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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특수부위가 당길 때, 청림동 주먹고기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그냥 식당

돼지 특수부위가 당길 때, 청림동 주먹고기

강마 2020. 9. 7. 08:53

 

 (돼지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돼지고기는 머리부터 발끝, 내장까지 다양하게 우리의 혀를 즐겁게 해 준다. 전통 강호인 삼겹살이나 돼지갈비, 앞다리, 뒷다리살이 있다면, 그에 반해 최근에야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뒷고기.

 

맛있는 부위를 뒤로 빼돌려서 먹어 뒷고기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귀여운 설이 있을 정도로 맛이 좋은 아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여러 부위를 섞어놓다 보니 나름의 복불복이 있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뒷고기로 묶어 부르던 특수부위들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가게가 많아졌다. 그 중 쫄깃하고 담백한 매력을 가진 덜미살이 맛있는 가게, 청림동 주먹고기.

 

특수부위가 생각날 때 자주 방문하는 곳으로, 사실 가장 추천하는 메뉴는 모든 부위를 고루 맛볼 수 있는 모듬이지만 이 날은 두명뿐이라 덜미살 2인분으로 주문을 했다.

 

 

 비교적 유명한 갈매기나 항정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싸인 덜미살은, 이름 그대로 목 뒷덜미살을 말한다. 

 

기름기가 아예 없지도 않고 굉장히 찰지다고 해야 하나, 특유의 식감이 좋아 특수부위에서는 나의 최애 메뉴 중 하나다.

 

 

 처음 방문했을 땐 1인분 150g 9.000원이었는데 지금은 가격이 인상되는 대신 양이 조금 늘어 1인분 180g에 12,000원이다. 

뒷고기치고는 엄청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고기를 비롯해 쌀, 김치까지 모두 국내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싼 느낌은 전혀 없다.

 

 

 메뉴를 정하고 나면, 불이 들어오고 간단하지만 엄선된 반찬들이 차려진다. 3년 가까이 다니면서 반찬 구성이 조금씩 바뀌긴 했지만 마른반찬이 아닌 다양한 김치류가 나온다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다.

 

아삭함 담당인 총각무, 고기와 찰떡궁합인 푹 익은 파김치, 깔끔 담당인 백김치, 그리고 쌈과 파채가 오늘의 기본 상차림으로 나왔다.

 

 

 

 그리고 밥을 시키면 나오는 된장찌개. 평소 고기를 먹을 때 밥을 즐겨하진 않지만 이 집은 된장찌개 때문에 항상 밥을 시키게 된다. 

 

겉보기엔 별 거 없어 보이고 그냥 먹을 땐 평범한 된장찌개지만, 파김치에 밥 한 숟갈 올려서 찌개랑 같이 먹으면 천상의 조합이라 기꺼이 지불하게 되는 천 원이다.

 

 

 사람이 많은 시간을 피하기 위해 점심도 저녁도 아닌 어정쩡한 시간에 방문을 했더니 고기 나오는 속도도 일사천리다. 

 

예전에는 생고기 상태로 두껍게 썰어 나와 굽기가 까다로웠는데 이제는 형태가 잡힐 정도로 살짝 얼린 후 먹기 좋게 썰려 나오기 때문에 굽기도 편하고 무엇보다 빨리 익어서 좋다.

 

 

 같이 올려 준 마늘과 함께 열심히 굽굽 하다 보면 노릇노릇 고기가 익어가기 시작한다. 일단 처음은 고기 맛을 먼저 느끼기 위해 소금만 콕 찍는다.

 

적당히 기름진 비계는 물컹한 느낌 없이 쫄깃하고 살코기 부분은 더더 쫄깃거린다. 고기가 싱싱한 이유도 있겠지만, 퍽퍽함은 없고 기름기도 적다 보니 담백해 끝도 없이 들어갈 기세라 항상, 이성의 끈을 붙잡고 먹어야 하는 맛이다.

 

 

 한판이 가득 찰 정도로 불판 위에 고기를 올려놓으며 먹고 있자니 추가한 두 번째 메뉴 계란찜도 모습을 드러낸다. 노오란 달걀외엔 어떠한 첨가물도 없는 순수 그 자체의 자태.

 

이 가게의 미스테리랄까, 된장찌개도 계란찜도, 별다른 부재료가 없는데 기가 막히게 맛이 좋다.

 

포슬포슬한 계란찜은 고기가 익어가는 동안 우리의 소중한 단백질원이 되어준다. 양 또한 계란찜만으로 (삼대까지는 아니고) 세명이 족히 만족할 정도로 푸짐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이 또한 매번 방문할 때마다 놓칠 수 없는 곁들임 메뉴 중 하나이다.

 

 

 여타 다른 고깃집처럼 추가 반찬은 셀프바에서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 요즘 날이 갈수록 몸값이 오르고 있는 야채며 김치를 양껏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전체적으로 반찬이며 고기, 곁들임 메뉴들의 퀄리티가 뛰어나 멀리서라도 기꺼이 방문하게 되는 청림동 주먹고기집. (첫 방문이라면 모듬을 시킨 후 본인에게 맞는 메뉴를 추가해서 먹는 걸 추천드린다.)

 

더 이상 돼지고기=삼겹살이 아닌 이유를 경험해보시길 바란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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