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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낙지곱창볶음으로 집 나간 입맛 데려오기, 동서네낙지 본점 본문

가성비 갑! 싸고 맛있는 국내 식당 파헤치기/국내 유명 맛집

매콤한 낙지곱창볶음으로 집 나간 입맛 데려오기, 동서네낙지 본점

강마 2021. 8. 17. 11:43

 

 다녀온 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익산에서 먹었던 음식 중 제일 맛있었던 것을 꼽으라면, 나의 선택은 주저 없이 낙지볶음이다.

 

짬뽕 라면이나 육회비빔밥도 색다른 매력이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뇌리에 강하게 박힌 음식이랄까.

 

 

 사실, 다른 음식들은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온 반면 낙지볶음은 생각지도 못한 메뉴이긴 했다. 날도 덥고 기력이 달리는 듯해 친구에게 몸보신용 음식을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데려온 외딴곳.

 

완전 허허벌판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소위 말하는 시내와는 거리가 먼 곳에 위치하고 있다.

 

 

 우린 간단하게 반주를 곁들일 요량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가게 이름만 말해도 기사님이 알아서 척척 가주시는 걸 보니 유명하긴 한가 보군. 

 

가게 이름이 동서네 낙지길래, 동서지간이 운영하는 건가 싶었는데 자매가 주인이라는 반전과 함께 가게의 연혁이 간략하게 적혀있는 간판도 걸려 있다.

 

 

 황등에 있는 진미식당에서도 봤지만 익산시에서는, 검증된 노포들을 대물림 가게나 향토 음식점으로 선정해 적극 홍보하는 경우가 많이 보여 좋다.

 

관공서에서 추천하는 식당이야말로 진짜배기 아니던가.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한 허름한 건물에 들어서니. 가게 안이 맛있는 냄새로 가득하다. 

 

서둘러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보는데, 거참 간단해서 좋구먼. 두 메뉴가 2천 원 차이밖에 안나, 고민 없이 낙지 소곱창볶음으로 주문을 했다. 그리고 국밥집 수준으로 빠르게 차려지는 상차림.

 

 

 

 매운맛을 달래 줄 콩나물국과 번데기, 무쌈, 샐러드 같은 밑반찬이 호다닥 차려지고, 맛도 보기 전에 메인 요리인 낙지 곱창볶음이 등장을 한다.

 

입이 떡 벌어지는 양과 새빨간 빛깔의 양념에 통통한 낙지와 곱창이 그득 들어 눈을 뗄 수가 없는 비주얼.

 

 

 돌판이라 잔열이 오래 남고 낙지와 콩나물은 오래 익히면 질겨지니 두어 번 뒤적인 후에 가스불을 끄라는 당부에, 본격적으로 낙지 곱창 지키기에 돌입한다.

 

워낙 산더미같이 쌓여 있어 행여 쏟아질까 조심조심 밑바닥부터 위에까지 골고루 뒤적여 주길 5분 정도 지났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낙지 하나 집어 맛을 보는데, 맛있다. 그냥 맛있는 게 아니라 엄청 맛있다. 

 

낙지 크기가 커서 질기지 않을까 염려했던 것과 달리, 쫀득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과 매콤하면서도 칼칼한 양념 맛이 잘 어우러지는 맛. 흔히 무교동낙지로 대표되는 서울식 낙지볶음과는 전체적인 스타일과 양념맛이 다르다고나 할까.

 

 

 이번에는 소곱창을 먹어 볼 차례. 이 역시 겉은 쫄깃한데 씹는 순간 안에 들어있던 곱이 터지며 맛의 변주를 준다. 매콤한 양념을 중화시켜주고 더욱 고소하게 만들어주는 곱창 덕에 한층 풍요로워지는 맛.

 

내장류를 좋아하지만 잡내에 민감한 나로서는, 단골집 아니면 쉽게 시키지 못하는데 여긴 손질도 잘 되어있고 잡내도 없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주연들을 먹어봤으니, 이제 각종 야채들을 곁들여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해볼까. 

 

양념을 듬뿍 묻힌 콩나물을 대접에 한가득 담고, 낙지와 소곱창까지 올려 한꺼번에 먹으니, 역시 이 맛이다. 따로 먹었을 때와는 달리 야채에서 나오는 즙과 곱창의 곱, 낙지의 육즙까지 한데 어울려 완성되는 천하무적의 음식.

 

 

 특히 시간이 지나면서 곱창의 곱이 흘러나와 양념에 쏙쏙 배어들어, 마치 주먹밥에 숨어있는 날치알처럼 감초 역할을 톡톡이 한다.

 

재료들도 신선한 데다 적당히 맵고 달고 짜고 고소하지만 절대 과하지 않은 양념의 조화. 볶음 안에 원체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가 있어 물리지 않아 다른 반찬이 생각 날 겨를도 없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옛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리가 불편한 감이 없지 않다.

 

좌식이라 오래 앉아 있자니 힘이 들고, 안 그래도 손님이 많은 곳이라 테이블 사이로 왔다 갔다 하는 직원과 사람들 덕에 정신이 없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이 모든 재료들이 우러난 양념에 밥을 볶지 않는 것은 불법 아니던가. 더군다나 추가 메뉴도 아닌 메인 메뉴에 당당하게 BEST 볶음밥이라고 적혀 있으니 말이다.

 

배는 미친 듯이 부르지만 딱 한공 기만 볶아 맛만 보기로 했다.

 

 

 남아 있는 음식을 덜어내 주고 주방에서 볶아 나오기 때문에 바로 먹어도 무방하지만, 볶음밥의 꽃인 눌은밥을 먹기 위해 불을 약하게 켜놓고 다시 시작된 식사.

 

맛이야 말해 뭐하나.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맛있어 바닥까지 싹싹 긁느라 팔이 좀 아프긴 했지만 말이다.

 

 

 더위에 시들시들해진 나의 몸뚱아리를, 낙지와 소곱창의 힘으로 재충전했던 날.

 

언제 또 먹어보나 아쉬운 마음에 알아보니, 익산에서 유명해진 덕에 서울에도 지점이 있다고 하니 서울과 다른 색다른 낙지볶음의 맛을 꼭 느껴보시길 바란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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