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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층 확실한 부대 전골, KD 부대찌개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그냥 식당

마니아층 확실한 부대 전골, KD 부대찌개

강마 2021. 2. 10. 08:58

 

 우리나라에서는 명절 선물로도 인기 있는 스팸. 하지만 (하와이 같은 극히 일부 지역은 제외) 서구권에서는 찬밥 신세라는 건 다들 들어봄직한 이야기다.

 

뭐 이유야 알 법하다. 거긴 부대찌개가 없으니까.

 

 

 잘 익은 김치 쫑쫑 썰어넣고 여러 종류의 햄을 푸짐하게 넣어 사골 육수에 푹 끓여 먹는 그 맛. 우리나라에서는 그야말로 남녀노소 사랑하는 음식 중 하나이니 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프랜차이즈들이 많이 생기면서 부대찌개 맛이 획일화되어가는 게 좀 아쉽다고나 할까. 

 

 

 옛날 평택이나 용산같은 미군부대 앞에서 먹었을 법한 외국 맛 진하게 느껴지는 부대찌개를 찾던 중, 친구의 추천으로 오게 된 KD부대찌개.

 

천호역 근방에 위치하고 있는데, 한 자리에서 부대찌개로 30년 이상 장사한 집이라 동네 주민들은 이름만 들어도 아는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 메뉴가 조금 독특하다. 부대찌개와 전골이 나눠져 있는데 가격 차이가 꽤 난다. 확인해보니 들어가는 속재료의 양과 종류의 차이가 좀 있단다

 

이럴 땐 단골의 말을 따라야지. 친구의 추천으로 부대전골로 주문을 했다.

 

 

 한번 끓여 나옴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올려지는 냄비, 그리고 급식실에서나 보던 커다란 스텐통에 담긴 김치가 상차림의 전부인 심플한 밥상.

 

물론 전골이 국물도 되고 반찬도 되고 밥도 되긴 하지만, 콩나물무침이라도 좀 주시지. 반찬킬러인 내겐 좀 서운하다.

 

 

 

 그래도 냄비 안에 가득 채워진 각종 사리들이 허전한 마음을 달래준다. 안에 파묻혀 있어 잘 보이진 않지만 돼지 목살도 그득 들어있고 얼핏 먹으면서 세어 본 햄 종류만도 4가지는 되는 듯.

 

나머지 틈새로는 두부, 베이키드 빈, 떡부터 각종 야채사리들까지 섞기 힘들 정도로 내용물이 많아, 역시 전골로 시키길 잘했다는 뿌듯함마저 생긴다.

 

 

 한차례 우르르 끓어오르면 질 익은 것들부터 골라서 뇸뇸 먹어준다. 붇기 쉬운 면이나 떡사리 위주로 공략하다, 소시지 한입 두입 세입. 흔히 시중에서 먹는 햄의 맛이 아닌 외국 정육점에 걸려있음직한 진한 맛이 나, 취향저격이다.

 

보통은 다진소고기가 사리로 많이 들어가는데 여긴 돼지 목살을 덩어리째 넣어주는 것도 색다른 재료 중 하나. 얼큰하고 찐한 양념이 다양한 부재료들의 맛과 어우러져 식사라기보단 술안주로 잘 어울리는 맛. 무척 마음에 든다. 

 

 

 계속 끓여가며 먹었더니 금새 닳아진 국물. 리필 요청을 했더니 통 큰 사장님, 통째로 육수를 가져다주신다. 육수를 양껏 부어 국물 맛이 좀 흐려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처음 맛과 똑같은 것도 좋다.

 

깔끔한 맛은 아니지만 눅진하고 풍성한 재료의 맛이 전골에 잘 녹아있는 부대전골이 궁금하신다면 추천드리는 곳이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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