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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도시여행
태백 물닭갈비의 원조, 김서방네 닭갈비 본문
몇 년 전 서울에서 물닭갈비를 처음 먹어 보았다. 닭갈비도, 닭볶음탕도 아닌 애매한 맛이라, 딱히 내 취향은 아니었던 메뉴.
그렇게 한동안 잊고 지내다, 이번 강원도 여행 중 물닭갈비의 시초가 태백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떤 지역에 가면 대표 음식은 꼭 먹고 오는 터라 태백닭갈비의 원조격인 김서방네 닭갈비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황지연못 근처에 있어 관광객도 많지만 시장 옆골목에 위치하고 있어, 현지분들에게도 사랑받는 노포라고 한다.
그렇게 식당으로 향하는 길, 문득 태백에서 물닭갈비가 시작된 이유가 궁금해졌다.
새로운 메뉴가 개발되어 대중화가 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리기에, 정확치는 않지만 가장 믿을만한 썰 중 하나는 탄광산업이 발전했던 시기 광부들을 위한 음식이었다고 한다.
일이 끝난 후 체력보충을 위해 비교적 저렴한 닭을 구워 먹었는데, 석탄 먼지를 잔뜩 들이마신 상태에서 마른 고기를 먹기 힘들어 닭갈비에 물을 부어 전골처럼 먹었다는 이야기.
양도 늘리고 닭이 익기 전까지 요깃거리를 할 겸 국물에, 각종 야채와 밀가루를 넣어 먹던 방식이 현재까지 유지되어 태백의 명물이 되었단다.
알고 보니 사뭇 슬픈 사연이 있었다. 내가 물닭갈비를 처음 접했던 것은 서울이었기에 그저 닭볶음탕의 아류인 줄 알았건만. 역시 음식은 아는 만큼 맛을 더 느낄 수 있나 보다.
태백에서 탄광산업이 주를 이룰 때도 영업을 했다는 이 가게는,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데 오랜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낡았지만 허름하지 않은 단정된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원조를 자청하는 집답게 끊임없이 들어오는 손님들. 제법 실내가 넓은 편인데도 가게가 굉장히 분주하다.
하지만 직원분들도 많아, 주문과 동시에 상이 착착 차려지고 음식도 재빠르게 나와 좋다.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사리, 푸짐한 양이 무척 마음에 든다.
칼국수도 6,7천 원을 상회하는 요즘, 물에 빠졌다고는 하나 닭고기가 1인분에 7천 원이라니. 밥보다는 면을 더 좋아하는 나는, 라면사리 하나를 추가해 2인분을 주문했다.
이윽고 커다란 냄비가 불 위에 올려지고, 끓기 시작함과 동시에 맛있는 냄새가 뚜껑을 뚫고 솔솔 올라오기 시작한다.
아직 푹 익지는 않았지만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국물부터 먼저 맛을 본다. 향긋한 쑥갓이 한 움큼, 먹기 편하도록 작게 손질된 닭고기와 떡, 각종 야채들이 매콤한 국물에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낸다.
전에 내가 먹었던 물닭갈비와는 전혀 다른 맛이 들어 깜짝 놀란다. 국물 맛이 전골 같기도, 닭 한 마리를 먹는 듯도 하고 쑥갓 때문인지 얼큰한 매운탕을 먹는 듯한 기분도 든다.
닭이 익어감에 따라 점점 진~해지는 국물. 빨리 먹고 싶어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한 라면사리가 익어가는 순간, 지금이다!
건강한 맛을 내기 위해, 양념을 많이 쓰지 않아 양념이 부족하면 더 달라고 말씀하셔 싱거울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짜고 달고 그런 맛이 아닌 진하고 담백, 깔끔한 맛이다. 그래서인지 라면사리보다는 당면이나 우동사리가 더 어울릴 듯. 실제로 라면을 선택한 테이블은 거의 없어 보인다. 나의 판단 미스가 좀 아쉽지만 그래도 맛은 좋다.
고기도 작게 잘라나와 먹기 편하다. 당연히 잡내는 나지 않고 육질이 부드러워 국처럼 떠먹을 수도, 다른 재료들과 함께 먹기도 좋다.
난 술을 먹진 않았지만 국물도 넉넉해 술안주로도 제격일 듯, 물론 해장으로도 완벽하다. 볶음밥도 진짜 맛있을 듯한데 고기 한 조각 남기지 않고 먹었더니 배도 부르고 남은 국물이 없어 밥을 볶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마무리로 주신 시원한 식혜까지 마시고 나오는 길. 비가 오는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마음까지 훈훈하게 만들어주는 곳이었다.
▣ 찾아가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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