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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도 제주의 맛 그대로의 고등어 회를?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서울에서도 제주의 맛 그대로의 고등어 회를?

강마 2020. 6. 15. 08:44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다.

 

 서울에 첫 폭염특보가 발효된 날, 종일 더웠던 날씨 탓에 시원한 무언가가 먹고 싶어 올해 첫 물회를 개시하고자 암사동에 있는 제주항에 들렀다.

 

 제주항은 암사 프라이어팰리스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내공 있는 횟집으로 우리 가족의 오랜 단골집이기도 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제주 자연산 회가 주력 메뉴인데 특히 고등어회와 갈치회가 유명한 곳으로 사장님 말씀에 의하면 매일 제주에서 직접 생선을 공수해 오신다고 한다.

 

 

 

 아무래도 제주에서 출근하는 몸이라 일반 횟집에 비해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고등어회 45.000원이 2인 기준이라고 하지만 서더리탕 작은 거와 함께 먹으면 3인도 충분한 양이다.

 

 이날은 물회가 먹고 싶어 오긴 했지만 4명이 방문한터라 제주항의 대표 메뉴인 고등어회도 같이 주문했다.

 

 그리고 요새는 마트에서도 살 수있을 정도로 제법 흔해지긴 했지만 나의 최애 소주인 한라산도 판매를 하고 있다. (가격이 5천 원이라 시키진 않았다....)

 

 

 

 기본 반찬으로 백김치와 꼬시래기를 필두로 그 외 메뉴들은 수시로 변경되어 멸치볶음이 나올때도 있고 오뎅볶음이 나올때도 있다. 

 

해조류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여기 꼬시래기도 제주도 출신인지 다른 곳에 비해 유독 싱싱하고 비린 맛이 없어 초장에 살짝 찍어먹어도 맛이 좋고 꼬독한 식감은 덤이다.

 

 

 처음 제공되는 반찬은 모두 셀프바에서 추가 가능한데 백김치도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라 고등어회와 잘 어울려 꼬시래기, 백김치 두가지는 항상 그릇 가득 담아오게 된다.

 

또 한참 먹다보면 중간중간에 반찬이 바뀌는 경우도 있어 수시로 오가며 체크해주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셀프바에는 없는 두가지, 새우와 완두콩도 소박하게 나온다. 이 아이들의 맛은 그냥 무난무난. 회나오기 전 간단한 요기용으로 좋다.

 

신기하건 이 두가지는 어떤 횟집을 가도 맛이 동일한 듯한데 마트같은 곳에서 이와 같은 기성품을 판매하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든다.

 

 

 

 휑했던 상이 시간이 지나면 하나씩 채워지기 시작한다. 계란찜과 고등어회를 싸먹을 김, 깻잎, 간장 소스와 쌈장이 나오면 이제 곧 고등어가 나온다는 신호다.

 

기본적인 음식 솜씨가 좋은 곳이라 계란찜 또한 부들부들 맛이 좋다.   

 

 

 

 드디어 반짝이는 비늘옷을 입고 고등어회가 등장했다.

 

기본적으로 큼직하고 두툼하게 썰어 나오기 때문에 개수는 얼마 안돼 보여도 먹다 보면 양이 꽤 많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눅진한 고등어가 고기처럼 진하고 껍질채 썰려나오는데도 비린 냄새나 맛이 1도 느껴지지 않는다.

 

옛날에 제주에서 처음 먹었을 때 고등어를 회로 먹는거에 한번 그리고 고등어회가 이렇게 맛이 있는 음식이라는 걸 알고 두 번 충격을 받았었는데 왜인지 서울에서 다시 먹는 고등어회는 옛날 그 맛이 나질 않았다.

 

그런데 여기서는 제주에서 먹던 그 맛과 거의 일치한다.

 

투박한듯 보이는 모양새지만 고추냉이 살짝 올려 먹는 느낌과 깻잎에 싸 먹는 느낌, 간장에 살짝 찍어먹는 느낌이 다 달라 곁들이는 음식에 따라 시시각각 맛이 화려하게 변하는 반전 매력이 있다.

 

 

 

 고등어의 여러가지 모습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합.

 

 깻잎과 김을 한장씩 깔고 그 위에 백김치, 회 한점, 고추냉이에 간장까지 올려서 먹으면 고급진 요리를 먹는 것과 같은 느낌이 난다.

 

 아무래도 붉은 살 생선들은 고유의 맛이 강하다 보니 단품으로 먹을 때는 자칫 물리기 쉬운데 이렇게 김치와 깻잎과 함께라면 무한으로 먹을 수 있다.

 

 김도 조미김이 아닌 생김을 제공해 생선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아 좋다. 그래서 살짝 아쉬울 땐 밥 하나 추가해 김에 고등어를 싸서 고추냉이 올린 걸 간장에 찍어 먹으면 전문 초밥집 못지않은 고등어 초밥으로도 즐길 수 있다.

 

 

 

 그렇게 고등어가 바닥을 보일 때쯤 알맞게 모듬 물회가 등장한다. 물회는 여름에만 판매하는 곳도 많은데 제주항에서는 사시사철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 (그런데 왜인지 겨울에는 안 시키게 된다.)

 

자투리 회와 해삼, 전복, 멍게가 기본 해물로 들어가고 빠지면 서운한 꼬시래기와 다른 야채들도 푸짐하게 담아 나온다.

 

다른 그릇과 비교해봐도 압도적으로 큰 대접에 섞기 어려울 정도로 빼곡하게 쌓아주기 때문에 양이 상당히 많다. (소면 사리도 한가득 따로 담아 나온다.) 

 

 

 처음에 소면까지 넣고 섞어버리면 나중에 다 붇기 때문에 국수는 먹을만큼만 개인접시에 덜은 후에 말아주면 끝까지 탱탱한 면발과 시원한 육수를 즐길 수 있다.

 

 그렇게 입안 가득 넣고 먹다 보면 오독오독 씹히는 게 있으면 전복이고 향긋한 향이 훅 퍼지는 건 멍게인걸 눈보다 혀에서 먼저 느낀다. 

 

 육수도 색감에 비해 간이 세지 않아 그릇째 마셔도 부담이 없는데 극단적인 차가움과 뜨거움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살얼음 낀 얼음 물회 스타일이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그래도, 어설프게 판매하는 곳에 가면 야채만 잔뜩 넣고 2만원씩 하는 곳도 많은데, 해물 양만큼은 서운치 않게 한 젓가락씩 먹을 때마다 전복이든 해삼이든 입에 딸려 들어와 알찬 느낌이다.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그만큼의 가치를 하는 실속있는 횟집.

 

 홀이 두군데로 분리되어 있어 단체로 방문해도 충분한 넓이이고, 최근에는 배달로도 만나 볼 수 있으니 근처에 거주하시는 분들께 꼭 추천드리고 싶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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