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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고 부드러운 육전이 맛있는 진주 냉면 대표 맛집,하연옥 본점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얇고 부드러운 육전이 맛있는 진주 냉면 대표 맛집,하연옥 본점

강마 2020. 7. 29. 08:50

 

 우리가 즐겨 먹는 수많은 면 음식 중에서도 유독 냉면은 그 마니아층이 탄탄한 음식이다. 그래서인지 전국 어디를 가도 각양각색의 냉면 전문점들을 흔하게 접할 수 있다.

 

 보통 그러한 곳의 요리법은 이북지방에서 유래된 함흥냉면이나 평양냉면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냉면=북쪽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진주 냉면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남쪽 지방에서 시작된 유일한 냉면인 진주 냉면을 나는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다. 나름 냉면이 최애음식 중 하나인데!

 

 사실 서울에서 먹어 볼 기회가 두어번 정도는 있긴 했지만 현재로써는 유일하게 본고장 가서 먹을 수 있는 냉면이다 보니 아껴뒀다고나 할까.

 

 

 

 

 그렇게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다 마침 이번 여행경로가 진주를 지나가는 길이라 겸사겸사 진주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드디어 처음 만나게 되는 진주 냉면. 수 많은 가게들이 있었지만 이왕이면 가장 유명한 집을 가보자는 생각에 진주 냉면이라고 검색을 했을 때 가장 첫 번째 나오는 곳으로 결정했다.

 

가게 이름은 하연옥. 진주에만 가게가 있고 본점을 포함 3군데에서 운영중이라고 한다. 냉면 먹으러 진주까지 왔는데 당연히 본점으로 가야 하지 않겠는가, 고속도로에서 접근하기도 본점이 가장 가까운 터라 좀 이른 시간에 도착을 했다.

 

 

 

 가게의 첫 인상은 우와~

 

 여긴 식당이 아니다. 어지간한 중소기업 규모를 가뿐히 뛰어넘을 클라쓰. 전용주차장도 마련되어 있고 차량 정리해주시는 직원분들부터 입구에서 자리 배정해주는 곳도 따로 준비되어 있다.

 

 심지어 손목과 얼굴인식으로 체온감지하는 시스템까지, 내가 최근 본 가장 세련된 방식의 발열감지계를 냉면집에서 볼 줄이야.

 

 어마어마한 규모에 서울촌놈은 괜스레 위축된다.

 

 

 본관으로 배정받아 서둘러 계단을 오른다. 내부에도 직원 반, 손님 반.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 한 몫하시는 게 분명하다.

 

 직원분의 도움을 받아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살펴본다. 의례 냉면집에 오면 물 하나 비빔 하나를 시키기 마련이라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럴 생각이었으나 주위 테이블을 보니 육전이 하나씩은 다 놓여있다.

 

 진주 냉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육전. 그래 여기까지 왔으니 그 유명한 육전도 먹어줘야지, 결국 물냉면을 밀어내고 육전과 비빔냉면으로 주문을 했다.

 

 

 직원수가 상당히 많지만 손님이 더 많다 보니 앞접시, 물 같은 경우는 곳곳에 비치된 셀프바에서 직접 가져오면 된다.

 

 그 정도야 제가 스스로 할 테니 제발 음식만 맛있게 만들어주세요.

 

 

 물을 가지고 자리에 돌아오니 벌써 차려진 상. 아마 육전을 시키면 따라 나오는 기본 상차림인듯하다.

 

 주문할 땐 육전이 19.500원이라 살짝 비싼 편인가 싶었는데 8천 원짜리 소선지국밥이 서비스라면 생각이 달라질 밖에. (물론 밥은 안 나온다.)

 

 하기사 평양냉면의 성지라 불리는 우래옥의 냉면 가격이 14.000원이고 육회가 5만 원 가까이하니 하연옥은 엄청 착한 가격인 셈이다.

 

 

 

 달지 않고 아삭아삭한 샐러드.

 

 나는 기본적으로 풀때기를 좋아하지 않아 예의상 두어 번 먹고 옆으로 치워놨지만 진주 냉면이 기본 간이 좀 쎈 편이라 입가심용으로 딱 좋다.

 

 

 

 같이 나온 소고기선지국. 개인적으로 해장국류 중에서 경상도식 소고기뭇국을 좋아하는데 전형적인 경상도식 뭇국에 선지가 들어가 있는 방식이다.

 

 날이 덥긴 했지만 얼큰하고 진한 국물 맛에 계속 손이 가는 아이. 육개장과 국밥의 어딘가쯤에 있는 맛이다.

 

 

 

 먼저 나온 국물의 맛에 감동을 받아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 잔뜩 오른다. 우리 음식은 언제 주나 발을 동동 구르고 있자니 고소한 기름 냄새 폴폴 나는 노오란 접시가 놓여진다.

 

 냉면에 들어가는 고명은 미국산과 호주산을 섞어서 사용하지만, 육전은 한우만을 사용해 구워내 그 향과 맛이 일품이다.

 

 고기이다보니 아무래도 좀 질기겠지?라는 생각을 깨끗이 날려 보내주는 육전. 젓가락으로 스윽 그어도 잘릴 만큼 부드럽고 입에서 녹아내린다는 말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구나 싶다. 

 

 두께가 얇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육향이 가득하고 부침옷도 계란 노른자만 사용했는지 색만 예쁜게 아니라 맛까지 좋다.

 

 

 

 육전 안 시켰으면 어쩔 뻔했나 탁월한 메뉴 선택에 뿌듯해하고 있을 때 나를 진주로 달려오게 한 장본인이 등판한다. 

 

 평양냉면을 수묵화라고 한다면 형형색색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유화같은 진주 냉면. 노란 지단에 빨간 육수가 얼핏 한복같기도 하다.

 

 고기 고명과 육전이 곱게 채썰어 듬뿍 올려주고 야채 고명까지 수북이 담아 이건 뭐 안 먹어봐도 맛있다. 개인적으로 슴슴한 맛보다는 탁! 치는 자극적인 맛을 선호해, 제대로 취향저격당했다.

 

 

 

 식초와 겨자를 적당히 넣고 쉐킷쉐킷 면 비비는 손가락마저 즐겁다. 비빔장도 빡빡한 스타일이 아니라 비비기도 수월하고 면에 더 잘 달라붙어 감칠맛까지 더해준다.

 

 제일 해 보고 싶었던 육전에 냉면싸먹기도 해보고 면만 입 안 가득 밀어 넣고 본연의 맛도 즐기다 보면 어느새 가벼워지는 그릇에 슬퍼진다.

 

 

 

 내려오는 길에 군것질도 하고 점심 먹기엔 이른 시간이라 음식이 남지 않을까 싶었는데 육전과 냉면은 물론이고 소고기국까지 싹 비워냈다.

 

 먹고 나오는 길에, 가게가 워낙 크다 보니 대기는 없겠지 싶었는데 가게로 진입하려는 차들이 대로변에 길게 늘어서 있는 걸 보고 한번 더 놀라게 한 곳.

 

 진주에 와서 "냉면 먹고 갈래?"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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