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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커플세트가 인기만점인 고기집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그냥 식당

대학가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커플세트가 인기만점인 고기집

강마 2020. 8. 18. 08:22

 

 여러모로 대학가는 식도락을 즐기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곳이다. 

 

 일부 번화가를 제외하곤, 자취를 하거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이 주 고객층이라 저렴한 맛집이 많기 때문이다. 가격뿐인가, 한창 식욕 왕성한 젊은이(?)들을 위해 양도 푸짐하고 다양한 종류의 식당들이 있어 골라먹는 재미 또한 있다.

 

 마지막 장마비가 내리던 날, 왕십리에서 먹었던 삼겹살 세트가 생각 나 재방문하게 됐다.

 

 

 김치, 부추, 삼겹살을 뜻하는 김부삼이 가게 이름으로 영등포역이 본점이라고 하는데 나는 한양대점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사실 왕십리는 서울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외식물가가 저렴한 동네라 이 가게가 아니더라도 더 저렴한 고깃집들이 많긴 하다. 그럼에도 이 집을 자주 오는 이유는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세트 메뉴 때문이다.

 

 

 김치와 부추는 어떤 메뉴를 시켜도 기본으로 제공되고 세트 메뉴를 시켰을 때 나오는 소시지, 새우, 모듬구이류에 옛날 도시락이 포함되어 있는 가격이 2인 기준 22,000원이다.

 

 고기도 삼겹살1, 목살1로 이것저것 골고루 맛볼 수 있어 가성비로는 최고인 집.

 

 

 

 그 대신 밑반찬은 다른 고기집에 비해 조촐하다. 상추와 깻잎 장아찌가 기본 반찬이고 양배추샐러드와 쌈장과 소금은 깔끔하게 1인 한 개씩 제공된다.

 

 

 외국산이긴 하지만 저렴하다고 해서 얇디 얇은 싸구려 고기가 나오는 게 아니라 제법 실한 고기가 나오고 숯불에 초벌해서 나와 시간이 좀 소요되기 때문에 고기보다 구울거리를 먼저 불판에 올려준다.

 

 싸우지 말라고 소시지, 떡갈비, 새우 모두 인당 1개씩 제공해주는 센스.

 

 

 그리고 이 집을 찾는 이유 중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옛날 도시락이 나온다. 분홍 소시지 애호가인 나로서는 달걀후라이와 분홍소시지, 김가루가 한데 섞인 옛날 도시락을 엄청 좋아한다.

 

 요샌 파는 곳도 많이 없어졌을뿐더러, 막상 돈주고 시키려면 배도 부르고 뭔가 망설여지는데 아예 세트에 넣어주셨으니 나에게는 맞춤형 구성인 셈이다.

 

 

 후라이와 소시지는 미리 수저로 잘게 잘라주고, 쉐킷쉐킷 열과 성을 다해 흔들어준다. 팔이 아파올때쯤 뚜껑을 열면, 고소한 참기름 향이 훅 퍼지며! 덜 섞였다....

 

 그럴 땐 당황하지 말고 다시 수저로 잘 섞어준 뒤 고기가 구워지기 전 먼저 한 입. 역시 명불허전 옛날 도시락의 맛이다. 중간중간 씹히는 멸치볶음의 고소함과 잘 볶아진 김치에 적당히 달달한 양념장까지, 난 이런 도시락을 가지고 다닌 적이 없는데도 추억이 소환되는 맛이다.

 

 

 허겁지겁 도시락을 먹는 사이, 초벌되어 숯불향 머금은 고기도 도착해있다. 솜씨 좋게 잘라 불판 위에 올려주는 것까지는 직원분의 몫.

 

 우리는 고기가 익을 때까지 잘 뒤집어주기만 하면 된다.

 

 

 삼겹살에서 기름이 배어 나오기 시작하면 김치도 볶아주고 버섯도 튀기듯 구워졌을 때가 먹을 타이밍. 

 

 담백한 목살과 , 기름기가 빠져 한층 부드러워진 삼겹살도 맛이 깔끔하다. 고기 자체의 질로 따지면 한돈을 사용한 여러 맛집들이 많이 있겠지만 말이다.

 

 초벌 덕분에 누린내는 없고 나름 육즙도 살아있는 데다 떡갈비며 소시지, 김치와 함께 먹어 물리지 않고 양껏 먹을 수 있어 좋다.

 

 

 우린 도시락부터 먹어치워 여분의 밥이 별로 없었지만 혹시 밥이 남았다면 떡갈비와 김치, 고기를 잘라 도시락에 추가하면 볶음밥 못지않게 더 맛있는 밥으로 즐길 수 있다는 건 한 가지 팁.

 

 

 계산대 옆에 있는 아이스크림 기계에서 셀프로 녹차 소프트아이스크림까지 즐기면 오늘의 코스요리가 완성된다. (마음 같아서는 한껏 탑을 세우고 싶었으나 더운 날씨에 먹지도 못하고 녹을까 봐 아담해졌다.)

 

 저렴한 가격에 알찬 구성이 더욱 매력적인 김부삼, 왕십리 이외에도 여러 곳에 지점이 있으니 방문해보시길 권해드린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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