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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골뱅이의 맛, 명불허전 원조골뱅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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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골뱅이의 맛, 명불허전 원조골뱅이

강마 2020. 9. 1. 08:37

 

 옛날 옛적, 잠실에 월드타워가 생기기 전 그 자리는 한동안 공터로 존재했다. 그렇다고 아예 노는 땅은 아니고 오후 2~3시경이 되면 수많은 포장마차가 일렬종대로 펼쳐지는 음주가무의 땅이랄까.

 

순대볶음에서부터 꼼장어, 팔뚝만한 계란말이까지. 수많은 안주가 우릴 즐겁게 했지만 그중 백미는 단연 골뱅이였다. 흔히들 생각하는 통조림 속의 헐벗은 그 골뱅이가 아니라, 껍질채 나오는 통골뱅이 말이다.

 

그 뒤로 포장마차는 사라졌지만 골뱅이는 내 마음속에 남아, 그 맛을 찾아 많은 가게를 다니며 정착한 곳이 바로 명불허전 원조골뱅이다.

 

 

 원조골뱅이는 화곡동에 본점을 두고 있는 프랜차이즈로 서울에서는 번화가 근처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나는 주로 방이점을 방문했는데 지점마다 세트메뉴나 가격이 좀 다르다고 들어 이번에는 봉천점을 방문했을 때를 기준으로 작성했다.)

 

골뱅이 전문점답게 메뉴는 온통 골뱅이 세상이지만 봉천점은 떡볶이나 치킨, 닭발 같은 곁들임 메뉴가 많아 선택의 폭이 넓어 좋다.

 

 

 골뱅이는 통골뱅이와 백골뱅이가 있는데 통골뱅이는 둥근 넓적한 동전 모양이고 백골뱅이는 길쭉한 소프트 아이스크림 모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통골뱅이를 더 좋아하고 (가격도 더 저렴하다.) 비교적 껍질 까기가 용이해, 통골뱅이탕 2인으로 주문을 했다.

 

 

 다른 메뉴를 시키지 않은 이유는 골뱅이탕이 은근 배가 불러서이기도 하고 8시 이전 주문 시에는 골뱅이무침에는 소면을, 탕 메뉴를 시키면 사리 중 한 가지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이벤트 때문이었다.

 

이 곳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인 듯했는데 역시 부지런한 새가 먹이를 하나라도 더 먹는 법인가 보다.

 

 

 

 그리고 8시 이후에 방문하더라도 sns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어 참고하시면 될 듯하다.

 

 

 주문을 마치면 연장과 기본 반찬이 주어진다.

 

열심히 흡입하지만 3개 중에 1개만 알맹이가 나오는 듯한 바다 고동과 양념된 번데기, 그리고 양파와 단무지가 밑반찬이다. 

 

 

 그리고 전용 초장이 나오는데 이게 나름 별미이다. 일반 초장에 뭔가를 더 첨가한 듯한 맛인데 골뱅이와 잘 어울리는 건 물론이고 그냥 양파만 찍어 먹어도 달지 않고 꽤 중독성이 있다.

 

 

 골뱅이가 제법 크기 때문에 이쑤시개로는 빼내기 어렵고 집게를 이용해 껍질을 단단히 잡아준 다음에 포크를 이용해 꺼내 줘야 해 도구가 많다.

 

사실 먹다 보면 껍질 까져있는 게 편하긴 하지만 내장까지 온전히 빼냈을 때의 쾌감에 통골뱅이를 포기하기 어렵다.

 

 

 열심히 고동 빼내기에 몰두하고 있을 때 나온 통골뱅이탕.

 

옛날 잠실 포차에서는 플라스틱 그릇에, 삶아진 골뱅이만 나왔는데 그 단점을 보완해 국물까지 즐길 수 있게 커다란 양푼에 나온다. 매운 고추, 무, 파, 버섯 등 국물 맛을 살려주는 부재료들과 함께 은은한 불에 끓여 먹으면 술과 해장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안주.

 

 

 무게 덕분에 골뱅이는 아래에 가라앉아 있다. 2인 기준으로 13~4개쯤 들어있는데 오래 끓이면 껍질이 어마어마하게 뜨거워져 하나씩 꺼내 식혀놔야 한다.

 

그리고 사리에 대한 팁도 한 가지. 면사리는 골뱅이를 다 건져먹고 시켜야 하지만 오뎅사리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추가해서 먹어도 좋다. 육수 자체가 해물 기반으로 되어 있어 오뎅을 추가하면 훌륭한 오뎅탕도 덤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예쁘게 돌돌 말려있는 모양새에 안도 꽉 차 있어 제법 무겁다. 잠시 식힌 후 연장을 이용해 껍질을 까주면 먹을 준비 끝.

 

맛있게 먹는 방법에 적힌대로 양파를 얹어 초장을 듬뿍 찍어 골뱅이와 함께 한 입에 넣어주면 내장의 눅진한 맛이 먼저 느껴진다. 그다음은 쫄깃한 골뱅이와 아삭한 양파로 충분히 맛을 느낀 후 단무지로 마무리를 한다.

 

쫄깃쫄깃하지만 전혀 질기지 않아 더 좋다.

 

 

 무침에 비해 자극적인 맛이 덜 해 어른의 맛이라고 할까. 골뱅이 본연의 맛이라, 맛이 있긴 해도 한 가지만 먹다 보니 좀 질릴 수 있는데 그럴 때 필요한 건 바로 사리 추가.

 

뭐니뭐니 해도 탕의 장점은 면사리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 아닌가. 충분히 우러 난 육수에 우동사리를 추가했다.

 

 

 계속 끓이면서 먹었기에 국물이 많이 졸아 짠 듯해 우동을 넣으면서 육수도 더 넣어달라 부탁드렸다. 이미 완성된 국물이라 별다른 양념 없이도 어지간한 우동집보다 맛이 훌륭하다.

 

포장도 가능하기 때문에 집에서도 끓이기만 하면 맛있는 골뱅이탕을 즐길 수 있는 곳, 올여름 바닷가에 가지 못한 서러움을 골뱅이탕에서 위로를 받는 건 어떨까.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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