악명 높은 압구정로데오거리에 위치해있는 하루. 

 모밀,우동,돈가스 전문점이라고 써있기는 하나 많은 이들에게 하루=냉모밀이지 않을까 한다.

 

 보통은 7월이 지나서야 방문하는 곳인데, 마스크때문인지 갑갑한 마음 때문인지 뼛속까지 시린 그 육수가 생각나 여름의 초입에 가게 되었다.

 

 

 

 당연히 대기를 감안하고 가긴 했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서둘러 대기줄에 합류해 서있으면 주문표를 먼저 나눠준다. 주목적인 냉모밀과 안 먹고 가면 서운한 돈가스 하나씩 사이좋게 표기하고, 의미 없이 가게 안을 들여다보며 들어갈 시간을 추측해본다.

 

 그래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이유는 기다리는 동안 미리 주문을 받아놓고 자리에 앉음과 동시에 음식이 나오기 때문에 생각보다 대기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기 때문이다.

 

 

 

 조촐하게 가게 한켠 마련되어 있는 주차공간은 차량 3대밖에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길 추천드린다.

 

 워낙 압구정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라 대기하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배달하시는 분들이 다녀가신다.

 

 이 집 냉모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육수는, 다 먹을 때까지도 살얼음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배달시켜도 매장에서 먹는 그대로의 맛을 느껴질 거 같긴 하다.

 

 

 

 줄 서기 시작했을 때 앞에 8~9팀 정도가 대기하고 있었는데 15분 정도 지나니 금세 우리 차례가 돌아왔다.

 

 가게 내부가 넓은건 아니지만 테이블마다 간격이 워낙 붙어있어, 꽤 수용능력이 좋은 편이고 메뉴 자체가 오랜 시간 먹는 음식이 아니다 보니 회전율이 좋다. 줄 서는 걸 끔찍이 싫어하는 내가 대기를 감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처음 방문하는 분들을 위해 주문서에도 가게 내부에도 적혀있는 경고(?)문구. 

'오이를 싫어하시는 분은 미리 말씀해주세요'

 

 하루는 다른 냉모밀집에 비해서도 과하게 오이가 들어가므로 싫어하는 분들은 꼭 주문 전에 말씀해주셔야 마음 상하지 않고 냉모밀 ( 냉모밀, 냉우동, 비빔모밀에만 해당) 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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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입성한 가게 안. 

 

 자리에 앉자마자 물, 단무지, 돈가스 소스, 깍두기를 놓아준다. 이 세가지 모두 테이블에 리필통이 채워져 있으므로 편하게 덜어먹으면 된다.

 

기본 반찬은 명성에 무색하게 평범한 맛이니까 크게 기대하지 않으셔도 된다.

 

 

 

 테이블 아래에 붙어있는 수저 통에서 젓가락을 비롯한 연장을 챙기고 앉아있으니 바로 음식이 나온다.

 

 돈가스류는 카레 돈가스, 우동 돈가스, 일반 돈가스가 있는데 일반 돈가스 한 장을 공통으로 카레돈가스에는 카레라이스가 우동돈가스에는 미니 우동이 함께 나와 별반 차이는 없다.

 

 바삭하게 잘 튀겨진 전형적인 일본식 돈가스의 느낌. 쌀밥 조금과 우동 국물, 양배추샐러드로 구성되어 있다. 보기에는 굉장히 양이 작아 보이는데 고기의 두께가 상당히 두껍기 때문에 먹고 나면 포만감이 상당하다.

 

 

 

 튀김 옷은 거들뿐이라는 걸 온 몸으로 보여주는 단면. 

 

 보통 돈가스는 안심과 등심을 많이 이용하는데 , 하루에서는 좋은 부위의 등심을 손질해서 사용하는지 구이용 고기처럼 엄청 부드럽게 씹힌다.

 

 한국식과는 다르게 튀김옷도 빵가루가 주가 되는 가벼운 옷이라 기름기가 덜 흡수되어 담백하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느끼한 한국식 돈가스를 더 선호하긴 한다.)

 

 고기 자체가 두툼하여 씹는 맛이 좋고 튀김 옷도 최소화시켜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어 먹고 나서 죄책감이 덜한 육식이라고나 할까.

 

 

 

 따뜻할 때 돈가스 얼른 한점 먹고 냉모밀로 목을 축일 차례다.

 

 오이를 싫어하시는 분들이 보면 질색을 할 모양새이긴 하나, 개인적으로는 오이의 아삭함이 냉육수와도 잘 어울리고 식감을 풍부하게 해 줘서 좋아한다.

 

 섞기 전에 살얼음 동동 낀 육수부터 한모금 마시면 '아 이제 여름이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맛이다.

 

 육수에 얼음을 타는 방식이 아니라 육수자체를 얼려 사용하기 때문에 마지막 한 방울까지도 진한 농도 그대로 유지가 되는 게 하루만의 비법이지 않을까 싶다.

 

 

 

 고추냉이는 취향껏 섞어 먹을 수 있도록 한켠에 덜어 나오고 코 찡한 느낌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해 추가 시 따로 가져다준다.  한 가지, 육수가 너무 차가워 잘 녹지 않을 수 있으니 수저에 먼저 녹여 비벼줘야 중간에 고추냉이 폭탄을 만나는 걸 피할 수 있다.

 

 잘 섞인 면부터 한웅큼 들어 입이 꽉 차도록 욱여넣으면 아무리 더운 날씨에도 몸이 기분 좋게 식어 내린다.

 

 처음 하루에서 냉모밀을 먹어보고 집에서 따라해볼 요량으로 여러가지 연구를 많이 했었는데 다른 가게와의 큰 차이점 두 개는 앞서 언급했듯 육수 자체를 얼려서 사용하는 것과 면을 차가운 얼음물에 잘 빨아서(?) 나온다는 점이다.

 

 냉모밀이라 적혀있고 얼음 서너개만 나오는데다 익힌 모밀면을 충분히 냉수에 식혀주지 않아 막상 맛을 보면 미지근하고 물 탄 맛이 나는 냉모밀들도 많으니 말이다.

 

 냉모밀 본연의 이름 값하는 곳. 최근에는 분당과 종로에도 지점이 생겨 꼭 압구정이 아니더라도 맛을 볼 수 있다고 하니 많은 이들에게 널리 전파됐으면 하는 가게이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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