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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그냥 식당

익산 사람이면 다 안다는 그 곳, 제일오리떼

강마 2020. 11. 11. 08:25

 

 익산에 사는 친척의 추천으로 가게 된 제일오리떼.

 

오리주물럭, 훈제, 오리탕까지 오리로 하는 거의 모든 요리들을 판매하고 있고 맛도 좋아 가족 모임으로도 회식장소로도 인기 만점인 가게라고 한다.

 

 

 반주를 곁들일 요량으로 택시를 타고 갔는데 가게 이름만 말해도 아시는 걸 보니 유명하긴 한가보다. 

 

그런데 길을 잘못 든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허허벌판에 멈춰 선 택시. 깜깜한 공터에 가게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가게 입구에 메뉴판이 큼지막하게 붙어 있어 들어가기 전 메뉴를 살펴볼 수 있어 좋다. 넓직한 가게 크기만큼이나 넓은 주차장도 장점 중 하나.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손님들이 차를 가지고 방문하고 대리운전도 많이 부르는지 여기저기 대리운전 광고가 붙어 있다.

 

 

 가게가 전부 룸 형식으로 되어 있는 점도 인기비결 중 하나인 듯. 조용한 자리로 안내를 받고 나서야 메뉴를 자세히 살펴 볼 여유가 생긴다.

 

오리는 한 마리의 양이 워낙 많다 보니 두 명 이서는 부담스러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2인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원래는 오리 본연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는 숯불구이로 주문을 하고 싶었으나 숯불은 2인 메뉴가 없어 아쉬운 대로 주물럭으로 결정. 

 

주문과 동시에 커다란 수레가 드르륵 방 안으로 미끄러지더니 재빠르게 상차림이 시작된다.

 

 

 

 입 맛 돋우는 첫 번째 음식은 바로 검정 죽. 흑임자인지 잘은 모르겠으나 마치 찹쌀떡을 녹인 듯한 질감을 가졌다.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있어 속도 편해지고 죽임에도 불구하고 쫄깃한 식감이 인상적이다.

 

 

 이어지는 반찬들은 고깃집의 전형적인 상차림.

 

고사리, 콩나물 같은 나물류와 동치미, 샐러드, 쌈 같은 기본 반찬들이 줄줄 깔린다. 

 

 

 그리고 여기까지 오게 한 오리 주물럭도 불판 위에 안착.

 

그런데 응? 내가 생각한 모양과 좀 다르다. 서울에서 먹었던 오리 주물럭이라고 하면 양념된 오리를 불판 위에 구워 먹는 거였는데 이건 흡사 닭갈비?

 

 

 낯설은 주물럭의 모습에 호기심 반 걱정 반. 오리 맛이 제대로 날까 싶으면서도 빨간 양념과 야채가 잘 어우러 볶아지는 걸 보니 엄청 맛있을 거 같기도 하고.

 

뭐, 이미 불은 당겨졌다.

 

 

 그렇게 직원분이 몇 번을 드나들며 고기 상태를 봐주시고 소싯적 닭갈비 뒤집던 실력으로 내가 볶기도 하며 완성된 주물럭. 조심스레 젓가락을 들어본다.

 

강한 양념 맛이 먼저 느껴진 후 야들야들한 고기의 육질과, 오리 기름에 볶아져 부드럽다 못해 크리미한 식감의 야채까지. 숯불에 구워 먹는 주물럭과는 또 다른 매력이다. 

 

 

 양념을 먹는 순간 본능적으로 드는 생각. 이건 무조건 볶음밥이다.

 

오리에서 기름이 많이 나와 느끼할 법도 한데 야채와 함께 볶아서인지 양념의 감칠맛 덕인지 물리질 않아 더 좋다. 간도 어찌나 잘 맞는지 쌈조차 필요 없다. 덕분에 고기가 순식간에 줄어든다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흐름이 끊기기 전에 얼른 추가한 볶음밥과 소면. 처음에 소면이 메뉴판에 있어 탕에 넣는 국수사리같은 건가 했는데 여기서는 잔치국수 스타일로 끓여낸 국수를 소면이라고 부른단다. 

 

오호, 처음 보는 건 일단 입에 넣어봐야지.

 

 

 깔끔한 멸치 육수에 부드러운 국수가 볶음밥과도 잘 어울리고 입가심으로 제격이다. 살짝 눌어 양념이 잘 밴 볶음밥 한 입에 국물 한 입. 고기 올려서 국수도 한 입. 차곡차곡 마일리지 쌓이듯 배도 차곡차곡 불러온다.

 

지역만의 특색이 더해져 더 즐거웠던 한 상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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