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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을 시키면 푸짐한 해물탕이 무료?! 가성비 최고, 꿀삼겹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삼겹살을 시키면 푸짐한 해물탕이 무료?! 가성비 최고, 꿀삼겹

강마 2020. 7. 24. 13:56

 

 나의 소소한 취미 중 한 가지는 지하철 노선표를 보고 자주 가보지 못한 곳을 찾아 그 지역의 맛집을 찾아보는 것이다. 바로 방문은 못할지라도 가는 과정이나 어떤 분위기일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꽤나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오래 거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럴 때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동네가 하나씩 나타나는데 이번엔 중랑구가 눈에 들어왔다.

 

 집에서 거리가 먼 곳도 아닌데 지나간 적은 있을지라도 그 지역 자체를 목적으로 가 본 적은 없어 신기하기도 하고 급 호기심이 동해 상봉역으로 나들이를 떠났다.

 

 

 수 많은 지하철역이 있었지만 상봉동으로 결정한 이유는 7호선과 경의중앙선, 경춘선을 환승할 수 있는 제법 큰 번화가인데다 삼겹살과 해물탕을 코스처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다는 고오급 정보를 알아냈기 때문이었다. (사실 후자가 결정적인 이유다.)

 

 외식 좀 해봤다한 나지만. 해물탕과 삼겹살을 동시에 먹을 수 있는 곳은 처음 들어봤고 해물탕 단품 가격만 해도 상당한데 1인 15.000원에 전부 먹을 수 있다니 방문할 가치가 충분하지 아니한가.

 

 금요일 저녁시간에 방문을 해서 대기가 있을까 걱정스런 마음에 지하철역에 내려서도 달리듯 걸어 도착한 식당 앞, 북적이긴 하나 다행히 빈자리가 있어 기다림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삼겹살이나 해물탕 단품만도 판매가 되고 있지만 그럼 여기까지 온 이유가 없으니 코스로 주문을 하려는 찰나 테이블에 반찬들이 쏟아져 나온다.

 

다들 같은걸로 주문을 하는 모양인지 자리에 앉아 가게 구경을 하고 있는 사이, 이미 카트 한가득 상을 차려오셨나 보다.

 

 삼겹살 코스요리집 답게 테이블에는 화구가 두 개나 마련되어 있어 한켠에 있는 부르스타에는 삼겹살과 같이 구워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을 올려주고 가운데 있는 가스레인지에는 해물탕이 자리 잡는다.

 

 

 

 메인 메뉴 두 가지를 올려주고 불이 당겨진 후 차례로 놓이는 밑반찬들.

 

 맛깔나보이는 파채와 명이나물을 필두로 메추리알, 각종 장아찌와 고추냉이까지 놓이고 술잔과 물 잔 수저를 놓고 나니 넓었던 테이블이 핸드폰 놓을 자리마저 없을 정도로 복작복작해진다.

 

 

 

 엄청난 속도로 상이 차려진 덕분에 직원분들이 시야에서 사라진 이후에야 음식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사실 삼겹살이 메인인 집이라 해물탕은 그냥 작은 뚝배기에 하나 나오는 정도를 생각했는데 한눈에 봐도 생물인걸 알 수 있는 재료의 싱싱함도 그렇고 양도 그렇고 해물탕 전문집이라 해도 믿을 모양새다.

 

 

 

 그런데 해물탕뿐만이 아니라 삼겹살까지 퀄리티가 상당히 높다.

 

 이 정도 가격이면 수입산이나 냉동을 쓸 법도 한데 메뉴판에 국내산 최고급 삼겹살 1+라고 굵직하게 적어놓은 자부심이 납득이 간다.

 

 기본 상차림에서도 느꼈지만 이 가게 사장님은 여백의 미 따위는 모르시는지 불판도 계란부터 콩나물, 김치까지 빽빽하게 올려준다.

 

 

 올라갈 자리가 없어 콘치즈는 불판이 좀 한가해질 때까지 잠시 밑에서 대기시키기로 하고 이제부터 중요한 건 스피드.

 

 화력이 좋아 빠르게 익어가는 삼겹살을 타지 않게 뒤집어가며 중간중간 김치와 콩나물도 보살피고 계란도 타지 않게 돌봐주며 해물탕 불 조절도 해야 하니 푸짐한 사장님의 인심 덕분에 쉴 틈이 없다.

 

 

 그렇게 많은 음식을 내어주고도 깨알같이 취향껏 즐길 수 있는 허브솔트도 종류별로 준비되어 있다. 

 

 워낙 손님이 많고 바쁜 가게이다 보니 밑반찬이나 볶음밥은 셀프로 즐겨야 하는데 먹을 게 다양해 반찬을 리필할 여유조차 없어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부지런히 노동(?)을 하다 보니 하나씩 불판 위에서 식량이 탄생하기 시작한다.

 

 노릇노릇 치즈가 녹기 시작한 달걀과 금방 익는 베이컨을 워밍업으로 먹으니 고기가 어느 정도 익은 듯하여 불을 약하게 줄이고 천천히 만찬을 즐겨보기로 한다.

 

 

 삼겹살이야 굽기만 잘해도 맛있으니 말할 것도 없고, 구워 먹기 딱 좋게 익은 김치도 좋고 간이 쏙 베어 짭조름한 콩나물도 맛이 일품이다. 

 

 명이 나물에 올려서도 싸 먹고 고추냉이에 올려서 한 입, 소금만 콕 찍어서 한 입.

 

 이 많은 걸 언제 다 먹나 했는데 다채로운 조합에 물릴 틈 없이 빠르게 상이 비워지기 시작한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해물과 배추에서 육수가 제대로 우러나온 해물탕이 기다리고 있다.

 

 삼겹살에는 역시 된장찌개라고 생각해왔던 나의 안일함에 반성을 하게 만드는 시원한 국물 맛이 인상적이다. 삼겹살로 기름칠해진 기도를 칼칼한 해물탕이 씻고 내려가는 느낌.

 

 삼겹살과 해물탕 조합을 몰라봐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드는 맛이다.

 

 

 

 둘 중 한 가지만 맛있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둘 다 맛있어버리는 클래스를 어쩌면 좋을까.

 

 혹여나 이 글을 꿀삼겹 사장님이 보신다면 우리 동네에도 지점 하나만 내주실 의향은 없으신지 진지하게 검토 부탁드립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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