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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양과 가격의 함박스테이크와 냉면, 다래 함박스텍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그냥 식당

합리적인 양과 가격의 함박스테이크와 냉면, 다래 함박스텍

강마 2020. 7. 6. 08:46

 

 근래의 요식업계는 바야흐로 프랜차이즈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 듯하다. 

 

 냉면, 순대국, 우동, 핫도그에서부터 심지어 요새 유행하는 꽈배기집마저도 대부분 체인화가 되어있다. 그만큼 다양한 분야로 녹아든 체인점은 이제 우리의 생활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돼버렸다.

 

 가게마다 고유의 개성이 사라진 점은 아쉽지만 프랜차이즈의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평타는 친다는 점에 있지 않을까.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맛, 크게 호불호갈리지 않는 그런 일반적인 매력 말이다.

 

 

 

 암사 시장을 방문했던 날, 간단히 요기를 할 곳을 찾아 헤매이다 발견한 가게.

 

 누가 봐도 체인점스러운 외관에 뜻밖의 메뉴를 팔고 있어 호기심이 동해 들어가게 됐다. 냉면도 함박스테이크도 좋아하지만 두가지를 함께 먹을 생각은 왜 못 해봤을까.

 

 두가지를 만나게 해 준 창업주께 무한 감사를 드리며 주문을 한다.

 

 요새 가게답게 키오스크로 이뤄지는 주문, 메뉴가 비교적 간단한 덕에 원하는 음식을 클릭하고 결제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우동은 계절메뉴인지 현재는 품절이라고 적혀 있어 비빔냉면과 함박스텍으로 주문 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돈가스, 함박, 냉면이 기본 5.500원이라니 가격은 최근 본 식당 중에 가장 저렴한 편이다.

 

 고기류는 매운맛으로도 변경가능하고 모든 메뉴가 다 곱빼기로 주문할 수 있는데, 기본 소스맛과 양을 비교해보고 싶어 둘 다 보통으로 결정했다.

 

 

 

 착한 가격이다 보니 주문에서부터 음식 가져오고 치우는 것 등등 모든 것이 셀프로 이뤄진다. 

 

 하기사 푸드코트나 패스트푸드점들도 물 떠먹는 거에서부터 다 직접 해야 하니 우리에게 새삼스러운 문화도 아니다. 오히려 요즘처럼 비접촉이 필요로 하는 시대에는 직원이나 손님 입장에서도 더 안전한 방법일 테고 말이다.

 

 점심도 저녁도 아닌 어정쩡한 시간대라 가게 내부는 한가한 편이었는데 근처에 작은 가게며 시장이 있어서 그런지 500원 더 지불해야 하는 포장 손님이 더 많았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나온 음식. 

 

 가져오고 치우기 편하게 쟁반채로 음식을 전달해주는데 그래도 국이며 반찬, 깨알같은 샐러드까지 제법 구색 맞춰 나온다. 

 

 자리로 음식을 가져오는 내내 뜨거운 철판 위에서 쟈글쟈글 끓어오르는 브라운소스가 특유의 달큼한 향을 풍기고 예쁘게도 구워진 계란후라이의 노른자가 식욕을 자극한다.

 

 

 

 냉면도 전문점만큼이야 못하지만 담음새며 섭섭지 않게 올려진 고명, 분식집 냉면 특유의 참기름이 넉넉히 뿌려져 있고 (기성품일 테지만) 냉육수까지 제공된다.

 

 또 한 가지, 비빔냉면을 먹을 때 양념을 듬뿍 넣어 먹는 편이라 취향껏 조절할 수 있게 다진 양념 그릇이 같이 나온 점도 좋았다.

 

 그런데 음식을 받아보고 깜짝 놀란 게 양이 좀 적다.

 

 물론 가격이 저렴하기에 굉장히 많은 양을 바란 건 아니지만 대식가들이 오면 혼자서 냉면+함박정도는 거뜬히 먹을 수 있을 정도랄까. 

 

 옆 테이블에서 드시던 돈가스가 굉장히 크길래 정말 가성비 터지는 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곱빼기로 주문했던 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양이야 부족하면 곱빼기로 시키면 되고 음식물이 남아 버리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맛을 볼 차례다. 

 

 

 

 식기 전에 함박부터 맛을 본다. 

 

 노른자가 고기에 스며들게 조심스레 한쪽만 잘라내어 먹어보니 처음 든 생각, 엄청 뜨겁다.... 그리고 꽤 맛있다?

 

 저렴한 가격에 선입견이 절로 생겼었는지 오뚜기 3분 시리즈 정도의 맛일 거라 예상했었는데 말이다. 촉촉한 육질에 팡팡까지는 아니지만 육즙도 느껴진다.

 

 소스도 잘 만들어져 알맞은 농도에, 짜지 않고 간이 좋아 듬뿍 찍어먹게 되니 나중에는 소스가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그런데 철판이기도 하고 너무 뜨거우면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아 먹기 편하게 함박을 미리 잘라놨었는데 가장 큰 실수였다.  고기 안에 들어있던 육즙이 빠져나와 마지막 조각을 먹을 때쯤엔 약간 질겨긴 느낌이었다.

 

 

 

 뜨거운 함박을 먹었으니 냉면으로 입가심을 하기 위해 식초, 겨자, 다대기를 양껏 넣고 잘 비벼준다.

 

 기본으로 나온 양념이 부족해 보이진 않았는데 육수가 들어가서인지 도무지 빨개질 생각을 하질 않아 결국 4 숟갈 정도 양념을 추가해야 했다.

 

 간 맞추기가 끝나고 먹어본 냉면, 적당한 새콤달콤함과 다대기를 듬뿍 넣었음에도 짜지 않고 매콤함이 끝에 따라와 굉장히 깔끔하다.

 

 우리가 아는 사골육수로 맛을 낸 게 육식이라면 다래 냉면은 비건용 냉면을 먹는 기분이다. 가볍고 깔끔한 맛이라 함박과도 잘 어울리고 처음 봤을 땐 양이 적어 보였는데 다 먹고 나니 배가 든든하다.

 

 단돈 만천원으로 맛있는 함박과 냉면을 모두 맛볼 수 있는 곳, 식사는 물론이고 주류도 판매하고 있어 가볍게 2차로 방문하기도 좋은 집이라 생각 든다.

 

 간만에 가격과 맛 모두 잡은 프랜차이즈 다래함박스텍, 수유동에 있는 본점에는 더욱 다양한 메뉴가 판매되고 있다고 하니 본점도 조만간 방문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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